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소설집 音樂小說集
김애란 외 지음 / 프란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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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의도가 마음에 퍽 든다. 이런 기획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다. 독자로서 고맙기 그지없다.

다섯 명의 소설가를 다 알고 있고 다 호감을 느끼고 있고 책을 늦게 발견한 것이 좀 쑥스럽지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읽을 수 있을 때 읽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소설의 소재는 음악, 음악을 담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다섯 편 중 윤성희의 자장가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빌렸지만 자장가가 실린 <느리게 가는 마음>은 주문해서 받아 놓았다. 이렇게 저지르는 내 방식이 좋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증거라서. 자장가라는 음악에 이런 의도 혹은 상징이 담겨 있을 수도 있겠구나, 작가는 잘도 지어 놓았구나, 작가의 상상이 이런 사랑을 꿈꾸게 하는구나. 자장가를 들으면서 잔다면 누가 내 꿈에 찾아오게 될까? 어쩌면 보고 싶은 이를 초대할 수도 있을까? 이런 흥미로운 상상을 하도록 해 주는 소설이다.

은희경의 웨더링을 다음으로 놓아 본다. 기차 안 4인석에서 우연히 만난 네 사람. 인연일 수도 있지만 아니기도 하고 음악이 배경으로 소재로 쓰이고 있지만 아름답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사는 게 마냥 낭만적일 수 없지, 비는 내리고 옷은 젖고 그래서 불편하고, 그럼에도 음악은 흘러야 하고, 누군가는 음악으로 먹고 살아야 하고. 영국의 작곡가 구스타브 홀스트가 쓴, 관현악을 위한 모음곡인 행성이라는 곡을 이렇게 익히게 된 것도 덤. 내가 들어볼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는 다소 고단한 마음으로 읽었다. 소설 속 인물의 상황에 이입된 탓이다.러브 허츠라는 음악은 나의 소설 감상에 별로 영향을 주지 못했고 나는 엄마를 돌보는 주인공의 처지에만 매달렸다. 삶이 막막해지게 되면 음악 따위는 들리지 않을까, 그러지 말아 주었으면, 나는 내 미래의 운명에게 빌었다. 소설을 읽다가 미래를 어두운 마음으로 헤아려 보는 일, 종종 하는 일인데 할 때마다 불안하고 불편하고 마음 저린다. 읽어서 불행하고 읽어서 행복하기도 한.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밝고 발랄한 음악과 소설을 만나 보고 싶다. (y에서 옮김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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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5 2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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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6 1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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