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 몸도 마음도 내 맘 같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지수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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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매일 열심히 못 하니까 '적어도' 스포츠센터에 등록해서 주 1회 슬쩍슬쩍 운동하고서 ", 맥주, 맥주, 운동한 뒤엔 역시 술이 맛있어"라며 술집으로 직행하면서 뭐가 '살 빼고 싶어'인가. 뭐가 '근육이 안 붙어'인가. 뭐가 '복부 상태가 표준이 안 돼'인가. 스포츠센터 회원만 되면 근육도 체중도 마음대로 줄거나 늘기라도 할 것 같은가. 꿈 깨시길.

이 책은 <종이달> <아주 오래된 서점> 등 국내에도 출간된 작품이 많은 가쿠타 미쓰요가 2011년 봄부터 2016년 봄까지 스포츠잡지에 게재했던 에세이를 묶은 산문집이다. 운동의 필요성을 실감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는 어른들에게 구체적인 경험담을 제시하는 내용인데, 마라톤을 중심으로 헬스, 복싱, 요가, 등산, 트레일 러닝, 볼더링 등 저자가 중년의 몸으로 섭렵한 다양한 운동이 경쾌한 필치로 담겨 있다.

한 번도 운동을 좋아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그렇듯 체육 시간을 싫어했었고,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등산이라도 가지 않는 한 딱히 일상에서 운동 비슷한 거라도 해야 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필요에 의해 나름 운동을 하기는 했었다. 이십 대 초반에는 거금을 들여 비싼 스포츠 센터 일년 회원권을 끊었다가, 몇 개월 만에 포기했지만, 이십 대 중후반에는 핫요가에 재미를 붙여서 직장 동료와 함께 요가를 꽤 다니기도 했다. 따로 운동을 다니지 않을 때는 집 앞에 산책로가 있어 매일 퇴근 후에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하기도 했다. 문제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인데, 임신한 상태로도 임산부를 위한 요가를 다니면서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막상 아이가 생기고 나니 나를 위한 시간을 좀처럼 낼 수가 없어 운동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일상에 치여, 육아에 바쁘다는 핑계로 점점 무뎌지던 의지가 거의 다 사라졌을 무렵, 나는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달리는 건 여전히 싫지만 이럴 때는 감동한다. 자신의 다리로 땅을 누빔으로써 따로따로 알던 마을이 입체적으로 연결되는 이 고요한 흥분. ‘언젠가 하루를 들여 산을 헤치며 미우라 쪽까지 가보고 싶네, 에노시마라면 더 짧은 시간 안에 갈 수 있을지 몰라.’ 그 흥분에 마음이 들떠 이런 생각을 한다. 실제로 간다면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다고 후회할 게 뻔하지만.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라는 제목부터 이건 나를 위한 책이구나, 싶었다면 오버일까. 운동을 단 한번도 좋아하거나 즐겨본 적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꾸준히 운동을 해왔기에 뭔가 미련이 남았었는데 현실적으로 다시 시작하기에는 이런 저런 제약이 많았고, 그 동안 게을러지기도 했고 말이다. 그런데 이 책 속 책벌레 가쿠타 미쓰요가 불혹의 나이에 책상을 박차고 나가 때론 구르고 넘어지며 경험한 23편의 운동과 인생에 관한 에세이는 지금 당장 나의 이야기라고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만큼 공감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젊음과 새로움이 동의어가 아니듯,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이 저절로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운동이란 잘하는 사람만 하는 게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만 하는 것도 아니며,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만 하는 게 아니라는' 말에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했다.

 

저자는 4년 동안 이 글들을 연재하며 몇 개월에 한 번 체육수업에 참가하듯 운동을 했지만 역시 마지막까지 운동이 좋아지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모든 이야기들이 더 진짜처럼 느껴졌다. '달리는 것도 땀 흘리는 것도 높은 곳을 걷는 것도 싫지만, 바로 그 싫다는 걸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계속할 수 있는 일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모든 솔직한 감정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와 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시중에 얼마나 운동과 다이어트에 관한 서적들이 종류가 많은가. 대부분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하고, 식단을 조절해야 하며, 운동이 어떤 기능과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지 그 장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중년 여성이, 매번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고 진지하게 자신과 마주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어서 더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게다가 그렇게 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여전히 운동을 싫어한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마라톤과 트레일 러닝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나도 더 늦기 전에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슬슬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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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그들에게 사면초가 1~2 (완결) - 전2권
소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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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 준우승작이자, 네이버 웹툰 완결 평점 9.9에 빛나는 화제작이다. 평범한 여고생 이여주와 그녀를 좋아하는 네쌍둥이 형제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야말로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각기 다른 매력의 꽃미남 네쌍둥이의 고백이라니.. 시작부터 정말 만화스러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바로 그 비현실성때문에 설레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말이다. 

 

“살면서 한 번쯤 인기가 많아지는 순간이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그게지금 인가 보다. 근데 쟤네 네쌍둥이다.”

 

첫째인 일남은 항상 친절하고, 다정다감해서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은 스타일이고, 둘째인 이남은 다짜고짜 사귀자고 돌직구를 던지는 박력 넘치는 사차원, 셋째인 뒤에서 챙겨주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숙맥, 넷째인 사남은 상큼한 연하남 컨셉의 귀여운 스타일이다. 각자의 스타일과 컨셉이 너무도 달라 그 누구에게도 쉽사리 마음을 주지 못하는 여주는 말 그대로 사면초가인 상태이다. ,, 양 옆으로 매력 넘치는 네 쌍둥이가 자신만 쳐다보고 있으니 말이다. 이 무슨 배부른 소리인가 하겠냐만, 언제나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아이였던 여주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들이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나는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달라지고 싶어.”

 

네 쌍둥이는 완전히 다른 성격만큼이나 각자의 방식으로 여주에게 다가오는데, 그 중에서 여주는 친절한 일남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주의 가장 친한 친구인 나비가 일남을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고, 그럼에도 결국 여주는 일남과 사귀게 되는데 연애도 마냥 순탄치 않다. 다른 쌍둥이들의 방해와 연애가 서툰 탓에 서로에게 제대로 마음을 주지 못하는 탓에 오해가 쌓이기만 하는데.. 과연 이들의 로맨스는 어떤 방향을 향하게 될까.

 

평범한 외모의 여주인공이 잘생긴 남자들에게 사랑 받는 컨셉이야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플롯이고, 여전히 드라마에서 숱하게 써먹고 있는 신데렐라 스토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이런 스토리를 좋아할까. 아마도 대리 만족을 통한 위안 내지는 환상을 통해서 현실을 잠시 나마 벗어나고픈 소망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렇게 가볍고, 유머가 함께하는 만화의 소재라면 언제든 환영이지 않을까. 티비 드라마에서야 너무도 예쁜 여주인공이 평범하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에, 실장님 급의 백마탄 왕자님과의 밀당 로맨스가 지루할 때도 되었지만,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런 코믹한 로맨스물이라면 뻔한 것 같지만 신선하고, 어느 정도 상상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귀여운 반전이 있고, 유치할 것 같지만 공감할 수 있는 대목들이 있어 따뜻해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단행본이 출간되면서 특별부록으로 미공개 개그만화와 미공개 4컷 만화도 수록되어 있으니, 이미 웹툰으로 이 작품을 읽었던 이들도 꼭 챙겨봐야 할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초판한정으로 엽서가 포함되어 있는데, 각 권 5장씩 설레이는 장면들이 엽서로 제작되어 있어 소장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일상의 팍팍함을 한번에 날려줄 심쿵 로맨스 만화의 세계로 입문해보시길. 메마른 당신의 마음에 잠시나마 두근거림과 설레임을 선물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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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컬렉션 -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단 하나의 보물
KBS 천상의컬렉션 제작팀 지음, 탁현규 해설.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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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조선에 파격적인 매화 그림 하나가 등장합니다. 이 매화 그림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문자 향기가 느껴지기는커녕 위험할 정도로 화려합니다. 금방이라도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고 그 강렬함으로 인해 매향이 그림 밖까지 진동할 것만 같습니다. 그림에 어찌나 힘이 넘치는지, 신기 들린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문자향서권기라는 주류의 정신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그림. 조선 화단을 발칵 뒤집은, 장승업의 〈붉은 매화 흰 매화 열 폭 병풍〉입니다.

사실 문화재에 대해서는 학창 시절 박물관으로 견학을 가거나, 교과서에 실려 있어 시험을 위해 공부할 때를 제외하고 그다지 일상에서 접할 기회가 없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느 날 티비를 보다가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하나 발견했다. 수많은 세월을 지나 기적처럼 전해진 문화재의 아름다움과 가치, 그에 얽힌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를 호스트의 생생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살펴보고, 현장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대한민국을 매혹시킬 단 하나의 보물을 선정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문화재라는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 대상을 그에 얽힌 흥미로운 배경 이야기를 들려 줌으로써 현실로 다가오게 만들어 누구라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작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KBS 교양 프로그램 <천상의 컬렉션>이라는 방송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보물 중에서도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 예술의 걸작 25점을 엄선해 멋진 화보로 소장할 수 있도록 책으로 출간되었다.

 

방송에 소개되었던 보물만 해도 100여가지가 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중에 선정된 25점이라고 하니 더 기대가 되었다. 회화, 공예, 도자, 조각, 전적이라는 5가지 테마로 구분해 각각의 보물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라던가 김홍도의 <사계풍속도>, 백자 달항아리,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 몇 가지를 제외하면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문화재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살면서 문화재를 가까이에서 만날 기회나 접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현대의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화재란 그 가치에 비해 그다지 와 닿지 않는 과거의 유산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런 방송을 통해서, 그리고 이제는 책을 통해서 사람들이 우리의 고유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최고의 작품들에 대해서 알아 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유려한 곡선을 이루는 몸체와 화려한 장식을 자랑하는 이 주전자는 장인이 손으로 일일이 두들겨서 만들었습니다. 두께가 있는 은판을 안팎에서 두들겨 입체적인 문양을 만드는 타출 기법입니다. 은으로 만든 뒤 도금했는데 도금이 아주 잘 되어 마치 금 주전자처럼 보입니다.

엄청난 크기의 스케일로 조선을 들썩이게 했던 대작 <강산무진도>에는 등장하는 사람만 360명이 넘는다. 게다가 어느 한 사람도 가만히 있지 않고 저마다 분주하게 살아 움직이며, 그 묘사가 매우 정밀하다. 이인문은 왜 산수화에 그토록 많은 인물과 그들의 생활상을 상세히 그려 넣었던 것일까. 조선 시대 왕의 뒤에는 늘 같은 그림, 일월오봉도가 걸려 있었는데, 조선 왕조가 400년 넘게 이어져 오는 동안 한결같이 왕의 곁을 지켰던 그림을 바꿔버린 왕이 있었다. 바로 정조인데, 그는 책을 꽂아둔 서가를 그린 책가도를 일월오봉도 대신 세웠다고 한다. 실제 서가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그려진 이 그림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여기 담긴 군주의 의도는 어떤 것이었을까.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이 외에도 가득하다. 고종이 목숨을 걸고 숨겼던 비밀의 도장에 얽힌 이야기며, 국내에 있었다면 분명히 국보로 지정되고도 남았을고려 은제도금주전자에 얽힌 사연, 금동반가사유상처럼 한 번 해외에 전시될 때마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보험액을 책정해야 하는 대체 불가능한 보물에 관한 이야기 등등 우리 문화재에 얽힌 사연들은 보물의 화려한 자태를 사진을 통해서 직접 보며 한국사의 주요 장면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전체 200여 장에 달하는 사진이 수록되어 있고, 특별히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작품들은 책 뒷부분에 별도로 원색 화보 38페이지로 담겨져 있다. 덕분에 이제 역사책과 박물관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문화재를 조금 더 친숙하게, 가까이서 느끼고 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고, 이 책을 토대로 주말에 박물관 나들이를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문화재에 관심이 별로 없던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배경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너무도 흥미로워 금방 마음을 사로잡히고 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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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출간 30주년 기념판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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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을 내가 이미 알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게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이미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는 것과 아는 대로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이제 나의 신조를 소개한다.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나는 유치원에서 배웠다. 지혜는 대학원의 상아탑 꼭대기에 있지 않았다. 유치원의 모래성 속에 있었다.

어느 유치원 입학식에서 삶의 기본이 되는 진리에 관해 이야기한 소소한 연설이 사람들의 뜨거운 공감과 호응을 얻어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더니, 결국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렇게 세대와 국적을 초월해 찬사를 받아온 이 책이 이번에 출간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표지로 다시 출간되었다. 나도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읽어 보니 시간이 흐른 딱 그만큼 더 좋았던 것 같다. 나도 그만큼 어른이 되었고, 그래서 저자의 말처럼 '인생의 지혜는 상아탑 꼭대기가 아닌 유치원의 모래성 속에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쉽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들, 무엇이든 나누어 가지라, 공정하게 행동하라, 남을 때리지 말라,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놓으라, 내 것이 아니면 가져가지 말라 등등... 일상에서 타인과 함께 지내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규칙들 말이다. 별 것 아닌 것 같고,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이런 것들이야말로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니, 믿겨 지는가. 이 단순한 규칙과 배려 속에 '황금률과 사랑과 기본적인 위생, 그리고 환경과 정치와 평등과 건강한 삶'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저 어린이를 위한 말인지, 어른들을 위한 표현인지 그 차이만 있을 뿐이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크리스마스 선물로 정말 정말 정말 바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한 시간만이라도 다시 다섯 살짜리 아이가 되고 싶다.

많이 웃고 많이 울고 싶다.

꼭 한 번만이라도 누군가 나를 품에 안은 채 잠들 때까지 흔들어주고 침대까지 안아다 주면 좋겠다.

아이를 키우면서 깨닫게 되는 많은 것들이 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물웅덩이가 주는 기회라는 에피소드를 보자. 비옷을 입고 장화를 신은 꼬마가 웅덩이로 들어가 첨벙거리자, 엄마가 안 된다고 야단을 친다. 아이는 더 놀겠다고 떼를 쓰고, 엄마는 마른 땅 쪽으로 잡아 끌고, 아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런데 옷을 잘 차려 입은 중년 신사가 벤치에 앉아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일어서서 웅덩이로 들어간다. 구두를 신은 채로, 싱긋 웃으며. 그러자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도 신발과 양말을 신은 채로 웅덩이로 함께 들어가고, 아이도 웃으며 엄마 손을 놓고 웅덩이로 향한다. 사람들의 눈길이 엄마에게 모인다. 좋은 엄마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는 주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장화를 신었으니 웅덩이에 들어간다고 해도 크게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엄마 역시 아이였다면 벌써 웅덩이에 들어갔을 텐데, 어른이 되면 다 그렇게 되는 것일까. 아이는 어른이 될 때까지 어른이 얼마나 이상한 존재인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른들이란 이상한 존재이니 말이다.

로버트 풀검이 이야기하는 에피소드들은 대부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에서 시작한다. 빨래, 화장실, 거미줄, 야생화, 숨바꼭질, 낙엽, 먼지덩어리, 샐러드 등등... 이런 소소한 일상 속에서 삶의 진실이 숨겨져 있으니, 우리는 잠시 멈추고, 감동하고,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그걸 잊어 버리고 살거나, 미처 깨닫지 못하고 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아는 것과 아는 대로 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어주는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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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100배 즐기기 - 요코하마. 하코네. 닛코. 카마쿠라, '18~'19 개정판 100배 즐기기
RHK 여행연구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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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이드북하면 제일 먼저 떠올랐던 오렌지색 〈100배 즐기기〉 시리즈가 화이트 컬러로 새롭게 옷을 갈아 입었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버전이 14~15년 버전이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것은 18~19년 최신 버전이다. 기존의 오렌지색 가이드북을 여러 권 가지고 있기도 하고, 오랜 시간 보아와서 익숙하긴 하지만, 이번에 바뀐 표지가 한층 세련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화이트 컬러에 심플하게 상징적인 장소가 이미지로 삽입되어 있는 표지는 여행 가이드북인데도, 여행 에세이처럼 예쁘다.

특히나 이번 개정판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국내 1위 어학 브랜드 [시원스쿨]과 함께 한 별책부록 '여행 일본어'이다. 현지에 가서 일본어를 굳이 쓰지 않더라도 의사 소통에 크게 무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간단한 일본어들은 미리 찾아 왔더라면 좋았을 걸 싶었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여행 가기 전에 가이드 북 외에 여행용 외국어 책을 따로 찾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렇게 가이드 북에 포함되어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닌가. 따로 떼어내어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휴대할 수 있는 책인데도 70페이지나 되어 꼭 필요한 표현들은 꽤 많이 수록되어 있다. 제일 중요한 '일본어 메뉴판'이 가장 유용하게 쓰일 것 같고, 그 외에도 공항에서, 숙소, 식당에서, 관광, 쇼핑할 때 필요한 말과 교통수단 이용 시에 필요한 것들로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역시 콤팩트한 사이즈로 떼어내어 휴대하기 간편하게 만들어 놓은 맵북 또한 지하철 노선도부터 본책에 소개한 스폿을 꼼꼼하게 담은 도쿄 하이라이트 지역 지도 20개와 요코하마, 하코네, 닛코, 카마쿠라 근교 지역 지도 12개가 담겨 있어 현지에서 활용하기에 좋을 것 같다. 맵북 페이지 상단에 있는 QR 코드를 스캔하면 구글맵으로 연결되어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더욱 좋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17년 오픈한 긴자 식스, 오다이바 유니콘 건담 등 지금 도쿄에서 가장핫한여행 키워드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츠타야 서점과 블루 보틀 커피 등 도쿄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핵심 포인트들이 테마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도쿄 미슐랭 맛집 리스트도 흥미로웠다.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요리로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맛집 중 지하철을 타고 직접 찾아가 맛보고 검증한 베스트 맛집 9이라서 그런지, 더욱 믿음직스러운 정보이기도 하다. 그외에도 도쿄 편의점 간식 베스트 리스트도 체크해두고 싶은 정보였고, 도쿄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먹음직스러운 음식들도 체크해두었다.

해외에 갈 때마다 꼭 현지의 맛집과 카페를 찾아서 가보곤 하는데, 도쿄의 베이커리와 디저트들도 워낙 유명해서 다양한 맛집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쇼핑 리스트와 일본 인기 쇼핑몰 투탑, 돈키호테와 빅카메라의 초특가 할인 쿠폰도 포함되어 있다. 면세 혜택 이외에 추가 할인이 가능한 쿠폰이라 빼놓지 말고 혜택을 챙겨야 한다.

그리고 현지인도 헤맬 정도로 복잡한 도쿄 교통편을 완전히 정복하는 방법도 수록되어 있다.  도쿄 100배 교통 가이드를 따라 가다 보면 티켓 사는 곳, 열차 타는 곳, 열차 외관까지 하나하나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어, 초행길이라도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곧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니 올해는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새로 출간된 100배 즐기기 시리즈 덕분에 선택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가까운 일본이야 부담 없이 다녀오기도 좋고, 현지 음식도 항상 성공적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가이드북과 함께 가벼운 일본어 회화북도 가져갈 수 있으니, 더 든든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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