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인연 ㅣ 붉은 박물관 시리즈 3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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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일부터 재수사를 시작한다. 오늘 내로 수사 서류를 전부 읽어 줘."

그 말만 남기고 히이로 사에코는 관장실로 사라져 갔다.

오늘 내로? 사토시는 한숨을 쉬었다. 저는 관장님처럼 글을 빨리 읽을 수 없는데요......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메지로 거리 야하라2가의 차량 트렁크 속 신원 불명 시신 사건'의 수사 서류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p.62~63


하천부지의 교각 아래 노숙자가 사는 판잣집 안에서 두 남자가 죽어 있는 채로 발견된다. 두 사람 옆에는 피 묻은 야구 배트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그 판잣집에 사는 노숙자로 보였다. 그런데 나머지 한 명은 현직 국회의원이었다. 부검 결과 사망 추정 시각은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 사이였고, 사인은 둘 다 뇌타박상이었다. 유력 정치인이 노숙자와 함께 살해됐으니 연일 뉴스에 보도가 되었고, 여러 경찰서에서 수사관들을 급하게 긁어모아 수사본부가 설치된다. 전 국민이 주목하는 엄청난 대사건이었기에 수사본부의 분위기도 매우 살벌했다. 대규모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건은 미제로 남았고, 국회의원이 왜 그런 곳에 있었는지, 노숙자와 국회의원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십오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사건 해결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3만 명이나 되는 수사관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사건을, 수사 서류만 읽고도 단서를 찾아내는 게 가능할까. 재수사를 하겠다는 지시에 사토시는 이번만은 진짜로 히이로 사에코의 망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평소보다 더 두툼한 수사 서류를 읽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들은 이번 사건도 해결해 낼 수 있을까. 사이토는 히에로 사에코가 만나라고 지시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재수사를 시작한다. 사건 당일의 정보를 확인하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당시 관계자들에게 던지기도 하면서 말이다. 히이로 사에코의 이번 언동은 평소보다 더 불가사의했기에, 사토시는 그녀의 생각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 "슬슬 관장님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실 수 없을까요?" 드디어 히이로 사에코는 자신의 추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파격적인 전개가 펼쳐진다. 자, 미궁에 빠졌던 사건은 드디어 해결되는 걸까. 




"히이로 관장님은 미제 사건을 몇 건이나 해결하셨잖아요. 그분은 어떤 분이신가요? 커리어라고 하셨죠?"

다니자와 시오리가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 같은 분이에요. 의사소통 능력이 극단적으로 부족해서, 경찰청이 왜 그런 사람을 채용하기로 마음먹었는지 가끔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p.176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인형같이 차갑고 단정한 얼굴, 어깨까지 길게 기른 매끄러운 검은 머리카락, 창백해 보일 정도로 하얀 피부, 백의를 입고 무테안경을 쓴 그녀는 붉은 박물관의 관장 히이로 사에코 경정이다. 경시청 부속 범죄 자료관, 통칭 '붉은 박물관'은 관내에서 일어난 사건의 증거품과 수사 서류를 사건 발생 이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뒤 보관하고, 그것을 조사, 연구 및 수사관 교육에 활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아름다운 외모의 관장 히이로 사에코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수사 1과에서 좌천되어 온 조수 데라다 사토시, 단 두 명이 운영 중이다. 히에로 사에코는 커리어라는 고위직 경찰임에도 이곳에서 수년 째 근무 중이다. 데라다 사토시는 형사를 천직으로 여겼기에 언젠가는 수사 현장으로 돌아갈 날이 올 거라고 믿으며 어떻게든 범죄 자료관에서 버틸 생각이다. 두 사람은 과거 사건 관련 정보들을 등록해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하는 중인데, 수사 서류를 검토하다 미제 사건의 재수사를 하게 되고, 그들의 활약으로 수십 년 동안 감춰졌던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 시작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주요 서사이다.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붉은 박물관 시리즈’ 그 세 번째 이야기이다. <붉은 박물관>, <기억 속의 유괴>에 이어 <죽음의 인연>에서도 히이로 사에코 관장의 독보적인 추리와 사건 해결은 계속 된다. 수록된 작품들 모두 예측 불가능한 반전과 트릭, 치밀한 구성과 복선까지 완성도가 뛰어나 읽는 재미가 있다. 오야마 세이이치로는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으로 <붉은 박물관>은 두 차례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붉은 박물관’은 작가가 영국의 범죄 박물관, 통칭 ‘검은 박물관(Black Museum)’이라 불리는 곳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가상의 범죄 자료관이다. 미제 사건을 다루는 추리 소설은 많이 있어 왔지만, 이렇게 범죄 자료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히이로 사에코는 3만 명이나 되는 수사관이 투입됐는데도 결국 해결하지 못해 미제로 남은 사건 조차 서류만 읽고 단서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증거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다가 틈틈이 돌발적으로 재수사를 실시한다고 외치는데, 기존 수사와는 전혀 다르게 대담무쌍한 추리로 매번 진상을 이끌어 낸다. 매력적인 캐릭터 외에도 미제 사건 재수사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본격 미스터리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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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 보이지 않아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인지노동'의 불평등
앨리슨 데이밍거 지음, 전경훈 옮김 / 한겨레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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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지노동의 네 가지 구성 요소는 우리 중 다수에게도 상시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게 정말 '일'인 건지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다. '일'과 '노동'은 우리 삶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좀 지나칠 정도로 노동에 열중하면서 재생산 노동, 감정노동, 사무실 잡무 등등 계속해서 늘어나는 노동의 형태들을 발명(더 너그럽게 말하자면 규명)하고 있다. 그러니 나는 독자들이 이 글을 회의적으로 본다 해도 용서할 수 있다.                  p.68


우리는 누군가의 엄마인 여성이 아이를 돌보는 일보다 자신의 일을 우선순위에 놓으면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한다. 또한 자신이 행한 노동의 대가를 바라면 가족을 위한 일인데 대가를 바라느냐고 비난의 시선을 보낸다. 반대로 남성이 자기 일을 우선순위에 놓거나 자신이 한 일의 대가를 바라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여기고 화제로 삼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이렇게 엄마들은 온종일 집에서 갖가지 종류의 노동을 하면서도 집에서 논다는 말을 들어 왔다. 하지만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내가 먹고 사는 게 아니라, 아내가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고 아이들을 건사해주기 때문에 남편이 마음 편히 나가서 일하고 올 수 있는 것이다. 아내라는 비임금 노동자가 있기 때문에 남편이 임금노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내도 남편과 동일하게 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문제는 비슷하다. 똑같은 강도로 직장에서 일을 하고 돌아와서도, 아내의 일은 집에서 다시 시작되니 말이다. 물론 예전보다는 집 밖의 생산노동만큼 집 안의 재생산노동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많아졌긴 하다. 실제로 가사노동 분담은 과거에 비해 평등해졌다고 하고, 남성들도 과거에 비해 가사노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덕분에 일부 사람들은 성차별의 실제를 부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집안일은 함께하는데 여성들의 머릿속만 이렇게 바쁜 것일까. 현대 사회의 여러 특징들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머릿속 노동'을 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슨 데이밍거는 이성애, 퀴어 커플에 속한 부모 172명을 심층 인터뷰하며 오늘날 가정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추적한다. 그리고 육체적 가사노동이 줄어드는 동안 인지적 가사노동은 더 복잡해지고 늘어난 현실을 포착하며, 그동안 제대로 가시화되지 않았던 인지노동 불평등에 관한 사회학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연다.




이처럼 대체로 눈에 띄지 않는 이러한 불평등은 더 눈에 잘 보이는 불평등을 지탱하는 데 일조한다. 한편으로는 인지적 책임이 계속해서 여성의 손에 확고하게 쥐어져 있는 한, 남성의 유체노동 기여도 또한 제한될 것이다. 많은 커플이 두 차원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이 서로를 상쇄한다고 이야기했으나 (예를 들어 그녀가 계획을 세우면 그는 계획을 실행한다) 실제로 그러한 상쇄를 이루어낸 커플들은 훨씬 적었다... 인지노동과 육체노동은 서로 뚜렷이 구분되지만, 두 영역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p.280~281


30대 초반의 백인 여성 크리스틴의 하루를 보자. 그녀는 음식을 만들고, 어린 아들을 어린이집에 대려다주고 다시 데려오는 일처럼 자신의 시간을 대부분 잡아먹는 익숙한 집안인들을 처리하는 와중에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잠재적인 문제들을 검토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할 선택지를 선별하고,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이미 내린 결정의 결과와 영향을 검토하고 추적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흔히 이해하는 '집안일'이란 개념은 크리스틴이 보내는 하루의 이러한 측면들을 적절히 잡아내지 못한다. 크리스틴의 경험은 여러 형태의 '인지노동'이다. 그녀가 하는 육체노동은 아주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생각하기로 진행되는 인지노동은 겉으로 전혀 보여지지 않는다. 이제 집안일을 행하고 생각하는 일의 조합으로 고려하는 가사노동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이해가 필요해진 것이다. 대체로 눈의 띄지 않는 불평등이 더 눈에 잘 보이는 불평등을 지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한 논의는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다. 


가사노동과 돌봄의 불평등에 대해 다루는 책은 많이 있어 왔지만, 이 책이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지만 가정을 굴리는 데 필수적인 머릿속 노동, 즉 ‘인지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지적 가사노동이란 모든 가족구성원의 욕구 충족을 보장하려는 일단의 정신적 과정이다. 이는 시간으로는 측정되지 않는, 가시화되지 않은 가사노동이기에 평등을 지향하는 관계 속에서도 불균등하게 분배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동안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이 말끔하게 해소되는 기분도 들었다. 머릿속 노동이라니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개념인데, 그 동안 내가 해온 많은 것들이 인지노동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시간 사용과 정신 사용을 함께 고려해 가사노동을 더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저자는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지노동의 평등한 분배를 위한 거시적인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직장에 나와 있는 낮 시간에도 집안일을 더 많이 생각하는 수많은 여성들과 가사노동과 육아 수행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온 여성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책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머릿속 노동의 불균형을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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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윌 초등문해력 한국사 우리 문화 세트 - 전3권 - 초등 전학년 ㅣ 에듀윌 초등문해력 한국사 우리 문화
초등문해력랩스 지음 / 에듀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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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사를 배우게 되는 것은 5학년 2학기 교과 과정부터이다.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건 중학생부터겠지만, 초등 5, 6학년때 기초를 잘 쌓아두면 그만큼 따라가기 쉬울 수밖에 없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에듀윌의 초등문해력 한국사는 귀여운 캐릭터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다, 구성이 탄탄하게 잘 짜여져 있어 방학동안 아이와 함께 공부해보려고 한다. 22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했고, 한국사와 세계사 각각 인물 편이 3권, 문화 편이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창시절에는 역사와 한국사를 참 재미없게 배웠었다. 연도별로 일어난 사건을 외우고, 그 사건을 일으킨 사람을 외우는 식으로 단순한 사실의 나열을 그저 암기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가장 지루했던 과목이 바로 역사였고, 당연히 성인이 되어서도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역사가 그저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다행히도 아이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사를 비롯해서 세계사 관련 책들도 스스로 찾아 읽는 중이다. 그래서 이 책도 매우 재미있게 학습하고 있다. 




1권이 선사시대부터 통일 신라와 발해까지, 2권이 고려부터 조선 전기까지 3권이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까지를 담고 있다. 각 권당 매일 4쪽씩, 4주에 완성할 수 있는 분량이라 방학동안 1권을 하고, 2학기에 2,3권까지 완독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다양한 한국사 관련 책과 문제집들을 만나왔지만, 이번에 나온 초등문해력 시리즈는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교과서독해와 디지털독해라는 두가지 문해력을 한 번에 공부할 수 있도록 분량이 짜여 있다는 점이다. 하루 치의 학습 분량이 긴 글이 있는 교과서 독해와 블로그, 카드뉴스, 신문기사, 웹툰, 인터뷰, 동영상, 온라인게시글 등 디지털독해 형식으로 되어 있다. 다양한 디지털매체 지문을 통해서 더 재미있게, 디지털 문해력을 함께 키울 수 있어 참 좋은 구성이었다. 




한 주의 5일차 학습이 끝나면 그 동안 배운 내용들을 어휘를 통해 정리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한 주간 배운 중요 어휘들을 문제를 풀어 보며 확인하고, 한 번더 기억할 수 있어 좋았다. 


또한 각 본문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역사 전문 선생님의 지문 분석 동영상 강의도 볼 수 있다. 교재 내에 수록된 모든 지문들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지문을 읽고 이해가 잘 안되는 경우에는 동영상 강의를 함께 들어보길 권해주고 싶다. 각각의 강의가 4~5분 정도되는 짧은 분량이고 선생님과 교재 지문이 함께 보여지기 때문에 학습하기에 수월하게 구성되어 있다. 




책 속 부록으로 한국사 연표가 수록되어 있고, 대형 브로마이드로 문화유산 지도도 받을 수 있다. 교재의 제일 앞페이지에 붙어 있는 한국사 연표를 떼어내 붙여두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림과 초성, 한 줄 정리를 시대별 문화 유산을 한눈에 보도록 되어 있어 활용도가 높다. 


교재 뒷면에 한국사 초성퀴즈 카드를 다운받을 수 있는 QR코드도 있다. 동영상 강의에 자료까지 빵빵해 교재 한 권 구입으로 정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초성퀴즈 카드는 인쇄해서 아이와 함께 놀이 형식으로 문제를 내고 맞춰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국사 용어들만 따로 정리해 별책으로 만들어 두었다. 이미지와 이야기로 익히는 한국사 필수 용어들과 내용을 확인해보는 기초 문제와 쉬어가는 퍼즐도 수록되어 있어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초중등 교과서의 필수 용어들을 쏙쏙 담았고, 헷갈리는 용어들은 이미지로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시대별로 어렵고 헷갈리는 한국사용어들을 공부하면, 한국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을 받아보고 바로 학습을 시작해서 1권의 2주차 2일 분량까지 문제를 풀어 보았다. 각각의 지문마다 그림과 사진 자료들이 충분히 담겨 있고, 어려운 용어들을 하단에 따로 해석해 정리해주어 지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각 지문별 문제 항목에 중심 낱말, 중심 내용, 세부 내용, 내용 추론, 어휘 표현 이런 식으로 문제 구분이 되어 있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아이가 자주 틀리는 유형을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 문장 정리로 지문 내용을 정리해보는 연습도 훈련이 되면 긴 지문을 읽을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인 요즘이다. 스마트폰, TV, SNS 등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완전히 바뀌면서 디지털로 읽기가 일상화되다보니 아이들은 점점 더 긴 글을 읽을 때 산만해지고, 집중력은 줄어들고, 읽기 능력은 떨어져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과서 독해와 디지털 독해를 한꺼번에 기를 수 있는 이 시리즈가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와 함께 방학 동안 우리 문화 시리즈를 꾸준히 학습해보고, 우리 인물 시리즈와 세계사 시리즈도 차근차근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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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요괴 5 : 호랑이 ㅣ 반려 요괴 5
김영주 지음, 밤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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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아닌 '반려 요괴'라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면서도 귀여웠던 작품, 반려요괴 시리즈가 5권으로 완간되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주인공 주희가 반려 요괴를 돌보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이 이야기는 '반려'의 의미란 무엇인지, 반려가 된다는 것에는 어떤 책임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다. 세상의 어떤 생명체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를 돕고, 도움을 받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 동물도, 친구도, 가족도 모두 마찬가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한국의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기묘한 요괴들과 요기들을 돌보는 아이의 조화가 상상이 잘 안가면서도 묘하게 잘 어우러져 너무 좋았다. 




반려 요괴 수레지기는 수레 안에 사는 요괴들을 돌보고 원하는 요괴와 만나게 하는 임무를 하는데, 이번 5권에서는 대나무 통 요괴들의 반려 인간을 찾아주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대나무 통 요괴들이 원하는 반려 인간 조건들이 많아 찾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축구클럽에서 딱 적합한 아이를 찾게 된다. 그런데 조건에 잘 맞는 창훈이는 여러모로 이상한 점들이 있었는데, 그동안 반려 인간으로 찾았던 아이들과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과연 주희는 이번에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낼 수 있을까.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표지를 채우고 있는 무시무시한 호랑이 요괴의 등장일 것이다. 덕분에 주희와 반려 요괴들은 모두의 보금자리인 오두막과 꽃밭을 지키기 위해 함께 맞서게 되기 때문이다. 나쁜 요괴에게 멸망꽃이 들어가면 요괴들도 인간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과연 주희와 반려 요괴들은 무사히 보금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시리즈 시작에서 주희가 처음으로 자신의 반려 요괴를 선택할 때 꼬마는 이렇게 말한다. "한 생명을 데려가는 거잖아. 생명을 맡는데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지 알고 있냐고." 물론 주희는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반려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주희와 비슷할 것이다. 단순히 예쁘고, 귀여워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지, 하나의 생명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대나무 통 요괴들의 반려 인간으로 찾은 아이에게 주희는 말한다. "멋지다는 생각만으로는 모자라. 대나무 통 요괴들을 선택하는 데에는 큰 책임이 뒤따르거든. 생명은 소중하니까."라고 말이다. 이런 대목들이 참 와닿았다. 


반려 동물과 오래 가족처럼 지냈기 때문에, 그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곤 했었는데 이렇게 어릴 때부터 반려의 개념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조금 달라질테니 말이다. 이 작품을 읽는 어린이들이 서로의 '반려'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반려 요괴’ 시리즈는 100% 어린이의 선택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우리 설화 속 인물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는 것이 색다른 재미 요소인데, 이번에는 호랑이 요괴가 등장한다. 특히나 그 동안 등장했던 모든 인물과 반려 요괴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지키는 이야기라 처음부터 시리즈를 함께 해왔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옛이야기와 현대 이야기를 색다르게 조합해 요괴와 인간이 서로의 반려가 되는 따뜻한 이야기는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스토리에 녹여내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려깊은 동화로서도, 요괴 세계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판타지로서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한국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어린이 판타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시리즈가 완간되었으니 여름방학 동안 쌓아두기 읽기 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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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 (시절 시집 에디션)
고선경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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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들켜 버려서/도망갈 구석이 없어서/어둠의 망토를 두르고 싶어질 때/그럴 땐 다시 볕이라는 공깃돌을 던져 봐/순식간에 넓어진 표면적/너른 초원에 양팔을 벌리고 누워/햇볕 이불을 덮는 거야/나른한 잠에 빠져들지도 몰라/누군가 너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지도 모르지/시간이 네 편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그것 봐, 단어는 힘이 세/네가 어떤 공깃돌을 쥐고 있는지에 따라/너의 세계는 바뀔 거야                   - 안희연, '이루는 쪽' 중에서, p.16~17


자신만의 고유하고 개성 넘치는 시 세계를 구축한 젊은 시인들이 저마다의 10대 시절을 추억하며 쓴 창작 시들을 모았던 <도넛을 나누는 기분>에 이어 '시절 시집'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 시집에는 고선경, 심보선, 안희경, 유선혜, 이제니 등 동시대 한국 시단을 이끄는 스무 명의 시인이 참여했다. 스무 명의 시인들은 각각 세 편씩의 시와 창작의 배경과 전하고자 한 마음을 들려주는 시작 노트를 수록했다. 그렇게 모인 60편의 시들은 각양각색의 청소년 시절을 탐색하고, 과거와 현재 속에서 성장의 시간들을 돌아본다. 


학창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과 그 시절의 자신을 존중한다는 느낌으로 우리는 모두 흠집투성이이지만 존재 그 자체로 각자 고유하게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시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는 학창 시절에 자주 썼던 편지에서, 그 시절을 위로해주던 책과 만화로부터, 이곳 저곳에 붙였던 귀여운 스티커와 어느 소풍날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커다란 일이 시작되고, 보이지 않는 것에 가 닿으려고 노력하는 것'에서 인생에 무늬가 생긴다. <도넛을 나누는 기분>이 저마다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던 소년 소녀 시절을 깨웠다면, <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는 성장의 시간을 다양한 시선으로 그려 다양한 삶의 궤적을 펼쳐 보인다. 지나간 시간을 위로하고, 다가올 시간을 건너는 응원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오늘날 그림자는 무엇인가/밤에서 낮으로 도망친 별 무리/어둠에서 빛으로 건너온 난민들//소년은 전자 신전 앞에 무릎 꿇고/죄를 고백하고 죄를 탐닉하고/기도를 하고 희열에 젖는다/소년은 아름다움을 꺼내려 말의 거울을 깬다//아름다움은 언제나/무수한 슬픔 아래 묻혀 있고/그것을 샅샅이 뒤지려면 용기가 필요하기에/소년은 혜안을 얻고/그 대가로 노인이 되어 간다//                 -심보선, '아포칼립스의 빈집들' 중에서, p.195


어린이, 청소년 시절에도 책을 참 많이 읽었었는데, 당시에 시집을 읽었던 기억은 전혀 없다. 시란 교과서에 수록된 이해하기 어려운 문학이었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 봤을때 시를 많이 접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쉽게 느껴지곤 했었는데, 요즘은 청소년을 위한 시집이 정말 다양하고, 수준높게 나오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사실 오랫동안 어린이는 ‘동시’로 시를 향유한 것에 반해, 청소년은 교과서에 실린 정전, 그것도 그들의 삶과 감각에 맞지 않은 어른의 시를 읽어야 했다. ‘창비청소년시선’은 청소년도 동시대의 좋은 시를 읽고 즐겨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것이 지난해 벌써 10주년이 되고, 50번째 시집을 기념하며 앤솔러지가 나왔었는데, 이렇게 두 번째 앤솔러지가 나왔으니.. 매년 이렇게 시절 시집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 시집을 읽으며 그 시절의 나는 어떤 청소년이었는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청소년 시기에 내가 열심히 했던 것, 좋아했던 것, 집착했던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른이 된 나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느 시기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때는 '이룰 수 없는 것들이 우연히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믿었던 무모함이 있었는데, '어떤 일은 믿기만 해도 벌써 반쯤은 이루어졌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이 시집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수록된 시들만큼이나 시작노트도 재미있게 읽었다. 안희연 시인은 학창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면 하염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상상 속에서라도 어딘가로 나를 데려가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고 시를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임유영 시인은 최대한 과거의 자신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담아 시를 썼다고 하고, 이제니 시인은 사람은 타고난 빛 그대로 각자 고유하게 아름답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시작노트 속 글들이 마치 에세이처럼 읽혀 시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아직은 시가 낯선 청소년들에게, 여전히 시가 어려운 어른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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