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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8
라즈웰 호소키 지음, 이재경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3년 6월
평점 :
8권째에 이르니 술의 세계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8권이나 되어서야 알게 되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기는 하지만. 역시나 나는 먹고 마시는 쪽에 대해서는 늦어도 너무 늦는 건가 싶다. 그렇다고 딱히 불편한 건 없지만 둔한 건 둔한 것이니까.
술을 잘 혹은 즐겨 마시는 이들은 술과 같이 먹는 안주에 대해서도 이 만화의 주인공만큼이나 신경을 쓸까. 이왕이면 더 맛있게, 더 신나게, 더 즐겁게 먹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일 테니 그 열정 자체는 짐작이 가는데, 한 발만 더 들어서서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이렇게 같이 먹으면 더 맛있고, 이 술과 이 안주는 아니란 말이지? 술 자체가 아니라 술 마시는 일에도 전문가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 요즘은 먹방 운영도 능력인 시대이기도 하고, 이 만화의 주인공처럼 실제로 마실 수 있는 사람이 개인 방송을 운영한다면 인기를 얻겠다는 생각도 든다. 당사자의 간 건강에 대해서는 모르겠고.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영향을 받는 일 없이, 오로지 상상으로만 마시고 먹고 취해 보는 이 독서, 아직까지는 마음에 드는 일이다. 그래서 계속 볼 생각에 계속 주문도 하고 있는 중이고. 그러면서 어떤 술도 어떤 안주도 실제로 먹고 싶다거나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는 나 자신도 꽤 신기한 사람이다.
책은 만화 에피소드 사이에 작가가 그와 관련되는 산문을 실어 놓은 구성이다. 만화에서는 별로 찾아내지 못했는데 산문에서는 오타가 더러, 딱 신경 쓰일 만큼 꾸준히 보인다. 번역자 쪽인지 편집자 쪽인지 글을 소홀하게 여긴 듯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섭섭하다.(y에서 옮김202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