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아,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 - 대자연과 교감하는 한 인간의 순수한 영혼을 만나다
호시노 미치오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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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은 글, 그리고 사진들. 곰이 있고 곰이 있는 풍경이 있고 풍경 안에 자연의 삶이 있는 책. 이 작가의 책을 펼쳐 들고 있으면 어떤 자연도 무섭지 않게 된다. 설사 자연의 섭리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고 해도, 작가처럼 곰에게 목숨을 빼앗기는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다는 그 말 안에 다 녹아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신기하고 벅찬 경험이다.

알래스카의 가을, 이 풍경 어딘가에도 곰이 있을 것이다. 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겠지. 나에게는 안 보인다. 내가 굳이 저 땅으로 가서 내 발을 딛고 본다고 해도 다 못 볼 풍경을 이렇게 편하게 본다. 사진은 때로 착각하는 방식으로 나를 황홀하게 만들어준다. 해롭지 않은 이 착각을 마음껏 누릴 작정이다.



위험하지만 지극히 사랑하는 대상, 사람마다 한 가지 이상씩 갖고 살지 않을까? 이 작가에게는 곰이었겠지. 특별히 알래스카의 곰. 그래서 알래스카로 갔을 것이고 그곳에서 곰을 만나기 시작했을 것이고 곰을 찾아다녔을 것이고 곰과 함께 생을 누렸을 것이다. 그의 길지 않았던 삶을 누가 뭐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지구에서, 지구의 자연 안에서, 내가 지금 이곳에 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일이 여간 대단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세상 모두의 생명체들에게 경의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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