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럽 도시 기행 1 -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편 ㅣ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9년 7월
평점 :
아테네, 이스탄불, 로마, 파리를 유시민 작가와 걸었다. 작가의 아내는 사진으로 함께 했다. 4번의 여행을 한 느낌, 충분하다.
아테네는 가 본 적이 없다. 갈 생각이 아직은 없다. 이스탄불과 로마와 파리는 하루에서 이틀 정도 머물러 있어 보았다. 작가의 말처럼 후다닥 점만 찍으면서 돌아다녔다. 그래도 로마와 파리는 여름과 겨울에 각각 두 번씩 가 본 곳이라 짧은 느낌만은 아니다. 그런데 또 갈 생각은 아직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네 곳에 안녕(헤어지는)이라고 인사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은 재미있었고 작가는 내가 기대하는 만큼의 생각을 펼쳐 놓았다. 아주 짧은 시간에 내가 느꼈던, 그러나 분명하지 않았던 비호감의 원인들이 작가의 말로 되살아나고 있었다. 비슷했던 모양이다. 비슷한 불편과 비슷한 실망과 비슷한 한탄들. 똑같지는 않았겠지만, 어쩌면 작가의 생각이 근사해 보여 나도 그때 그랬을 것이라고 마구 갖다붙이는 느낌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또 가고 싶은 곳은 아닌데...... 심지어 파리까지도.
도시 하나를 제대로 구경하는 데에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답이 없는 문제이리라. 어떤 도시는 한나절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고 어떤 도시는 평생을 살아도 다 모른다고 하니. 저마다의 관심과 갖고 있는 역량으로 파악하고 품고 내치고 할 뿐이겠지.
작가는 각 도시마다 그 도시가 생기기 시작한 배경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역사와 문화와 정치와 예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수밖에. 이런 저런 자료나 책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이렇게 정리하다시피 되어 있는 글을 읽으니 내게도 도움이 된다. 로마 편에서는 읽다가 중단하고 있는 콜린 매컬로의 <시월의 말 2,3>을 읽어야겠다는 생각, 파리 편에서는 <전쟁과 평화 2,3,4>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고. 하나를 알았다 싶으면 더 알고 싶은 건 늘 하나 이상이 된다.
2권도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테다.(y에서 옮김2019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