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름, 완주 듣는 소설 1
김금희 지음 / 무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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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에 기대고 제목에 빠져서 읽은 글이다. 남쪽 지방의 완주를 배경으로 쓴 소설인 줄 알고 다 읽으면 완주에 다녀와 볼까 섣부른 계획도 세웠는데, 가상공간이라고 해서 괜히 실망했다. 대신 보령이라는 지명을 하나 얻었으니 이것대로 괜찮다.  


지방에서 넉넉하지 않게 살다가 서울로 꿈을 찾아 떠난 젊은이의 삶. 녹록지 않다. 주인공 손열매는 겨우 살고 있는 터전을 같이 어울려 살고 있었던 수미로부터 빼앗기게 되는 처지에 놓인다. 갈 곳이 없어진 열매는 수미의 본가가 있는 완주로 간다. 그리고 수미의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한다. 익숙한 발단이자 전개다. 이후에는 내가 예상한 뻔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지만. 


보는 소설이 아니라 듣는 소설이라는 방침에 맞춰 기획된 소설이라고 한다. 배우 박정민의 출판사에서 펴낸 작품이라는 것도 책 소개에 큰 몫을 차지한다. 눈으로 읽는 동안에도 입으로 말하는 기분이 든다. 진한 사투리가 눈으로 읽는 것만으로는 아쉽다는 듯 성우가 된 기분으로 읽어 보게 하는 것이다. 읽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소설은 어떤 환희를 전하게 될까? 꼭 성우가 아니라도, 일반 독자라도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도록 작가가 마련해 놓은 여러 장치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어저귀는 어디로 갔을까? 어저귀가 열매를 위해 차려 냈던 밥상을 구경이라도, 그 중에 한 알이라도 먹어 봤으면 좋으련만. 먹는 데에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궁금해지던 것을. 갖가지 맛이 농축된, 어쩌면 작은 열매같은 먹거리라고 했으니.  


별 하나를 뺀 이유 - 분량이 적다. 속 이야기를 더 담을 수도 있었을 텐데, 순전히 읽는 내 입장에서의 섭섭함이다. 더 쓰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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