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코와 술 3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5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만드는 일과 쓰는 일,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좋을까. 어느 쪽이 더 보람 있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쓰는 일보다는 만드는 일에서 당연히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말할 것 같지만, 이 만화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술을 마시는 만화에서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니,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어떤 술을 어떤 안주와 더불어 마시면 가장 맛있고 기분이 좋은지, 자신의 그때그때 상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이 어떤 것인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이 마셔 봐야 하는 것일까. 다 안 마셔 보고도 어느 경지에 이르면 알 수 있게 되는 걸까. 한 종류의 술을 줄창 마시는 것도 아니고 이런저런 술을 골고루 마시면서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골라 최상의 만족감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술집을 다녀보아야 하는 것인지.


그래, 우리가 살면서 그리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닐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편인데. 하루 일과를 마치고 술 한 잔과 안주 한 접시만 받을 수 있는 처지라면(이것조차 어떤 사람에게는 감히 기대할 수 없는 꿈으로 남아 있기도 하지만), 하루의 피로가 풀리고 내일을 살 힘을 얻을 수 있노라고, 이 정도만 누리고 살아도 좋겠노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서, 어떤 사람은 혼자 마셔도 좋을 술집을 만나지 못해서, 어떤 사람은 술을 마실 줄 몰라서,......  나는, 어느 쪽인가.


내가 직접 술을 마시는 대신 남이 마시는 그림을 보면서 홀로 취하고 홀로 배부르다고 느끼는 쪽? 괜찮기는 하네, 술주정도 안 할 것이고, 건강을 해치지도 않을 것이고, 술값을 책값으로 바꿀 정도만 되면 되니까. 그래도 어쩌다 내 입맛에 맞을 안주를 보면 나도 한 잔 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한다, 아주 간절하게.


하나의 분야를 집중해서 쓰다 보면 그렇게 쓰는 일에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게 되는 모양이다.(y에서 옮김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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