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마르셀라 이야기

 

아버지에게서는 엄청난 ‘재산’을, 어머니에게서는 ‘아름다움’을 물려받은 마르셀라에겐 구혼자가 줄을 선다. 조카의 후견인이었던 삼촌은 구혼자들에 대해 알려 주면서 마음에 드는 이를 골라 결혼하라고 한다. 그러나 마르셀라는 아직 어려 결혼이라는 부담을 질 자신이 없다고 하였고, 삼촌은 더 권하지 않는다. ‘부모는 자식의 의지에 반하는 결혼을 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르셀라가 목동이 되고, 그녀의 아름다움을 확인한 이들 때문에 구혼자 목록이 더 길어진다. 자유롭게 살기를 택했지만 마르셀라는 전과 마찬가지로 순결했다. 다른 이들에게 친절하였고 정다운 대화를 나누었지만 연애, 혹은 결혼에 대한 여지는 조금도 주지 않았다. 그런 낌새가 보이면 상대를 매몰차게 거절했던 것이다. 그런 마르셀라를 두고 남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상냥하고 아름다운 그녀를 섬기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 건 당연한 이치인데 그렇게 냉정하고도 무정하게 굴면서 남자들을 절망하게 만드니 다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저마다 잔인하다느니 은혜를 모른다느니 하면서 그녀의 태도를 단정 짓는 말들을 큰 소리로 내뱉는 거예요. (170)

 

결국 구혼자 중 하나인 그리소스토모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사람들은 사랑에 응답하지 않은 마르셀라를 탓한다. 그리소스토모의 장례식에서 그가 쓴 시를 낭독하는데, 그 내용은 마르셀라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고백하기보다는 ‘그녀의 평판과 명성을 해치며 질투니 의심이니 버림받은 것에 대한 불평’이었다. 그때 마르셀라가 나타났고, 고인의 친구 암브로시오가 소리친다.

 

「오, 이 산중의 지독한 독사께서는 혹시 그대의 잔인함 때문에 목숨을 버린 이 불쌍한 자가 그대를 보고 상처에서 피를 쏟는 것을 확인하러 오셨는가, 아니면 그대의 타고난 성격이 저지른 잔인한 소행을 으스대러 오셨는가.」

 

이에 마르셀라가 말한다.

 

「저는 저 때문에 온 겁니다. 그리소스토모의 죽음과 그의 고뇌가 모두 제 탓이라고 하시는 말씀들이 얼마나 이치에 어긋나는지를 이해시키러 온 겁니다. […]

 

여러분께서 말씀하신대로 하늘은 저를 아름답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랑해 달라 하지 않아도 저의 아름다움이 여러분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제게 보여 주신 사랑 때문에 저 역시 여러분을 사랑할 의무가 있다는 말씀을 하시며,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셨습니다. 저는 하느님이 제게 주신 타고난 이해력으로 무릇 아름다운 것은 사랑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름답기 때문에 사랑을 받는다고 해서 그 역시 자기를 사랑하는 상대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자가 못날 수도 있고, 못난 것은 싫은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나는 네가 미인이라서 너를 좋아한다. 나는 비록 못생겼지만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법입니다. 만일 양쪽이 똑같이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마음까지 같아야 되는 법은 없습니다. 아름답다고 다 사랑하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 

 

제가 들은 바로는 진정한 사랑은 결코 나누어지지 않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며, 강요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치가 이러하고 저도 그렇게 믿고 있는데, 왜 여러분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로 제 의지를 굴복시키고자 강요하시는 겁니까? 말씀해 보세요. 하늘이 저를 아름답게 태어나게 해주시는 대신 혹시 못생긴 여자로 만들어 주셨더라면, 저는 여러분들이 저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해도 되는 건가요? 무엇보다 저의 아름다움은 하늘이 베풀어 주신 은혜로, 제가 요구하고 선택했던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마치 독사가 독을 갖고 있어서 그 독으로 사람을 죽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자연이 준 것이니 죄가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아름답다 해서 비난받을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 


정조가 사람의 몸이나 영혼을 장식해 한층 더 아름답게 하는 미덕의 하나일진대, 아름답다고 사랑받는 그 여자가 그 정조를 버려야 할까요? 단지 자신의 쾌락을 위해 모든 힘과 수단을 써서 여자의 정조를 짓밟으려는 자의 뜻에 맞추기 위해서요? 저는 자유롭게 태어났고 자유롭게 살고자 들과 산의 고독을 선택했습니다. […] 

 

사랑하는 마음이 희망으로 지탱된다면, 저는 그리소스토모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희망을 준 적이 없으므로 저의 무정함보다도 오히려 그분의 집념이 그분을 죽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분의 생각은 순결했다고, 그러니 그분의 생각에 응했어야 했다고 제게 짐을 지우신다면, 말씀드리지요. 지금 그분의 무덤을 파고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그분이 순수한 뜻을 제게 고백했을 때 저는 그분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제 뜻은 언제까지나 혼자 사는 것이며 땅만이 은둔의 열매와 제 아름다움의 부산물들을 즐길 수 있다고 말입니다. […] 

 

제가 그분과 놀아났다면 그건 거짓이었을 것이고 그분을 만족시켜 드렸다면 그건 제 뜻과 의도에 반하는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그분은 제가 분명히 거절했는데도 단념하지 않으셨고, 제가 증오하지 않았는데도 혼자 절망하신 겁니다. 이래도 그분의 고통이 저의 잘못인가요? […]  

 

제가 약속도 하지 않았고 속이지도 않았고 부르지도 않았으며 받아들이지도 않은 사람에게서 잔인하다느니 살인자라느니 하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늘은 아직까지 제가 운명으로 사랑을 하기를 원하지 않으시며, 사람을 골라 사랑해야겠다는 마음도 제게는 없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자신의 사욕을 채우고자 제게 사랑을 구애할 분들이 모두 들어 주셨으면 해서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저 때문에 죽는 사람이 있더라도 질투나 불운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자는 누구에게도 질투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버림받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 

 

그리소스토모를 죽인 것은 그의 초조함과 무모한 욕망이었거늘, 어찌하여 저의 정결한 행동과 신중함을 죄라고 하시는 겁니까? 저는 나무들을 벗 삼아 순결을 지키려고 하는데, 남자들에게서 순결을 지키기를 요구하면서, 또 그것을 잃도록 하는 건 도대체 무엇 때문입니까? 아시다시피 전 재산이 있으며 남의 것을 욕심내지 않습니다. 저는 자유로워 남에게 속박되는 것이 싫습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며 아무도 증오하지 않습니다. 이자를 속이고 저자에게 구애하지도 않습니다. 누구를 우롱하지도 다른 사람과 놀아나지도 않습니다. […] 

 

제가 원하는 것은 이 산 주위에 다 있습니다. 이곳 밖에서 원하는 일이 있다면 그건 하늘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것, 즉 태초의 거주지로 향하는 영혼의 발걸음뿐이랍니다.」 (192-196)

 


《돈키호테》 1편은 1605년 출간되었다.

리뷰: http://blog.aladin.co.kr/769383179/7909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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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도 벌써 반이나 지나가 버렸다. 틈틈이 체크한 신간 중 관심이 가는 다섯 권만 추려보았다.



나눔의 세계: 알베르 카뮈의 여정 / 카트린 카뮈


알베르 카뮈의 친딸 카트린이 펴낸 책으로, 아버지의 창작활동을 더듬어가며 영감을 준 원천등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카트린은 카뮈의 유고 원고였던 '최초의 인간'을 정리해 펴냈으며 지금도 아버지가 살던 집에 거주하며, 그가 남긴 작품들을 관리하고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자료들은 카뮈의 여행 수첩과 사진들, 원고, 서한 등이며, 카뮈의 작품과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세 공간으로 나뉘어 소개되고 있다. 지중해, 유럽, 세계이다. 카뮈가 속했고, 지나쳐온 세계에 따른 그의 사유의 여정을 보여줄 수 있도록 편집되었다. 카뮈 전집을 한국에 소개한 고려대 김화영 교수의 번역이다.





샬로테 / 다비드 포앙키노스


2014년 프랑스 르노도 문학상, 2014년 공쿠르 데 리세앙(고등학생이 선정하는 공쿠르상) 수상 작품이다. 프랑스인이 쓴 소설인데 왜 샤를로트가 아니라 샬로테인가 했더니, 주인공 샬로테가 독일인이기 때문이었다. 독일계 유대인인 샬로테 잘로몬이 스물여섯에, 임신한 몸으로 아우슈비츠로 향해야 했던 비극과 비극만큼이나 찬란했던 그녀의 예술적 재능(회화)을 주목한 작품이라 한다. '시같은 소설, 소설로 태어난 시'라는 광고처럼 소설은 시처럼 씌어졌음을 미리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 / 셔우드 앤더슨


미국 현대 단편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앤더슨의 대표작이다. 20세기 미국 문학강의에서 '위대한 개츠비'와 더불어 가장 많이 읽히는 작품이라 한다.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포크너에 따르면 "우리 세대 미국작가들과 후계자들이 이어갈 미국 문학의 전통을 낳은 아버지"라 한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아모스 오즈 또한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로부터 받은 깊은 영향을 고백한 적이 있다. 산업화가 시작한 마을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를 그로테스크와 아름다움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루미너리스 1,2 / 엘리너 캐턴


2013년 맨부커 수상작인 엘리너 캐턴의 루미너리스 1,2권이 출간되었다. 당시 부커상 역사상 최연소 수상(1985년생)이었기 때문에 부러워하며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자랐기에 맨부커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 소설의 배경은 뉴질랜드의 골드러시 시대인 1960년대이며 살해당한 한 남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역사물이라 한다. 등장인물들은 12지궁과 7개 행성을 대표하고 있으며, 캐턴의 글쓰기는 세라 워터스와 비교되기도 했다고 한다. (빅토리아조 소설을 써서 그런 듯) 1,2권 합쳐 1204페이지인데... 일단 페이지 수에 약간 질릴 듯한 기분이 들긴 한다. 2016년에야 번역이 완료된 것을 보면 꼼꼼한 작업이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이고, 역자 이력을 보니 화학생물공학 학,석사를 마치고 번역가로 활동한다고 한다. 독특하다.




내 심장을 향해 쏴라 / 마이클 길모어


새로운 번역으로 재출간된 책이다. 표창원 교수의 추천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 살펴보게 되었다. 게리 길모어가 무고한 시민 두 명을 살해하고, 자신을 사형시켜주기를 주장하면서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을 재조명한 것이다. 미국에, 사형제도를 부활케 한 게리 길모어의 동생이 쓴 글로, 형의 폭력적 성향이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 길모어 집안의 폭력의 역사를 파헤친 논픽션이다. 일본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개하였다. 게리 길모어가 사형대에 서서 남긴 말이 "Let's do it."이었고, 나이키의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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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2-16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나눔의 세계!!! 완전 빨리 겟해서 보고 싶네요 :-)

에이바 2016-02-16 17:06   좋아요 0 | URL
그쵸 이 책을 사 보려고 제가 지금껏 통장을 사수했나 봅니다...

초딩 2016-02-16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나눔의 세계부터 궁금한데요~

에이바 2016-02-16 17:06   좋아요 0 | URL
제목부터 은혜로워요. 나눔의 세계라니...!

물고기자리 2016-02-16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찮아서 신간 검색 같은 건 못 하는 제겐 꿀 맛 같은 소식이 있네요^^

<나눔의 세계> 장바구니로 가져갑니다!! ㅎ

초딩 2016-02-16 17:10   좋아요 1 | URL
에이바님 댓글에 저랑 물고기자리님이랑 엄청 바빠졌어요~ 즐겁게 ㅎㅎㅎ

에이바 2016-02-16 17:16   좋아요 2 | URL
신간 목록에서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는 그런 거죠! 어차피 전집 읽기는 오래 걸릴 것 저는 이 책 일단 보려고요 ㅋㅋ

단발머리 2016-02-1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주문한 책이 지금 집으로 오고 있단 말이예요. 카뮈 새 책 어쩌나요.. 엉엉..

에이바 2016-02-16 19:4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어차피 우린 망했어요... 우리가 서점 블로그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ㅠㅠ

cyrus 2016-02-16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뮈는 어떤 각도로 찍어도 간지나는군요. 뮈간지입니다. ㅎㅎㅎ

초딩 2016-02-16 18:18   좋아요 0 | URL
ㅎㅎㅎ cyrus 님 댓글에 엄지 척입니다

에이바 2016-02-16 19:45   좋아요 0 | URL
저런 외모에 저런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도대체 세상이 어땠을까요 ㅋㅋ

수이 2016-02-16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눔의 세계 엄청 끌리는걸요.

에이바 2016-02-16 19:46   좋아요 0 | URL
그쵸~ 요즘 김화영 교수님 작업물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새로운 카뮈 글들은 무엇이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해요. ㅎㅎ
 
유로피아나 - 짧게 쓴 20세기 이야기
파트리크 오우르제드니크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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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오우르제드니크의 『유로피아나』의 부제는 ‘짧게 쓴 20세기 역사 이야기’이지만 일단 책을 펼쳐 읽고나면, 이를 역사서로 볼 것인지, 소설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그도 그럴 것이, 오우르제드니크는 역사적 장면들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쓰기에 대하여 번역가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을 들어 설명하면서, 그야말로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글쓰기가 아닌가 하고 있다. 동의하는 바이다...

 

170쪽의 짧은 글이지만 사회적인 현상에서 경제로, 문화로, 정치로, 종교 그리고 미학으로 점프하기를 여러 번이니 어떤 식으로 리뷰를 써야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우르제드니크처럼 문장을 길게 늘여서 중구난방처럼 보이게 해보자 이런 생각에도 이르렀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하여 그 정도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슬프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글인가? 그런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세심하게 배열되고 배치된 글이라 보는 것이 옳으리라.

 

대체로 믿거나 말거나 풍의 분위기를 풍기고는 있지만 오우르제드니크가 유독 신경을 쓴 것 같아 보이는 대목은 인종 학살과 기억에 관한 부분이다. 이처럼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역사 속 장면들은 비슷한 문장들이 여러 번 반복된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 혹은 즐기려면 20세기 유럽사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겠고, 그렇지 않아도 읽는데 아쉬움은 없다. 짧은 글이지만 독자를 흡입력 있게 붙들어 두지는 못한다는 게 흠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언어로 씌인 역사, 소설로 접근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다음은 인상깊었던 기억에 대한 세 문단.

 

역사학자들은 20세기에 세계적으로 대략 60회의 인종 학살이 일어났으나 전부 역사적 기억에 포함되지는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역사학자들은 역사적 기억이 역사의 일부가 아니라고 말하며 기억은 역사적 영역에서 심리적 영역으로 옮겨 갔고 이로 인해 새로운 방식의 기억이 마련되었는데 그렇게 되면 그것은 이제 사건에 대한 기억이라기보다는 기억에 대한 기억의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 기억의 내면화 때문에 사람들은 과거에 대한 어떤 빚을 갚아야 한다고 느꼈지만 누구에게 무슨 빚을 갚아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후 유대인 문제에 대한 최종 해결책은 홀로코스트나 쇼아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왜냐하면 유대인들이 그것은 엄밀히 말해 인종 학살이 아니라 인종 학살을 넘어선 어떤 것이며 인간의 이해를 넘어선 어떤 것이라고 하며 이 특수성을 표현할 만한 다른 이름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인종학살을 자기들만의 것으로 전용하려 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 많은 사람들은 말하기를 어떤 인종 학살이든 피해자는 자기들의 경험이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인식하기 마련이고 유대인들은 역사적 현실을 발현된 형태와 혼동하고 있으며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유대인들이 대부분의 사람들로 하여금 홀로코스트를 마치 영화의 극적인 한 장면처럼 상상하도록 만들어 버렸다고 했다. 44,45

 

나중에 역사학자들은 공산주의가 인류 문명에 대한 새로운 위협을 드러냈다고 말했는데 그 위험이란 역사적 기억의 실종이며 이전에도 여러 독재 정권이 도서관과 박물관 등등에서 기억을 검열했다는 것이었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공산주의자들은 기억의 말살을 공적인 혹은 개인적인 삶의 모든 영역까지 확대했고 법적인 원칙으로 승화시켰는데 이것은 독창적인 방법이었다. 103

 

인류자들은 말하기를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는 박물관이나 기록 보관소보다 기념비가 더 나은데 왜냐하면 기념비는 역사보다 기억에 호소하기 때문이며 역사가 살아있는 과거를 시간 속에 고정시킴으로써 그 정당성을 없애 버리는 반면에 기억은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법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역사학자들은 기념비가 사회의 기억을 분류하고 집단 기억을 조직화하며 전반적인 망각 특히 구체적인 망각과 싸우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나 사실상 다른 형태의 망각을 창조하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했으며 철학자들은 망각조차도 체계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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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6-02-16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찌찌뽕.. 전에 에이바님 포스트 보고 저도 이 책 구입해놓고 있다가 막 읽으려고 꺼냈는데 ㅎ

에이바 2016-02-16 17:32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기네스님 저번에 읽으신다고 그러셔서 리뷰 기다리고 있어요. 전 리뷰 포기...ㅋㅋㅋ

2016-02-16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7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황금 물고기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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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란 이름을 들었을 때, 그 길이와 운율성이 꽤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작품을 읽어보겠다는 생각에 이르진 못했는데 당시엔 문학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년이 지나 우연히, 그의 작품을 접하고 아름다운 문장이 이룩한 회화성이 무척 기억에 남았다. 이때도 감탄만 했지 읽지 않았다. 읽어야 하는데 라는 일종의 부채의식은 도서정가제 시행 직전 그의 작품을 하나 고르게 했다. 제목도 예쁜 『황금 물고기』. 그리고도 시간이 흘러 이제야 그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때 그 느낌이 기억 속에서 윤색되었기 때문일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조금은 속았다는 기분으로, 노트를 찾아보니 그 소설은 『사막』이었다. 하르타니를 기다리는 랄라였던가... 『사막』의 랄라는 『황금 물고기』에 등장하는 랄라 아스마와 동일인물일까?

 

여러 일화들을 통한, 이 프랑스 문호에 대한 호감에도 불구하고 1997년에 발표된 이 작품에 대한 감상에는 약간의 실망이 함께 한다. 지나친 표현이겠지만… 촌스러움을 느꼈다. 문장, 표현은 감성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이다. 그러나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세계가 제시되는 방식은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을 연상시킨다. 흔히 서양문화에서 그려지곤 하는 동양 혹은 탈서양적 세계, 어떤 정신적 구도의 길을 제시하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물론 주인공 라일라의 뿌리내리지 못하는 삶, 근원 찾기의 길은 그녀가 ‘원래의 문화에서 뽑혀져 나와 타문화 안에 감금된 아이’라는 점에 연유하고 있다. 문명도시의 대척점에 위치하는 이 근원지의 평안함은 상처받은 라일라를 치유함으로써 현대사회의 폭력성을 강조한다.

 

라일라가 자신의 근원지로 돌아가 자리 잡고 안정을 찾는 모습을 비판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소설에서 제3세계는 서구 문명을 반성하기 위한 대체로 제시되고, 또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는 라일라의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그 세계의 현실에 대한 시각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호문화성을 강조하는 작가의 이력을 모르는 바 아니며, 그가 『황금 물고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시대적 사정을 고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발상은 촌스럽게 느껴진다. 아직 어린 라일라가 겪어야 했던 비극에는 슬픔을 느꼈지만, 한없이 욕망에 충실한 그녀를 보며- 과연 이 소설의 끝에서 엿본 미래가 마냥 아름다울 것인지, 회의가 인다.

 

그때 문득 나는 왜 그녀가 우리 둘이 서로 닮았으며 둘 다 자신의 육체를 가지지 못한 존재라고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뭔가 진정으로 원한 적이 없고 항상 타인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_160쪽

 

소설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너무 많은 일을 겪게 되는 아이는 ‘밤’이란 뜻의 라일라로 불린다. 아이의 인생은 감금과 자유로 설명할 수 있다. 그녀가 만난 이들은 도움을 주면서 ‘그물’을 함께 펼친다. 이러한 구속은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일종의 보호받는 느낌,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소녀는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에너지를 소진하면 다시 떠나온 곳, 감금되었던 장소로 온다. 돌아갈 곳이 어딘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뿌리에 대한 그리움은 다양한 형태로 제시되는데 그중에서도 아이와 조손 관계를 형성하며, 고향 이야기를 들려주는 엘 하즈는 중요한 인물이다. 소녀에 대한 애정이 마리아 마포바의 여권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의 애정으로 라일라는 이름과 자유를 얻는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밤의 파리였다. 라일라가 어딘지 모를 고향을 그리워하며, 비슷한 상실을 위로하는 사람들을 찾아나서는 시간. 그녀는 자신을 가리켜 이중생활을 하는 ‘한 마리의 바퀴벌레’라 하며, 다른 바퀴벌레들을 만나러 간다고 한다. 도시 곳곳에 모여 그들의 언어와 몸짓으로 밤의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 무리에 속하지 못한 이들에겐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빛이 사라진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존재감을 발산하는 사람들. 바퀴벌레라 함은 자신들을 탐탁찮게 여기는 시각을 비꼬는 것일까? 그곳에서, 라일라는 아름다운 시몬을 만난다. 그리고 음악을 통해 내면을 표현하는 것을 배운다. 그 음악은 마른 땅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실망에도 불구하고 『황금 물고기』는 좋은 소설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다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남자들- 아벨, 들라예, 독일문화원의 쇤, 도서관의 루시디, 노노, 장-이 라일라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 차이는 어떠한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직 어리고 이기적인 라일라가 타인에 대한 동정을 발휘하는 때는 언제인가? 프란츠 파농의 책을 옆에 끼고 니체를 외는 역사학도 하킴이라는 캐릭터는 어떠한가? 신분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프렌치 드림은 어떻게 다른가? 랄라 아스마는 라일라를 감금(혹은 보호)했지만, 정신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도록 단련시킨다. 소녀의 지적 수준은 프랑스 대입준비시험 중 철학과 역사과목에선 어려움이 없을 정도다. 이렇듯 어떤 사람, 어떤 사건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혹은 모순) 외 미국으로 건너 간 라일라가 겪는 우연들을 통한 독서도 흥미롭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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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5 18: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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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18: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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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18: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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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15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에이바 2016-02-15 21:52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보내셨길 바랍니다. ㅎㅎ
 


저는 아티초크에서 나오는 ‘빈티지 시선’을 좋아하는데요. 이 출판사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예전에 포스팅 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출간된 시집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제가 사 모으기도 했고,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도 있어요.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이 좋은 이유는 그동안 쉬이 접하지 못한 시인들의 작품을 출간하기 때문인데요. 시인들의 작품은 이해를 돕는 해설, 삽화와 함께 감각적이고 세련된 표지로 완성됩니다. 시는 어렵지만, 읽으면 지적 고양감도 느껴지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허세부릴 때도 좋아요. 책장에 꽂아두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합니다. 아주 예뻐요.

 

표지는 세 버전으로 나오는데요,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할 땐 랜덤으로 배송되지만 아티초크 스토어에선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아티초크 스토어에서 구매했지만, 서점에서 랜덤으로 보내주는 표지를 기다리는 것도 좋더라고요. (첫 시집을 살 때는 아직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하지 않기도 했어요. 지금은 5대 인터넷 서점과 아티초크와 제휴를 맺은 북카페, 작은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랜만에 출판사 블로그에 갔다가 좋은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티초크에서 출간된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10개월 만에 3쇄를 찍었다고 합니다. 판매량이 곧 1만 부가 된대요. 이번에 나오는 3쇄는 편집과 구성, 번역이 다듬어지고요. 그래서 『악의 꽃』 1쇄와 2쇄를 가지고 있는 독자를 대상으로 3쇄 증정 추첨 이벤트를 한다고 합니다. (이벤트 안내는 아래를 참고하세요)


시집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응모하시면 좋겠고, 그렇지 않으신 분들은 새로운 버전으로, 이번에 마련해 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소식을 전하는 김에 제 것도 한 번 찍어봤어요. 『쇼팽 노트』에서 앙드레 지드가 말하길, 쇼팽의 작품들은 보들레르의『악의 꽃』에 비견할 만 하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함께 찍어봤습니다. 강렬한 표지 A. 1쇄입니다.




아, 번역 후기에도 씌어 있지만 공진호 번역가가 불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중역이 아니에요. 궁금해서 출판사에 문의하기도 했었는데... 해설도 상세하고 참 좋습니다. 대산문학총서에서 나온 『악의 꽃』보다 쉬이 읽힙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대산에서 나온 버전이 더 좋다고 했는데 계속 손이 가는 건 아티초크의 시집이에요. 이렇게 끝내면 섭섭하니까 제가 좋아하는 시도 한 번 소개해볼게요. 「포도주의 영혼」과 함께 실린 삽화입니다.


 

-카를로스 슈바베의 삽화 「포도주의 영혼」이 실린 『악의 꽃』은 제네바 도서관에 한 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27Ame_du_vi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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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의 영혼

L'Ame du vin

 

어느 날 밤, 포도주의 영혼이 휴대용 술병 속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오, 인간이여, 친애하는 가난한 사람들이여! 나, 너희에게 노래하노니,

진홍빛 밀랍으로 밀폐된 유리 감옥에서 부르는

이 노래는 빛과 동포애로 충만하도다.


나는 내 인생을 창조하고, 내게 영혼을 부여하기 위해

불타는 듯 뜨거운 언덕에서 얼마나 많은 수고와

땀과 강렬한 햇빛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지만,

보람을 느끼지 못하거나 악의를 품지 않으리니,


나는 노동으로 지친 사람의 목구멍 속에 빠질 때

무한한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람의 따뜻한 가슴속은 쾌적한 무덤,

나는 추운 저장실보다 거기가 훨씬 더 좋다.

 

너희는 주일(主日)에 울려 퍼지는 단조로운 노래와

내 두근거리는 가슴속에서 속삭이는 희망의 소리가 들리는가?

너희는 테이블에 팔꿈치를 얹고 소맷자락을 걷어붙이고

나를 찬양하고 만족해할 것이며,

 

나는 너희로 기뻐하는 아내의 눈을 빛나게 해주고,

너희 아들의 힘과 혈색을 회복시켜 주고

인생이라는 저 허약한 운동선수에게는

격투사의 근육을 단단하게 해주는 기름이 되리라.

 

신의 식물성 양식, 영원한 파종자가 뿌리는

소중한 씨앗, 나는 네 안에서 죽으리니,

우리의 사랑에서 시가 돋아나, 신이 보기에

희귀한 꽃으로 두드러지게 하기 위함이라.”


번역: 공진호


 

 

위 시의 불어 원문과 영문 번역(두가지 버전)을 보시려면

http://fleursdumal.org/poem/192 


이벤트 응모는 출판사 블로그에서 받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artichoke_kr/220619152107

 



이벤트 안내


 

 대 상 

《악의 꽃》 1쇄 또는 2쇄를 가지고 계신 독자

 

 방 법 

1. 먼저 이 포스트를 전체공개로 스크랩해 주세요.

2. 가지고 계신 《악의 꽃》 사진을 포스팅합니다.

3. 2의 링크를 댓글로 알려주시면 참여가 완료돼요

 

 당첨자 발표 

총 3명, 2월 12일 (금)

 

당첨되신 분들께는

#NewEdition 《악의 꽃》(증정용)을 나눔합니다.

  


 하나 더! 

3가지 표지 중 마음에 드는 표지로 선택가능해요.

NEW 《악의 꽃》을 기존 것과 비교해보는 재미를

맘껏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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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2-10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티초크 저도 맘에 들어 계속 찜 ㅡ하는중...ㅎㅎㅎ

에이바 2016-02-11 18:33   좋아요 1 | URL
그렇죠? 한번씩 쓸어보는데 그냥 막 뿌듯하고 그래요.

[그장소] 2016-02-11 21:54   좋아요 0 | URL
초판이 ...없단게 아쉽다는!!!

cyrus 2016-02-1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바베가 상징주의 화가라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있는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그런데 그가 그린 삽화를 보자마자 괴랄한 느낌이 들었어요. 팜므 파탈 이미지는 잘 살렸는데, 여인의 자세가 영 불편해 보입니다. ㅎㅎㅎ

[그장소] 2016-02-11 21:55   좋아요 0 | URL
어휴...파탈적 자세...^^

에이바 2016-02-12 10:01   좋아요 1 | URL
포도밭에서 포도주의 영혼이 노래하는 삽화... 저는 1900년에 나온 삽화이긴 해도 꼭 벗겨야 했나 뭐 그런 생각을ㅋㅋㅋ 포도주가 머리에 흐르는 것 같지 않나요? ^^

[그장소] 2016-02-12 13:15   좋아요 0 | URL
에이바 ㅡ옷을입운 포도영혼은 ㅡ정령 ..좀 그런데..하긴 포도밟기하는거보니 탈의를 하지않아도 긴 장화면 되던데..장화없던 시대엔 어쨌을지..온도 땜에..괜찮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