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이사르의 여자들 1~3 세트 - 전3권 - 4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평점 :
새삼스럽게 남자와 여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아무리 사회적 동물이기로서니, 이렇게 남자와 여자 서로서로 강한 영향을 주고받게 되다니. 단순하게 본다면 지극히 단순하다고도 할 수 있고, 복잡하게 여긴다면 이보다 더 복잡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남녀 관계. 카이사르의 여자들을 보고 있자니, 거 참, 하는 허무한 탄식이 연달아 일어난다.
오래 전 읽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그 책에서 카이사르의 일대기를 다 읽었을 텐데도 내 기특한 기억력은 갖고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 이 책을 아주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다. 어찌 이리 인상조차 남은 게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카이사르와 여자, 마치 권력을 가진 남자와 여자의 상관 관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비단 카이사르만이 아니라 역사 속 모든 시대 모든 나라의 경우가 다 그러했던 것마냥.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취하고 있는 일부일처제. 오래 전 로마 시대에도 일찌기 일부일처제는 채택하고 있었던 건데, 이게 참 지키고 살기는 쉽지 않은 제도인 모양이다.
냉정하게 본다면 카이사르는 내가 호감을 느낄 인물이 아니다. 머리 회전이 너무 좋아 보이는 것도 얄밉고, 사람 다루는 것도 너무 능수능란해서 거부감이 들 정도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묘하게도 어느새 내가 카이사르의 편이 되어 읽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카이사르가 시도하는 일들이 성공하게 되기를, 그가 계획한 작전이 이루어지기를 저절로 응원하게 되는 거다. 이런 기분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읽은 책들에서도 그랬다. 인물이 누구이든 작가가 중심에 두고 있는 인물을 서서히 응원하면서 읽는 이 기분.
의아한 부분도 있다. 가문 혹은 출신의 조건. 그 시절부터 이것이 출세의 기본이었다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뭔지 좀 서글프다. 부모로부터 물려 받는 조건이 절대적인 것이라면, 결국 금수저는 어떤 시대에도 극복할 수 없는 것이란 말일까. 결혼과 지참금과 권력으로 이어가는 부와 신분의 세습이 인간 사회의 오랜 풍습이었다는 것, 그게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게 좀 맥빠지게 한다.
<참고-카이사르의 여자들 세트를 다 읽고 올리는 리뷰가 아니라 1권만 읽고 쓴 글임> (y에서 옮김2018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