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내내 우울해 하고 있었는데 2시쯤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내일 동생이 다시 시댁되실 어르신들 뵈러 울산을 간다고 하니 얌전한 원피스도 사 주고, 핑계에 우리아이들 어린이날 선물도 미리 사 주신다면서 당장 집앞으로 오라신다. 아시다시피 얼마전 엄마가 발 수술을 하셨는지라 잘 걷지도 못하시는 관계로 어쩔수 없이 홍/수를 데리고 후다닥 엄마집으로 향했다.
우선, 홍/수에게 줄 선물을 고르기 위해 우리집에서 좀 떨어진 대형 마트에 가서 홍이에게는 과학상자를, 수한테는 클레어(?) 세트랑 포스터칼라 --- 솔직히, 왜 수가 이런 걸 골랐는지 --- 를 사 주시고는 저번에 지나치듯 '홍이 점퍼를 잃어버렸다'는 말을 기억하시고는 장마를 대비한 얇은 점퍼까지 사 주셨다. 에구구, 너무 넘치는 어린이날 선물이다.
그리고, 다시 시내로 나와 엄마와 동생의 본격적인 쇼핑이 시작되고, 나와 우리 홍/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계속 졸래졸래 쫓아다녔다. 몇시간을 돌아다녔는데도 두 사람 모두에게 맘에 드는 옷을 고르지 못했고, 엄마가 고생했다고 저녁을 쏜다고 해서 양념갈비를 배 터지게 먹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에구,피곤해~" 하고 잠깐 누울려는데 "띵동띵동" 우리집 벨이 울린다. 누군가 봤더니 시누 식구들이 꼼장어랑 소주병을 들고 찾아왔다. 무거운 몸으로 상을 내오고 술자리를 가졌다. -- 이젠 4명의 아이들이 자기들 끼리 너무 잘 놀아줘서 예전보다 많이 편해졌다. --- 거의 10시가 넘어 파장을 할려는데 시누가 피곤한지 우리집에서 자고 갈까 한다. --- 속으로 에구 그냥가지! --- 하면서 겉으로 '그러라고 했는데', 마침 시누 둘째가 집에 가자고 '잉잉잉' 해 주는 바람에 주섬주섬 챙겨서 집으로 돌아갔다. 휴~.
어제느 평상시 보다 더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 에구구, 정말 우울모드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