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홍/수 데리러 막 나갈려는데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진우냐? 너네 잔치집 고기들 장만해 놓은 거 이시냐?" 하신다. "응, 1박스 있긴한디 무사?" 했더니 그냥 전화를 팍 끊으신다. '뭐래?' 하고 혼자 생각하면서  홍/수를 데리고 와 놀고 있었다.

저녁쯤 되서 다시 전화가 때르릉 울리더니 "야, 차 몰앙 이리오라. 나영 일 같이 하는 사람이 니네 고기 좀 보고싶덴 허나 고치(같이) 가게" 하신다. 그래서 옆지기를 불러 부랴부랴 우리애마(99년도식 다마스)를 타고 엄마랑 그 아주머니랑 해서 가게로 모시고 갔다.  고기를 보시더니 가격이 좀 비싸다고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사실, 그 분이 생선가공 공장에서 7년동안 일은 한 적이 있어서 그곳에서 생선을 구입할려고 갔는데 생선이 영~  마음에 안 들어 어떻게 할까 하고 있던차에 우리엄마가 그러지 말고 우리 딸네 가게에 한번 가 보자고 하셨단다. 그래서 나 혼자 '못 팔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가 그쪽 가공공장에도 미안하고 하니 거기서 한박스 주문하고 나머지는 우리가게에서 주문을 하시겠다면서 4월 22일날 배달해 달라고 하셨다. 히히히.

그 아주머니 집에 바래다 주고나서 엄마 집에 바래다 주러 가는 도중에 엄마가 "야, 니네야 생선팔앙 좋다만은 난 그집에 부주(부조금) 들렁 잔치먹으래 가사 되켜" 하신다. 그래서 "기~. 그럼 나도 가야될건가" 하니 "됬쪄. 잘 알지도 못하멍 무사 가느니. 나만 가민 된다" 하신다. 그래서 "그럼, 내가 부주돈 주카?" 했더니 "쓸데없는 소리는!" 하시면서 퉁박을 주시고는 차에서 내리셨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 "나 읽을 책 떨어져시난 낼랑 나 어서도 집에 책 놔동 가라" 하시면서 문을 쾅! 닫으신다. '에구, 성질머리' --- 나 혼자 중얼거린 말이다. 이 글을 보신 분들이 욕할까봐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사실은 사실이니까----

집으로 돌아오면서 옆지기에게 "잔치집 고기 팔앙 돈 되?" 하니 워낙 단가가 싸서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에 소비하는 양이 몇십킬로는 되니까 꽤 괜찮단다. 야호! 우리엄마가 한 건 하신거다. ㅋㅋㅋ

그래서 지금 엄마한테 가져갈 책을 고르는 중이다.

  솔직히, 엄마랑 나랑 즐기는 책은 옆에서 보듯이 연애소설이다. 그런데 요즘은 우리집 가정경제가 어려워 주문을 못 하고 있다.

 

 

그래서 고른 책이

 

  히히, 이 책에 나오는 노인분이 꼭 우리엄마를 닮은 듯 해서  --- 책 띄엄띄엄 읽지, 연애소설을 즐기지---- 골랐다.

 

 

그리고 나머지는

                       

   이 두 책이다. 엄마야 처세관련 책이 그닥 필요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글자크고, 내용 간단한 책이 집에 별로 없어서 선택했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해리포터>류의 환타지 소설은 별로란다. 어쩔 수 없다.

 

 

다음에, 알라딘서 책 주문할 때는 엄마를 위한 연애소설도 한권 불러야 겠다.

우리엄마, 홧팅! 이다. 또 여기저기 영업을 뛰어보라고 살살 구술려 봐야겠다. --- 괜히 혼만 날려나?


댓글(8)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향기로운 2007-04-11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축하해요^^ 어머님도 책을 즐겨 읽으시는군요^^ 멋진 엄마세요~~^^*

물만두 2007-04-11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무이 만쉐이!!!

진/우맘 2007-04-11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독서를 즐기는 엄마라....^^
울 엄마도 책 좋아했는데, 노안이 온 이후로는 책을 들여다보면 어지럽다 하셔요. 흑...나는 눈관리 잘해야 할텐데.^^;;

홍수맘 2007-04-1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햠기님>섬사이님>물만두님> 감사합니다. 저도 우리엄마 만세! 입니다.
진우/맘> 사실, 울 엄마도 돋보기를 쓰고 책을 읽으신답니다. 그래서 제가 띄엄띄엄 이라고 표현했죠. ㅋㅋㅋ

마노아 2007-04-11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줄줄이 이런 주문이 많아졌음 해요. 어머니도 홍수맘님도 행복해 보여요^^

홍수맘 2007-04-11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감사드려요. 예, 맨날맨날 이랬으면 하면 너무 욕심꾸러기구요, 암튼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톡톡 터져주면 넘 행복하죠 ^ ^.

프레이야 2007-04-11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이랑 함께 독서를 즐기시군요. 멋져요^^

홍수맘 2007-04-11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즐기는 정도까진 아니구요, 그냥 무료함을 달래는 정도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