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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2
라즈웰 호소키 지음, 김동욱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11월
평점 :
이것이 두 권째. 1권에서는 잠시 헷갈리는 듯 보였던 만화와 하이쿠와 산문이 차례로 섞여 있는 구성이 익숙하게 보인다. 앞으로 오랜 시간 구해서 보게 될 만화인 것 같다. 현재 47권까지 나와 있고 짐작상 계속 나올 듯하니 나의 수집 거리가 늘었다. 즐거워진다.
내가 지금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직장에서의 애환을 술로 달랜다는 설정이 내게는 썩 가깝게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보면 또 그런 대로 납득이 된다. 일을 마치고 이렇게 술 한 잔으로 자신을 달래는 사람이 내가 기대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이 있으니 이런 만화까지 나왔을 테고. 그것도 이만큼이나 인기가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든 우리나라에서든 상관 없다는 뜻까지 포함하고서.
만화 속 주인공이 에피소드 마지막에 내놓는 하이쿠를 보는 맛도 새롭다. 계절 감각을 살리고 그에 맞는 술맛도 드러내면서 짧게 펼쳐 보이는 술의 정취. 이런 분위기라면 술을 못 마시는 게, 즐기지 못한다는 게 섭섭하게 여겨질 정도다. 마치 세상의 좋은 것 하나를 놓치고 사는 듯한. 그게 체질 탓이든 취향 탓이든.
그래, 술 마시고 싶다는 기분이 들 때면 이 만화책이나 사서 모아야겠다. 누군가 나 대신 술을 마셔 주는 것일 테고 나는 그 기분만 취하면 될 테니까. 이런 인생도 있는 것이려니 하면서. (y에서 옮김2022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