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이라는 세계 -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클랩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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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쉬운 책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갈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어려운 책에 도전해도 전혀 상관없다. '어차피 어려워서 이해 못할 테니 읽어 봤자 시간 낭비다'와 같은 말은 겉으로는 효율을 따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도망치기 위한 핑계에 가깝다. 책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외면한다면 그 책에 담긴 새로운 생각과 관점에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 어려운 책은 어렵기 때문에 읽을 가치가 있다.               p.65


평생 공부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늙어서도 책을 읽고 사유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공부라는 것이 비단 학창시절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험대비를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란 책을 통해서도, 인터넷을 통해서도, 학원이나 모임 등을 통해서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입시와 취업 때문이 아니더라도, 회사 업무에 필요한 서류 작성이나 컴퓨터 기술을 공부한다거나, 정년 후에 새로운 분야에 대해 배우거나, 취미로 미술이나 악기를 배워 본다거나, 재테크를 위해서도,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도, 아이를 낳고 육아를 위해서도, 우리는 매번 공부를 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본 최고의 지성인으로 꼽히는 철학자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스스로 탐구하는 '독학'을 권한다. AI로부터 쉽게 원하는 대답을 얻을 수 있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우직하게 탐구하고,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탐구할 때만 비로소 자신이 되는 것이며, 독학은 바로 그런 자신이 되기 위한 방법이다. 여기서 독학은 배움 Learn이 아니라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뜻하는 스터디 Study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 대신, 많은 것들을 스승으로 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고의 '책'을 스승으로 삼는 것이 독학이다. 이 책은 그러한 독학을 하는 자세와 태도, 습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탐독과 사유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책이란, 그 내용이 무엇이든 무조건 믿고 받아들여야 하는 금과옥조가 아니다. 더 깊이 생각하기 위해 존재하는 도구이다. 중요한 건, 옳고 그름이 아니라 하나의 견해로서 그것이 어떻게 성립했는가다. 결론보다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 어떤 사고의 경로를 밟았는지를 읽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 과정을 보려고 할 때, 우리의 두뇌는 비로소 움직이며 생각하기 시작한다. 지성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타인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며, 오직 자신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독학의 영역이다.                p.180


나는 단테의 <신곡>을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었다. 어린이용으로 축약된 버전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읽는 일반 고전 문학버전으로 샀기 때문에 책이 꽤나 두터웠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끝까지 완독하지 못했고,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다. 어른이 읽어도 어려운 <신곡>을 초등학생이 제대로 소화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세계 문학과 고전 문학을 시리즈로 파고 들던 시절이었고,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때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그 무모한 도전도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처음부터 어려운 책에 도전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어려운 책은 어렵기 때문에 읽을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지 않아도, 어떤 문장으로 쓰였는지, 어떻게 시작해서 끝나는지를 훑어보는 과정만으로도 얻는 것이 있다고 말이다. 저자 역시 열여섯 살 때, 칼 야스퍼스의 <철학적 사유의 작은 학교>를 읽었지만, 거의 이해하지 못했던 경험을 들려 준다.


이 책은 혼자 공부하는 일이 막막한 이들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과도 같다. 책, 교양, 언어, 질문의 세계로 각각 나누어 어떻게 독학을 해야 하는지, 책을 읽는 독자들이 실전에서 바로 따라해볼 수 있도록 알려 준다. 특히 어려운 책을 정면 돌파하는 쾌감에 대해 알려 준 책의 세계와 외국어로 읽고 쓰고 말하는 감각을 배우는 언어의 세계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무엇이든 읽으면 얻는 것이 있다는 저자의 말이 위로가 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책에 밑줄을 긋는 건 뇌에 밑줄을 긋는 것과 같은 효과라는 것, 한 권에 머무르지 말고 여러 권 읽으면 알게 되는 것이 있다는 점, 그리고 외국어 독학의 세 가지 요령과 외국어의 논리 패턴을 이해하는 방법 등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많았다. 저자는 독학을 계속하면 인생이 바뀐다고 말한다. 지식이 늘고, 그에 따라 사고방식과 관점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사고방식이 달라지면 가치관과 행동도 달라진다. 그러면 주변의 인간관계 역시 변해 가게 마련이고, 그렇게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자, 이제부터 오직 나를 위한 공부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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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육아 번역기
임현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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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모에게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기다릴 수 있는 부모 역시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다. 아이가 떼를 쓰고 우는 이유는 하고자 하는 말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 때문이라고 한다.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상대방을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 익히지 못한 아이에게 차분함과 기다림을 보여주는 건 얼마나 좋은 예시가 될 것인가.               p.61


온갖 매체에서, 각종 책에서 육아에 관련된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이기에 각자가 원하는 육아 방식도 그만큼 다르다. 그러다 보니 주변 친구부터 가족들까지 참견하기 제일 좋은 것 또한 육아의 세계이다. 하물며 나라가 다르다면 그 간극의 차이는 더 커질 것이다. 한국에서 자란 여자와 영국에서 자란 남자가 만나 가족이 되었고, 아이가 생기면서 서로의 차이는 더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가치관도, 생활 방식도 완전히 다른 시간을 보내온 두 사람은 한 집에서 서로 다른 삶의 언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살 수 있을까. 


영국에는 노키즈존이라는 개념이 매우 생소하다고 한다. 영국은 펍에도 유아차를 옆에 두고 맥주를 마시는 엄마 아빠들이 있고, 부모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기저귀 갈이대가 설치된 화장실과 아기 의자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한국에서는 공간이 좁다는 이유로 유아차는 밖에 두고 입장해야 하거나, 아예 입장부터 제한되는 곳도 많다.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노키즈존을 한두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회적인 분위기부터 이렇게 다른 한국과 영국의 육아는 사고방식도 매우 다르다. 한국식 육아는 섬세한 보살핌에, 영국식 육아는 유연한 돌봄에 가까우니 말이다. 저자와 남편의 성격 또한 정반대에 가까운데, 감정이 화르륵 잘 불붙는 아내와 달리 남편은 쉽게 화내거나 목소리를 키우지 않고 차분하게 생각을 이야기하는 편이라고 하니 말이다. 그렇게 한국과 영국을 넘나드는 집에서, 가치관과 생활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펼쳐진다. 




어떡하나, 우리는 이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과거를 그리워하지만 막상 과거의 그때처럼 살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자유 앞에서 잠시 숨통이 트이다가도 이내 의문이 따라온다. '혼자라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한때는 어른으로서 해볼 수 있는 경험들을 하는 것 그 자체가 삶의 의미이고 재미이고 목적이었는데, 이제는 경험을 나눌 상대가 없으면 오히려 공허해질 뿐이다.                 p.162


이 책은 생후 5개월 된 딸을 안고 생방송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MBC 아나운서 임현주가 육아 고민과 결혼 생활을 담은 것이다. 저자는 영국인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더와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서로를 ‘번역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시간을 겪어 내고 있다. 한 가정에 아이가 생긴다는 것은 그 순간부터 모든 일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벌어진다는 뜻과도 같다. 그만큼 실수하고, 실패하고, 그럼에도 기쁘고 행복하고, 그러다가 또 불안해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겪게 되는 것이 육아의 세계이니 말이다. 저자는 육아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헤쳐나가야 하는 영역’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다면 아마 누구나 이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지만, 동시에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끌어 안고 살아야 한다는 굴레와도 같다. 자신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많은 것을 포기하고 감수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매 순간 자신이 잘 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어제의 아이는 오늘의 아이와 다르고, 육아에 정해진 정답도 없다. 한국과 영국을 넘나드는 두 사람의 현실 육아기는 그런 점에서 누구나 겪어 봤을 만한 공감과 두 나라의 무수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드라마로 인해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순간들을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부모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 각자의 세계를 잘 지켜가며 조화롭게 관계를 만들어나갈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서로의 언어를 정성껏 번역하며, 아이들만큼 어른들도 함께 자라고 있는 이 예쁜 가족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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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늑대가 돌아다니던 시절에 웅진 세계그림책 281
앤서니 브라운 지음, 이원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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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늑대가 돌아다니던 시절에, 토마스, 핀, 그리고 잭이라는 세 소년이 살았다. 어느 날, 아이들은 숲으로 놀러 갔다. 가다 보니 아주 깊은 곳까지 가게 되었는데, 숲속에 자그마한 오두막이 한 채 있었다. 창문으로 보이는 오두막 안에는 할머니가 계셨다. 장난기가 발동한 세 소년은 오두막 문을 두드리고 깔깔대며 재빨리 달아났다. 


다음 날 아이들은 또 오두막 할머니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했다. "그 할머니는 마녀가 틀림없어!" 아이들은 신나서 다시 숲속으로 향한다.  아이들은 오두막에 가서 늑대 울음소리를 내고, 문에다 낙서를 하고 도망치기를 반복한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오두막 할머니를 마녀에서 아이들을 잡아 먹는 존재로 발전시키고, 진실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그저 장난치고 도망치는 것이 재미있을 뿐이다.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한 추측이 점점 더 상상력을 부풀리면서, 그랬으면 좋겠다 싶은 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스릴을 즐기고, 도파민 넘치는 놀이를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게다가 원래 소문이란 실제와 거리가 멀수록 더 재미있는 법이다. 




그날도 잭은 할머니를 보러 가자고 말한다. 핀은 엄마랑 시장에 가기로 해서 함께 못가고, 잭과 토마스만 숲속으로 향한다. 처음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장난을 했던 잭은 침대보를 뒤집어쓰고 유형 흉내를 내면 할머니가 깜짝 놀랄 거라고 그날의 계쇡을 말한다. 하지만 그건 너무 심한 장난이라고, 그 할머니가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토마스는 반대한다. 잭이 계속 고집을 부리자 결국 토마스느는 돌아서서 숲을 떠나 버리고, 혼자 남겨진 잭은 침대보 한 장을 챙겨 홀로 숲속으로 향한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숲속에는 시커먼 그림자가 줄줄이 늘어났고, 침대보를 뒤집어쓰고 유형 흉내를 내보았지만 점점 더 무서워지기만 한다. 너무 겁이 난 잭은 결국 어두컴컴한 숲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마는데, 잭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앤서니 브라운의 신작이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 독자들에게 공개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다. 데뷔 50주년 기념 작품이기도 한데,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되어 더 좋았다. 친숙한 서사로 전개되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현대 사회의 문제이기도 한 차별과 배제의 시선에 대한 것이다. 잘 살펴보면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 캐릭터인 고릴라도 찾아볼 수 있어 더 재미있다. 


사람들은 낯선 존재를 오해하거나,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식으로 편견을 만들어 낸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행동을 통해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작품이라 타인을 대하는 방식과 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이 작품을 통해 낯선 존재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용기와 편견없이 대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해 느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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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타타 태어나 보니 생물 박사 1 고양이 타타 태어나 보니 생물 박사 1
로로 지음, 빈반 그림, 네이버웹툰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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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자느라 숨어 있던 동물들이 놀라서 일어난다는 뜻을 가진 경칩, 가족들이 모두 외출한 주말 10살 수연이는 혼자 느긋하게 숙제를 하다 깜박 잠이 든다. 멍멍, 야옹, 개굴, 까악.... 개와 고양이의 합창을 비롯해 엄청 시끄러운 소리들 때문에 잠이 깨어 보니 나무 위에 있던 갑작스럽게 생긴 커다란 꽃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러더니 작은 고양이가 떨어지는데... 놀라서 달려가 고양이를 받아낸다. 


그런데, 생긴 건 평범한 고양이였는데 사람처럼 말을 하는 거였다. 

"안녕! 내 이름은 타타야. 만나서 반가워. 수연이 맞지?" 에? 말을 하는 것도 당황스러운데 내 이름을 어떻게 아는 걸까 수연이 어리둥절해하는데, 타타가 말한다. 네 목소리를 듣고 왔다고.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어찌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고양이 타타와 함께 하는 고롱리 마을에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침 수연이 집에 놀러온 친구 동희와 함께 뒷산으로 꽃놀이를 가게 된다. 도시락까지 싸왔다는 말에 신난 타타가 자신도 함께 가자고 말을 하는데, 타타의 말은 수연이만 알아들을 수 있다. 동희에겐 그저 울음소리가 특이하네 정도로 들렸다. 벚꽃이 가득 피어 있는 곳에 도착한 셋은 신나게 꽃놀이를 시작한다. 


수상할 정도로 생물에 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타타는 매화와 벚꽃이 어떻게 다른지, 딸기는 어떻게 성장해 열매가 되는지, 개구리와 도롱뇽의 알은 어떻게 구분하는지, 그리고 먹을 수 있는 꽃인 진달래와 독성이 있어 먹으면 안 되는 철쭉의 구분법까지 하나씩 알려 준다. 




평점 9.9 인기 네이버웹툰 <고양이 타타>가 어린이 생물 학습 만화로 새롭게 탄생했다. 봄을 배경으로 자연을 관찰하며 각종 생물 상식들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재미있게 지식을 쌓아갈 수 있다. 각 장마다 수연이의 자연 관찰 일기와 타타의 자연 관찰 미션 노트가 수록되어 있어, 관찰한 내용들을 고스란히 정리해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익한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알려주는 점이 특히 좋았는데, 얼핏 보기에는 비슷한 모양을 가진 매화와 벚꽃, 진달래와 철쭉의 비교가 특히 유용한 정보였다. 매화와 벚꽃의 차이점은 꽃잎 끝이 둥글고, 오목하게 갈라졌다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벚꽃은 향이 거의 나지 않고, 달달한 향기를 내는 것은 매화라고. 꽃이 피는 시기도 달라서 매화는 벚꽃보다 먼저 피고, 벚꽃은 3,4월에 집중해서 핀다고 한다. 분홍빛으로 물들어 예쁜 진달래와 철쭉도 비슷한 듯 하지만 차이점이 많았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라 참꽃, 철쭉은 먹을 수 없다고 해서 개꽃이라고도 부른다. 비슷하지만 꽃잎 모양이 다르고, 개화 시기도 약간 다르다. 




이번 1권에서는 벚꽃, 딸기, 개구리와 도롱뇽, 새끼 황조롱이 등 봄에 만날 수 있는 생물들이 등장했다. 평소 일상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들도 있었는데,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주변의 생명체들을 다시 보게끔 해주는 계기가 되어줄 것 같다. 


웹툰계의 지브리라고 불리는 작품인 만큼 원작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과 힐링이 되는 스토리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의 자연과 생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책을 들고 숲과 공원으로 나가서 봄에만 만날 수 있는 자연과 생물들을 직접 경험해 보면 더 좋을 것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타타와 함께 하는 제철 한정 생물 학습 만화! 두 번째 여름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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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독서, 광녀의 춤 - 여자의 내장에 대해 말하기
김경연 외 지음 / 오월의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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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가고 싶지도 해명하고 싶지도 않은 그 들뜬 감각이야말로 마침내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형식을 가장 적확하게 들어맞히고야 말 광기가 아닐지. 광기는 다른 삶의 가능성으로 기울어진 존재가 뿜어내는 빛. 그 빛을 따라 흔들리고 싶은 그림자에게로 마침내 당도하는 사랑.                 - 백지은, '광기의 기울기' 중에서, p.57


영화와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위키드>라는 작품을 좋아한다. 이 작품은 착한 마녀인 줄 알았던 글린다는 철없는 공주병 환자였고, 사악한 마녀로 알려진 서쪽 마녀는 오즈의 마법사에 맞서 싸우다 억울하게 악인으로 몰랐다는 서사로 선악의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그레고리 머가이어의 소설이 원작인데, <위키드>는 '못되고 사악한 존재'의 주체를 마녀 개인이 아니라 세상의 음모로 교체했다는 점에 있어서도 매우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마녀'라고 하면 <위키드>부터 떠오르게 되었는데, 이 책에 수록된 첫 번째 글에서 <위키드>를 다루고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이 책은 직접적으로는 2016년 강남역 사건, 미투운동의 연속선상에서 발굴해낸 여성의 목소리들이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는 겨우 이만큼의 자리조차도 허락받지 못했던 여성들에 대한 커다란 부채감에서 기획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20편의 글 중 일부는 '근대 합리성의 젠더성을 묻다'라는 주제로 열렸던 학술포럼에서 발표된 글이다. 포럼에서 발표된 글들을 축약한 네 편 외에 해당 주제와 관련해 여성 평론가들의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시, 소설, 드라마, 여성 현실에 대한 비평가들의 실존적 목소리를 한꺼번에 만날 수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완벽한 슬픔을 겪은 여자들은 모두 죽었다. 어느 때에는 화형을, 어느 때에는 총살을, 어느 때에는 폭행을 당해 죽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죽지 않을 정도의 슬픔뿐이다. 토로하는 슬픔조차 미완의 슬픔이라는 데 또다시 슬픔이 있다.           - 성현아, '피 흘리며 자매가 된 마녀들' 중에서, p.252


'마녀' 라고 하면 대체로 어둡고 사악한 무언가, 무시무시한 무언가를 상징한다. 마녀는 여성의 어두운 면을 상징하며 감당할 수 없는 여성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마녀의 이미지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신화, 종교, 탄압이 섞여 만들어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마녀사냥'이라는 말이 현대에서도 빈번히 쓰인다는 점이다. 중세 시대에는 평범한 여성들이 마녀라고 누명이 씌여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마녀사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인터넷, 언론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이 특정인을 비난하거나 공격할 때, 혹은 정치적으로 다른 견해를 지닌 인물에 대해 기득권이 행하는 위협 등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마녀사냥'이라는 표현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은 시와 소설, 드라마와 영화 등 각종 텍스트를 가져와 마녀와 광녀로 불리는 여성들의 탄생 과정을 살펴본다. 마녀는 어떻게 마녀가 되었으며, 미친년은 왜 미친년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을 통해 읽어내는 광기와 비정상성에 대한 서사는 드라마틱하면서도 흥미로웠다.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위키드>부터 시작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러브 앤 아나키>,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오정희와 박완서 소설의 여성들, 한강의 <채식주의자>,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문화 텍스트들 속에 그려진 마녀와 광기에 관해 살펴본다. 


초능력을 지닌 문란하고 파괴적인 마녀와 광기의 여성들, 딸, 엄마, 며느리 등의 자리에서 발생하는 초과와 잉여의 자리, 그리고 남성의 언어를 배반하며 혐오를 전복하는 여성 서사들까지 짚어보며 '마녀와 광녀'라는 불길한 자리가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소하지만 빈번하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끈질기게 경험하는 지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문학평론가들의 글을 모은 것이기에 쉽게 술술 읽히는 글들은 아니었지만, 밑줄 그으며 꼼꼼하게 읽고 사유하기에 매우 의미있는 책이었다. 자, 펄펄 끓는 내장 없이는 말할 수 없는 마녀와 광녀들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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