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설 보다 : 봄-여름 2018 ㅣ 소설 보다
김봉곤.조남주.김혜진.정지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지난해의 봄여름을 배경으로 한다. 봄여름에는 작가들이 글을 덜 발표하나? 아니면 출판사에서 기대하는 글이 부족했나? 왜 묶었을까? 이런 하찮은 호기심을 가져 보기도 하고.
네 명의 작가가 나온다. 이 가운데 내가 알고 있는 이름은 조남주 한 사람이다. 작품도 넷 중에 조남주의 것만 들어온다. <82년생 김지영>보다 이 작품이 훨씬 마음에 든다. 냉랭하고 담백한 느낌이 좋다. 이번에는 더 기대하고 싶어진다.
다른 세 사람의 글은 아직이다. 진득하게 읽혀지지 않는다. 그냥 이쯤에서 넘겨 버리고 싶군,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군, 그래도 이름을 남겨 두기는 해야겠군, 하는 정도로 그친다. 이제 나는 억지로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읽고 싶지 않은 글이나 잘 읽히지 않는 글은 죄채감을 덜어 내고서라도 치우려고 한다. 아예 안 읽겠다는 게 아니라 일단 열어 보기는 했으니, 그런 뒤에 물리치는 것이니 나도 할 말은 있는 셈이다. 읽고 싶은 글만 해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연도를 밝히는 소설 모음집은 어떤 점에서 그 시대의 거울이 되기도 한다. 그 해에는 이런 고민이 있었다는 뜻이 되기도 할 테니. 바야흐로 성의 정체성을 드러내 놓고 고민하는 시대, 절대적일 줄 알았던 권력자를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시대, 모든 독자가 이해해 주지 않더라도 내 글을 쓰고 싶다는 작가의 목소리가 당당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점점 더 마음에 드는 현상이다. (y에서 옮김2019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