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이가 초등학교는 일주일에 2~3시간의 재량활동시간에 영어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야 영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아무리 재량활동 시간이라지만 막상 수업시간에 영어수업이 이루어진다고 하고, 주변에서도 다들 영어는 어렸을때부터 꾸준히 해야한다고들 하는데 학원을 보내자니 영어학원비가 너무 비싸고, 그래서 고민고민 하다가 시누이의 적극 추천으로 --- 시누아들이 우리 수랑 동갑인데 작년부터 시작했는데 꽤 만족스러워 하고 있어서 --- 00영어라는 방문영어수업을 받고 있답니다.
그런데 시작이 너무 늦은 탓일까요? 제가 집에 있을때는 영어테이프를 틀어서 놀게하고, 제가 가게에 나갈때는 전화해서 "영어테이프 틀고 놀아~" 하고 당부를 하긴 하는데 막상 선생님이 방문하기 전날쯤 미리 확인차 시켜보면 둘다 너무 힘들어 한답니다. 특히, 수는 한술 더 떠서 "엄마, 난 총등학생도 아닌데 왜 영어를 해야하는데?" 하면서 반항을 하구요.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이명박 대통령 핑계를 대곤 했었지요. "홍/수야 우리나라 대통령 누가 됬는지 알지? 그 사람이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쓰도록 하겠대. 그래서 이제는 학교에서 공부도 다 영어로만 한대. 그러니까 영어 못하면 어떡해? 학교에서 선생님이 말하는 것도 잘 모르고, 그러다 보면 공부도 잘 못하고 그럼 어떡게 돼? 우리나라에서 살기 힘들겠지~ " 뭐 이정도로 약간의(?) 협박을 한다지요. 그러면 이 녀석들도 어쩔수 없이 툴툴대면서도 영어테이프를 듣는 다지요.
그래서였을까요? 이번주에 영어선생님이 방문하는 날 제가 집에 있게 됬는네요, 구석방에서 문을 닫아놓고 한참 빨래를 개고 있는데 갑자기 홍이가 "선생님,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서 우리 영어공부 해야되는 거래요. 에이~. 너무 나빠!!! " 그러더니 "만약에 제가 대통령이 되면요 한국말만 많이 쓰게 할거예요!" 이러는 거 있죠?
순간, 선생님이 얼마나 웃으시던지.... 제가 다 민망한 거 있죠? ^^;;; 아무튼 영어선생님이 '대통령이 되려면 더 열심히 공부해야 된다면서' 마무리를 짓긴 하셨지만
아이쿠, 정말 다시한번 저희 부부가 밥상에서라든가 무의식적으로 얘기하는 내용들이 아이들한테 그대로 다 전달된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날이었답니다. ㅎㅎㅎ
꼬리1) 그래도 홍이의 "한국말만 많이 쓰겠다고 하는 정책" 꽤 괜찮은 생각같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