작가에 대한 맹목적인 호감으로 읽은 책이다. 술렁술렁 잘 읽혔고 잘 넘어갔다. 재미도 있고 부럽기도 했다. 자꾸 읽다 보니 이렇게 서운한 느낌을 받을 때도 생기는구나, 끄덕여진다. 좀 서운할 뿐, 화가 난다거나 실망을 했다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므로 다음에 다시 읽게 되면 이 서운함이 아주 낯설지도 모를 일이다. (읽는 입장의 내가 요즘 좀 비틀려 있는 탓일 수도 있다.)누구나 자신의 생에서 지나온 날들의 영광을 확인하게 될 때가 생길 것이다. 나이와는 크게 상관이 없을 테지. 삶의 영광과 같은 순간이란 자신만의 것이고 자신만이 크기와 무게를 정할 수 있을 것이므로 나이 때마다 달라질 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으로 이 작가는 비교적 오랜 시간 영광을 누려 오셨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을 테고. 그러니 책 속의 내용들은 거창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누구를 만나든 무슨 일을 하든 어느 곳으로 가든 예사로운 수준이 아니어서. 책에는 작가의 자랑이 이어진다. 모든 에피소드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지극히 당연하게도 자랑할 만한 내용이라 거부감이 막 드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싶기는 한데 한낱 평범한 독자로서 머뭇거려지는 기분이 가시지는 않았다. 감히 비교할 대상이 아님에도 이렇게나 다른 생이 있다는 게, 이렇게 부러울 수 있다는 게, 막상 기회가 닿아 하라고 해도 못할 수준이면서 괜히 심통이 나기도 하는 그런 못난 심정으로. 같은 시대에 같은 뜻으로 살고 있다는 데에 나 혼자 착각하는 질투일 수도. 작가가 내놓은 답사기를 아직 다 읽지 못했다. 서울 답사기도 남아 있다. 읽고 즐겨야지. (y에서 옮김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