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시장에서 돌아와 홍이 가방을 열어 알림장을 확인했다. 몇장의 안내장과 함께 <평화통일 관련 4행시 짓기 공모전> 관련 안내장이 들어있었다. 희망하는 어린이만 제출하라는 내용이 있길래 '이건, 안 해도 되겠군' 하고는 한쪽으로 치워두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한참 빨래를 개고 있는데 갑자기 홍이가 " 엄마, 통통튄다, 어떻게 써?" 하고 묻는다. "그건, 무사?" 하면서 홍이한테 가보니 혼자 4행시 공모 종이에 열심히 글씨를 쓰고 있었다. "우와, 너 4행시 지으맨? 너 4행시가 뭔지 알아?" 했더니 대답도 하지 않고 나름 열심이다. 그래서 "통통튄다" 라는 글자를 연습장에 써 주고는 다시 빨래를 개고 있는데 이 녀석이 다 했다고 들고왔다.

다시쓰면,
"평: 평생 우리나라를 지키고 싶다
화: 화가난다. 내 몸이
통: 통통튄다.
일: 일찍 통일 하자"
사실, 처음에는 "일"자에 <일은 적당히 하자!>라고 씌여있어서 엄청 웃었습니다. 그래서 주저리주저리 이 4행시에는 주제가 있으니 주제가 들어가야 되야한다고, 혹시 통일이 뭔지는 아냐고 물었더닌 모른답니다. 그래서, 전쟁얘기를 섞어 대~충 설명을 했답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다시 고치고 왔습니다. 그래서 봤더니 "일"자에 <일찍자자!> 라고 써 왔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다시 하라고 했다간 금방 울 것 같고, 그냥 내기는 제가 좀 챙피하고 해서 ,제가 홍이한테 무지무지 사정을 해서 겨우 <일찍 통일하자>로 통일을 봤답니다.
어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