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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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은 몇 살 때부터라고 할 수 있을까? 신체 나이와 관계없이 마음의 나이와 더 밀접할까? 노년이 되면 허송세월로 보낼 수 있을까?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세월만 보내는 상황, 그건 바라는 허송세월의 모습이 될 수 있을까?


글을 읽는 내내 질문을 했다. 나에게, 지금의 나에게, 미래의 나에게, 확실히 젊지는 않은 나에게, 그렇다고 늙은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싶은 나에게. 내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이 바로 허송세월의 모습이 아닌가 여기면서. 


1948년생 작가. 연세가 딱 느껴졌다. 연세뿐 아니라 연세에 걸맞는 연륜까지. 제대로 그리고 바람직하게 나이드는 모습이 이러하리라 짐작되는. 작가의 바람이 허송세월이라는 그 말조차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채로. 할 수만 있다면 나도 이런 모습으로 나이들고 싶다는 바람을 챙기게 하는. 


교보문고에서 주최하는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 참여했다. 책을 반쯤 읽고 강연(7월24일)을 들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남은 글을 읽는 기분이 새삼스러웠다. 마치 작가가 읽어 주는 것처럼 생생했다. 그리고 또 애틋했다. 세월이 말도 못하게 저린 느낌으로 다가왔다.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서 보내는 한평생이 어떠한가, 어때야 하는가 묻고 또 묻는 내가 속절없었다. 


글을 읽으며 좋아하고,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서 또 좋아하고, 이 또한 허송세월의 모습 하나는 아니겠는지. 남은 날도 허송세월로 보내고 싶다는 내 간절함을 작가에게 슬쩍 기대 본다. (y에서 옮김20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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