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녹색어머니회 교통지도를 갔다와서 수 유치원 보낼려고 머리를 빗기던 중 내가 "지수야, 엄마 저녁에 일하러 다닐까? 지수 유치원비도 내야하고, 오빠 축구교실비랑 컴퓨터 교실 비도 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까 엄마가 돈 벌러 다니게. 지수는 저녁에 아빠랑 오빠랑 놀다가 자면 되잖아. 어때" 했더니 이 녀석 눈물을 흘리면서 안된다고 매달립니다. 그래서 "알았어, 좀 더 생각해 보자" 하고는 수를 챙기고 유치원에 가려고 차에 태웠답니다. 그리고 유치원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수가 "엄마, 아기를 낳았으면 소중히 키워야 되지 않아?" 합니다, "지수야, 그게 무슨말? 엄마가 지수를 소중히 키우지 않는 것 같아?" 했더니 "엄마가 아까 나 보고 밤에 혼자 자라고 했네. 난 엄마 없으면 잠도 못자는데" 합니다. 그 순간,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답니다. 그래서, 조금 있다가 "엄마 지수 소중히 생각해. 그냥 지수가 좋아하는 유치원도 계속 보내주고 싶고, 오빠가 좋아하는 축구랑 컴퓨터도 배워주고 싶으니까 돈 벌러 나가면 어떨까 하고 말해본 것 뿐~. 알았어. 지수 생각 알았으니까 이젠 그런말 안 할께. 됬지?" 하고 말했더니 그냥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답니다.

'벌써 수가 이런 말을 할 만큼 컸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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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7-05-0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읽는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하지만 밤에 혼자 자라고 한다고 소중히 안키우는 건 아닌데....

2007-05-02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5-0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그러게요. 아무래도 밤이 되면 더 불안해 지나봐요.
속삭님> 정말 고민이 많이 되시겠어요. 결국 선택은 본인이 하는 거니 만큼 신중하셨으면 합니다.

세실 2007-05-0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에 안하고 낮에 하는 곳도 있잖아요~~~
한가한 오전에 파트타임으로 하는 곳 알아보심이....요즘 구청에서 조사하는 알바도 있던데. 그게 한번 줄이 닿으면 계속 이어지더라구요. 님 화이팅입니다!

홍수맘 2007-05-0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그게, 홍이 학교에 도서관도우미랑 녹색어머니회를 신청한지라, 이제와서 어쩌지 못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저희 가게도 오전일이 많고 해서리...........
암튼, 뭔가 대책이 나오겠죠?

미설 2007-05-0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은 아프지만 수가 이해하도록 설득을 하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저도 같이 애 키우는 입장이지만 또한 같은 주부 입장이라 드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아빠가 돌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야 그래도 아주 양호하지요..

홍수맘 2007-05-0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일단, 옆지기가 제가 일다닌다고 하면 알레르기 반응처럼 예민하게 굴어서 더 힘든가봐요. ㅜ.ㅜ
섬사이님>님의 글을보니 요전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가 생각나네요. 한 친구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너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거구나. 그럼 그냥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라구요. 아직도 이 말이 맴도는 걸 보면 저한테 꽤 센 펀치였나 봅니다. 오늘도 계속 몸과 마음이 무겁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