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라이프
타카기 나오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도 해도 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남자는 군대 이야기, 여자는 아이를 낳은 이야기라고 농담처럼 하던 말이 생각난다. 누구나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아무나 엄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도 그게 보통 만만하지 않은 일임을, 겪어 본 사람은 안다. 어쩔 수 없다, 이것만큼은 겪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것, 말로 이해를 한다는 것과 실제의 삶은 아주 다르다는 것을.


작가는 마흔이 넘어 결혼을 한다. 그리고 곧 임신을 하고 딸을 낳았다. 이 만화는 비교적 늦은 나이의 출산부터 20개월 동안 키운 아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에서의 엄마 이야기라 우리네 풍습과 다른 점도 있고 비슷한 점도 있어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보통 사람의 경우 아이를 낳고 키우는 초기 과정에서는 처음 엄마가 된 입장에서 맞이하는 온갖 고단한 이야기를 늘어 놓기 쉬운데 이 만화에서는 그런 고단함보다 첫 아이를 향한 신기함과 애틋함이 더 크게 보여 좋았다. 아무래도 글보다 그림이 우선이라 좋았던 점을 더 돋보이도록 만든 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첫 아이를 낳은 엄마는 대체로 육아일기를 쓴다. 아이도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이지만 엄마도 처음 엄마가 된 것이니 그 상황이 예사로운 경험일 수가 없다. 하루 매시간마다 아이를 지켜보면서 관찰을 하고 기록을 하던 시절, 당연히 내게도 있었다. 지나고 보면 그게 뭐라고 싶어지기는 하지만 그때는 또 그때대로 얼마나 심각하고 또 흥미로운 순간들이었던지. 이제는 내게만 까마득해진 시절, 누군가의 풋풋하다시피 한 출산과 육아의 상황을 귀여운 그림으로 보고 있자니 온갖 감회가 생겨 나는 게 기분이 묘하게도 흐뭇했다.  


가까운 이 중에 임신을 한 사람이 있으면 선물로 주고 싶은 책인데, 이제는 그런 사람도 찾기 어렵게 된 것 같다. (y에서 옮김202009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