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61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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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유명한 사람이다. 이 작가의 작품을 얼마나 읽었는지 모르겠어도 이름은 낯익다. 너무 익숙해서 아주 많이 읽은 것만 같다. 그러나 그의 전체 작품에서 시기별로 간추려 엮었다는 이 작품집에서 내가 읽었다고 기억되는 작품은 없었다. 기억에 없는 게 아니라 안 읽었던 것이겠지. 비슷한 경우가 더러 있다. 안 읽었으면서 읽은 것만 같은 그런 유형으로.

잔잔하면서 날카로운 재미가 있다. 먼 나라에서 100년도 넘게 한참 전에 살았던 사람들 이야기인데, 어째 이렇게 사람 사는 모습이 비슷한지. 어째 이렇게 사람의 본성은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인지. 꼭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체호프이지 않은가. 단편소설의 대가라고 하는, 사실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다고 하는. 그래서 그런가 읽는 재미는 조금만 있었고 느낌은 유쾌하지 않았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인가 한탄스런 마음이 자꾸만 일어나고 있어서.

<복권>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우습고 민망하면서도 솔직한 내 속의 그림자를 만난 듯했다. 복권에 당첨된 것도 아니고, 복권을 갖고서 당첨된다면... 으로 상상해 나가는 이야기. 아무나 해 보는 상상이겠지만 아무나 이렇게 글을 쓰지는 못할 일이겠지. 복권은 안 사야겠다는 생각을 이 글을 보며 또 했다. 사람 망치기 딱 좋으니까.

소설은 즐거움보다 괴로움을, 행복보다는 불행을, 행운보다는 불운을, 성공보다는 실패를 다루는 데에 더 적절한 문학의 장르일까. 소설을 통해 삶을 어떻게 꾸려 나가라고? 대놓고 주는 이는 없는 물음을 앞에 두고 나는 자꾸만 다른 사람을 탓하고 있다. 바로 소설가들에게.(y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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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2 09: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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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2 15: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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