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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 ㅣ 마르틴 베크 시리즈 6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9월
평점 :
빌려만 보다가 끝내 사고 만 마르틴 베크 시리즈 두 권의 책 중 하나. 잘 보았다. 그래서 흐뭇한 기분이다.
소설은, 소설 속 세상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1960년대 스웨덴이라고 해도 흐뭇하지 않고 답답하고 울화가 치민다. 세상이 더럽고 치졸할수록 베크 경감이, 콜베리가, 군발드가 대단히 매력적이며 믿음직한 형사로 여겨지게 되는데, 이 또한 작가의 글솜씨가 뛰어난 데서 오는 상반된 느낌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에나, 내가 경찰 편이 되다니, 그것도 이토록 절실한 마음이 들도록.
스톡홀름이 아니라 덴마크의 인접 도시인 말뫼라는 곳의 호텔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그것도 목격자가 여럿 있는 곳에서 대놓고 권총으로 사람을 쏜 뒤 사라졌다는 범인.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희생자의 흔적을 찾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다양하고 문제점이 많다. 세상에는 정녕 죽어야 할 사람이 있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겠고 그래서는 안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소설은 스웨덴의 온갖 사회적 문제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이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스웨덴에 흥미와 호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가진 문제점이나 단점을 겉으로 드러낼 수 있으려면 이를 인정할 줄 아는 용기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는 건데, 이만큼 스웨덴의 사회가 건강하고 열려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범죄, 마약, 미혼모, 실업, 차별.. 등등의 어떤 문제에서 비롯되든. 심지어는 경찰을 향해 국민들이 던지는 비웃음의 정도마저도.
제목부터 그랬다. 소설 안에 포타티스모스의 뜻이 나와 있다. 경찰이 경찰 노릇에 자부심과 사명감만 당당하게 가질 수 있는 사회이기만 해도 좋으련만. 아니다, 경찰만이 아니다. 교사도 공무원도 판사도 검사도 의사도 자영업자도 배달원까지도. 정치가나 기업가는 들먹일 순서도 아니겠고. 우리가 언제부터 서로를 향해 이렇게나 나빠진 시선을 보내고 있었단 말인지.
사 놓은 책이 내게 한 권 남아 있고,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시리즈 마지막 한 권이 아직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기다릴 일이 생겼다. (y에서 옮김202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