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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방차 ㅣ 마르틴 베크 시리즈 5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9월
평점 :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다. 자꾸 읽고 있자니 이 길도 끝이 있을 것이라는 것에 실망스러운 기분이 든다. 이런 즐거움은 끝이 없으면 좋을 텐데. 자꾸 읽고 싶은 독자의 마음에 맞춰 자꾸 써 주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고.
소설 제목의 역할이 대단하다는 걸 다 읽은 후에야 알아챈다. 그게 그렇게 연결될 줄 어찌 알겠는가 말이다. 알아채지는 못하게 하면서 그렇다고 영 무시하지도 못하게 만드는 작가의 글 속 장치, 이걸 만나는 게 추리소설을 읽는 맛이다. 속아도 무시당해도 전혀 속상하지 않는, 이럴수록 더 읽고 싶어지는.
마르틴 베크를 비롯해서 계속 등장하는 인물들에 아주 친숙해진다. 범죄수사 드라마 시리즈를 보면서 주인공들과 가까워지는 기분과도 비슷하다. 어떤 어려운 현장에서도 마침내 단서를 찾아내고 수사에 성공해서 범인을 찾아내기까지.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해내는 완벽한 결말. 시원한 독서의 요건이다.
소설 속 사회상과 등장인물들의 심리 파악은 소설 읽기의 또다른 재미다.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온갖 경험을 간접적으로 익히는 일이니까. 스톡홀름, 그 낯설었던 시내의 거리 이름들이 정다워지려고 한다. 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방법 하나, 아무리 범죄가 일어나는 곳이라고 해도 이런 소설을 읽고 나면 관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마르틴 베크가 수사를 위해 걸어다닌 그 거리를 나도 따라 걸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이러다 말겠지만. (y에서 옮김2023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