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의 세계 - 『듄』에 영감을 준 모든 것들
톰 허들스턴 지음, 강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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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소설과 듄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기념품으로 갖게 된 책이다. 듄친자까지는 못되고 그저 재미있게 본 내용이라 참고가 되겠다 싶었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아주 잘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알게 된 것은 아니겠고.

한 사람이 하나의 우주를 창조해 내는 과정은? 이 물음만으로도 이미 벅차다. 내게는 이런 물음을 떠올릴 만큼의 그릇이 없는 탓이다. 내 한 몸 건사하는 일만도 만만치가 않은데, 다른 세상이라니, 다른 우주라니. 이 역시 본인이 가진 만큼, 가질 수 있는 만큼의 크기와 깊이로 창조해 낼 수 있는 일이리라. 듄의 작가가 듄이라는 작품을 써 내기까지의 자료들을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는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교육을 받았는가(또는 못 받았는가), 먹고 살기 위해 어떤 일을 하며 생을 거쳐 왔는가, 어떤 일에 관심을 놓치지 않고 살아 왔는가,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헤어지면서 아프고 성숙했는가(혹은 절망했는가), 그리하여 어떻게 썼는가. 어떤 소설은 그리고 영화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되기도 한다. 존경스러운 마음에 떨린다. 작품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 그 자체를 향하여. 

공부를 잘하는 것만으로 좋은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좋은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인류가 쌓아 놓은 모든 학문과 예술 작품을 섭렵하고 분석하고 이해할 정도의 능력을 가져야 할 만큼. 공부를 못하고 또 안 한 사람이 단지 현란한 기술만으로 만든 작품들에 종종 실망감을 느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이것이 내 편견일지라도 나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 책을 권할 일은 아니겠다. 갖고 싶은 사람은 알아서 갖게 될 그런 책이니. 작가도 감독도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 (y에서 옮김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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