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을 것인가 - 단백질과 암에 관한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연구, 개정판
콜린 캠벨.토마스 캠벨 지음, 유자화 외 옮김, 이의철 감수 / 열린과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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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읽었다. 뭐라고 했을까? 작가가 하라는 대로 하겠다는 순순한 응대 대신 좀 떨어진 거리에서 뭐라고 하는지 한번 볼까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는 내 식대로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인다. 세상 일이 대체로 그러하듯, 내가 원하는 것만 골라서 취하는 것 같은. 

책은 두껍고 자료는 많고 읽기에는 지루하다. 책에서 말하는 정보가 정확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도 나로서는 할 수가 없다. 내 배경지식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작가가 말하는 바를 순순히 따르고 싶어지지도 않는다. 온전히 납득이 되지 않는 탓이다. 나는 약은 독서를 한다. 이럴 수도 있는 것지.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요즘은 장수 그 자체보다 건강한 노년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죽을 때까지 어떻게 살아 있을 것인가, 병원 침대에 누워 수명만 연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내 몸을 돌볼 수 있는 건강한 상태의 노년. 이렇게 되기 위하여 이 물음으로 다시 돌아온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정치와 권력과 기업과 의학과 개인 사이의 상관 관계들. 각자의 이해 관계가 신기하게도 이어져 있다. 지긋지긋한 역사다. 개인은 참 하찮은 존재이나 인류는 이어지고 있고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살고 있고 장차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 될 것이다. 사람은 지구에서 정녕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딴 식으로 먹고 살고 있는데?

크고 넓고 길게 볼 생각이 안 든다. 그냥 지금 내 앞의 한 끼만 생각한다.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많이 먹지 않아도 되어서, 먹고 싶은 게 그리 많지 않아서, 먹는 데에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아서 다행스럽다. 가끔 이런 책을 봐야겠다. 나를 점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y에서 옮김20250208)

나는 건강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가 국민 편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정부는 국민을 희생시키고 식품산업과 제약산업 편에 서 있다. 기업, 학계, 그리고 정부가 공동으로 국민 건강에 총체적인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공중의 건강 보고서를 위한 자금을 제공하고, 학계 지도자들은 기업과 결탁하여 보고서를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가 하는 일과 기업이 하는 일 사이에는 회전문이 존재하고, 정부의 연구 자금은 영양학 연구 대신 약품과 장비 개발 연구에 들어가고 있다. 이는 최고의 의사결정권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그들의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 모른 채 고립적으로 자기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세워진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아주 드문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 기업은 마지노선을 넘어서는 특정 권고나 결정에 대해 선출직 정치인들이 직접 개입하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세금을 낭비하고 우리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 - P432

낙농산업은 의과대학의 영양학 교육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유명한 시상식에 자금을 지원한다. 이런 노력들은 기업이 언제라도 기회만 오면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의사가 우리 이웃이나 동료보다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잘 알고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영양학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의사는 과체중인 당뇨병 환자에게 우유와 설탕을 기반으로 한 대체식 세이크를, 어떻게 체중을 줄일 수 있는지 묻는 환자에게 육류 위주의 고지방 식단을,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에게 우유를 많이 마시라고 처방하는 상황이다. 영양학에 무지한 의사들이 건강을 해롭게 하는 예는 놀랍도록 많다. -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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