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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중세 유럽, 정확하게는 1137년 잉글랜드의 슈루즈베리 성을 배경으로 하는 추리소설이다. 주인공은 이 성에 있는 캐드펠 수사. 캐드펠 수사가 가는 곳에 사건이 일어나는 것인지 사건이 일어나는 곳에 캐드펠이 있는 것인지, 구분은 의미가 없고 내 흥미는 이어진다. 캐드펠이라는 매력적인 탐정 한 사람을 이렇게 얻는다.
펜티먼트라는 비디오 게임이 있다. 16세기 독일의 바이에른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인데 나는 이 게임을 통해 당시 유럽 사람들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었다. 따져 보니 이 소설과는 400년 이상의 시간 차이가 있고 지역도 떨어져 있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이 게임에서 본 장면들이 자꾸 겹쳐 나타났다. 좋은 쪽으로, 이해를 돕는 쪽으로, 점점 더 빠져드는 쪽으로.
수도원이라는 곳, 수도사라는 사람들. 종교가 없어서 이런 이야기는 늘 대충 듣고 넘겨 왔는데 이번에는 관심이 생긴다. 당시 그들은 어떻게 살았던가. 지역 주민들과는 어떤 관계를 이으면서 살았던가. 누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던가. 소설을 통해 이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니, 소설로도 나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한다.
수도원에서 먼 지역에 남아 있는 성녀의 유골을 찾아오는 일이 중심 줄거리를 이룬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죽는다. 나는 살인 사건보다 성녀의 유골을 가져오겠다는 부수도원장의 의지에 흥미가 더 생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우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일까.
책 표지에 나와 있는 두 눈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계속 이 형태의 표지일까? 캐드펠은 요령 있게 사건을 해결하고 나는 다음 권에서의 활약을 기대한다. 올 여름에는 잉글랜드에서 머물러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