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도 벌써 반이나 지나가 버렸다. 틈틈이 체크한 신간 중 관심이 가는 다섯 권만 추려보았다.
나눔의 세계: 알베르 카뮈의 여정 / 카트린 카뮈
알베르 카뮈의 친딸 카트린이 펴낸 책으로, 아버지의 창작활동을 더듬어가며 영감을 준 원천등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카트린은 카뮈의 유고 원고였던 '최초의 인간'을 정리해 펴냈으며 지금도 아버지가 살던 집에 거주하며, 그가 남긴 작품들을 관리하고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자료들은 카뮈의 여행 수첩과 사진들, 원고, 서한 등이며, 카뮈의 작품과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세 공간으로 나뉘어 소개되고 있다. 지중해, 유럽, 세계이다. 카뮈가 속했고, 지나쳐온 세계에 따른 그의 사유의 여정을 보여줄 수 있도록 편집되었다. 카뮈 전집을 한국에 소개한 고려대 김화영 교수의 번역이다.
샬로테 / 다비드 포앙키노스
2014년 프랑스 르노도 문학상, 2014년 공쿠르 데 리세앙(고등학생이 선정하는 공쿠르상) 수상 작품이다. 프랑스인이 쓴 소설인데 왜 샤를로트가 아니라 샬로테인가 했더니, 주인공 샬로테가 독일인이기 때문이었다. 독일계 유대인인 샬로테 잘로몬이 스물여섯에, 임신한 몸으로 아우슈비츠로 향해야 했던 비극과 비극만큼이나 찬란했던 그녀의 예술적 재능(회화)을 주목한 작품이라 한다. '시같은 소설, 소설로 태어난 시'라는 광고처럼 소설은 시처럼 씌어졌음을 미리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 / 셔우드 앤더슨
미국 현대 단편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앤더슨의 대표작이다. 20세기 미국 문학강의에서 '위대한 개츠비'와 더불어 가장 많이 읽히는 작품이라 한다.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포크너에 따르면 "우리 세대 미국작가들과 후계자들이 이어갈 미국 문학의 전통을 낳은 아버지"라 한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아모스 오즈 또한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로부터 받은 깊은 영향을 고백한 적이 있다. 산업화가 시작한 마을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를 그로테스크와 아름다움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루미너리스 1,2 / 엘리너 캐턴
2013년 맨부커 수상작인 엘리너 캐턴의 루미너리스 1,2권이 출간되었다. 당시 부커상 역사상 최연소 수상(1985년생)이었기 때문에 부러워하며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자랐기에 맨부커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 소설의 배경은 뉴질랜드의 골드러시 시대인 1960년대이며 살해당한 한 남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역사물이라 한다. 등장인물들은 12지궁과 7개 행성을 대표하고 있으며, 캐턴의 글쓰기는 세라 워터스와 비교되기도 했다고 한다. (빅토리아조 소설을 써서 그런 듯) 1,2권 합쳐 1204페이지인데... 일단 페이지 수에 약간 질릴 듯한 기분이 들긴 한다. 2016년에야 번역이 완료된 것을 보면 꼼꼼한 작업이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이고, 역자 이력을 보니 화학생물공학 학,석사를 마치고 번역가로 활동한다고 한다. 독특하다.
내 심장을 향해 쏴라 / 마이클 길모어
새로운 번역으로 재출간된 책이다. 표창원 교수의 추천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 살펴보게 되었다. 게리 길모어가 무고한 시민 두 명을 살해하고, 자신을 사형시켜주기를 주장하면서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을 재조명한 것이다. 미국에, 사형제도를 부활케 한 게리 길모어의 동생이 쓴 글로, 형의 폭력적 성향이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 길모어 집안의 폭력의 역사를 파헤친 논픽션이다. 일본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개하였다. 게리 길모어가 사형대에 서서 남긴 말이 "Let's do it."이었고, 나이키의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