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필로소퍼 2024 27호 - Vol 27 : 무엇을 위한 부인가?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27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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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면서 원하지 않는 척, 좋아하면서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되는 대상. 돈, 부자, 소유, 부유, 욕망... 재미없는 기분으로 읽었다. 그다지 읽고 싶지 않은, 딱히 알고 싶지 않은 마음이지만 이 글이라도 읽어야 할 듯해서, 읽는 게 나를 돌보는 하나의 방편인 듯해서.

나는 가난한가? 부자는 분명히 아닌데. 그렇다고 막 가난하다고 말하지도 못하겠는데. 내가 느끼는 가난과 남이 보는 가난의 정도가 다를 수 있겠지만. 부자는 어떤 사람을 이르는가에 각자의 기준이 나올 듯하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는... 음... 생각하고 싶지 않고 생각이 안 된다. 모르는 수준이다. 

요즘이 지구 역사에서 가장 풍요롭다고 부르는 시절이라고 한다. 먹고 살 만한 국가나 지역의 이야기일 테고, 여전히 먹지 못하고 버티는 사람들이 많다. 못 살아서, 전쟁 중이라서, 차별이 여전히 있어서... 나는 밥이라도 제때 먹고 살고 있는 처지라 참으로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고마워진다. 부자들은 다들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궁금하게 여기면서. 나도 누군가에게는 부자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잊은 채로.

나는 오늘도, 지금도 나를 속이면서 견디고 살 작정이다. 변명을 궁리하면서.(y에서 옮김20241209)

1960년대에 성공한 자본가가 되고 싶다면 헨리 포드를 따라 하는 전략을 세울 것이다. 즉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팔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날에는 아주 많은 자본주의 기업이 전혀 다른 전략을 세운다. 오직 상위 1퍼센트만 살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엄청나게 비싼 값을 매겨서(막대한 차익을 남겨서) 성공할 수 있다. - P76

대중은 소시지와 칩을 게걸스레 먹고 뚱뚱해지는 사람들이다. 일곱 가지 코스 요리를 먹으면서 용케도 마른 몸매를 유지하는 미식가는 전채 요리로 특수 우유와 사위도우 빵을 주문할 때, 돈을 들여 만든 근육질 팔을 과시하며 자신이 ‘더 나은’ 계급임을 표현한다. 한때 모두가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고급문화는 이제 배타적이고 소비 지향적인 구별 짓기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 P107

우정은 쌓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이 관계가 잘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러려면 투자가 필요한데, 얼마나 투자할지는 우정의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는 친구를 위해 시간 내기, 다른 사람에게 좋은 친구 되어주기, 정서 지능 훈련하기, 적절한 갈등 해결 프로토콜이 없어도 관계 끊지 않기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우정을 쌓으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처럼 풍요로운 삶을 방해하는 장애물과 싸울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행복한 삶에 필요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 P114

자동화와 인공지능은 세계화와 결합하여 수익력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적합한 재능이나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과 막대한 사용료를 벌어들이는 지적재산권자의 수익력은 최대치를 갱신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위축 산업의 노동자들이나 사양산업의 기술 보유자들은 빈곤층으로 추락할 위험에 처했다. 보편적 기본소득제의 목적은 기존 일자리가 사라져도 그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게 적정 수준의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평생 학습 기회를 제공해서, 잃은 일자리만큼 의미 있는 다른 일을 찾도록 현실적인 희망을 주는 것이다. - P127

좋은 삶이란 사치성 소비와 ‘축재를 위한 축재’를 경시하는 삶이다. - P128

소비와 소유, 환경과 미래는 나의 몫이 아니라 더 큰 뜻을 가진 사람들의 책임이라 생각하며 살아간다. 눈앞에 놓인 장애물을 피해 다니기에도 급급한 일상에 환경까지 돌볼 겨를이 없다는 핑계로 부채감을 줄인다. 그저 점점 더 근시안적인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열심히 소비하고 더 저렴하게 더 많은 것들을 소유하며 계속 살아갈 뿐이다. 망가지는 환경과 편한 일상, 거침없는 욕망과 무소유 사이의 수많은 레이어를 고민하는 내 머릿속의 양극화조차 멈추지 못한 채로.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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