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사용설명서 (1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양장) -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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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지행동치료에 토대를 둔 <감정사용설명서> 전에 인지행동치료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때는 이론 위주로 봤던 거 같아요.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개인의 생각이 감정과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고, 자동적 사고와 인지적 오류 그리고 비합리적 신념을 개선하고 수정하기 위한 매우 적극적인 심리치료라고 하죠. 그런데 막연하게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것을 이렇게 구체적인 실천방식으로 보니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특히나 서문의 말이 저에게는 작은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자”, 어쩌면 저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가장 인색했던 사람이 아닌가 싶고, 정말이지 기회를 주고 싶어졌습니다. 왜냐면 이렇게 제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우울과 무기력이 제 삶을 좀먹을 것 같거든요.

 여러 가지 주제를 갖고 자신이 갖고 있는 심리적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요. 지금 저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바로 분노 다스리기였어요. 나를 화나게 하는 생각들, 예를 들면 나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지?” 같은 생각 말이죠. 정말이지 예시로 나오는 질문들이 정말 제 마음을 그대로 읽어낸 것 같더군요.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드는 이유는 모든 것이 나의 바람과 생각에 맞게 굴러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도덕적 가치관이 나와 다르고, 심지어 일반적인 사회에서 통용되는 수준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다르게 행동할 것을 요구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그 분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해요. “다른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살게 내버려 두리라”, 그래서 그 사람들이 내 삶을 망치고 내 마음의 평정을 깨트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인 것이죠. 매일 적어도 한달 간은 소리내서 읽으라던 그 한 페이지도 참 좋았어요. 마치 자신에게 선언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나는 스스로 나의 기분을 결정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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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_일을 쓰는 여자 - 우리는 어떻게 더 인정받고, 전보다 덜 흔들리면서, 마음껏 성장할 수 있을까?
마셜 골드스미스.샐리 헬게슨 지음, 정태희.윤혜리 옮김 / 에이트포인트(EightPoint)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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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일을 쓰는 여자> 제목부터 참 마음에 들었는데요. 내일(tomorrow)이기도 하지만 내 일(my work)이기도 한 표현이니까요. 요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한 것이 후회된다는 푸념이 종종 나와요. 물론 우리나라가 직업인과 주부의 삶을 병행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기는 하죠.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그래도 그런 아쉬움이 생기는 이유는 아무래도 내 일, 내 커리어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해요. 일견 이 책은 일하는 여성을 위한 책처럼 느껴지지만 만약 이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면 저는 도리어 주부로 살아가다 자신의 발전을 모색하면서도 자꾸만 망설이고 있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네요. 그만큼 여성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돌아볼 수 있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이죠.

 미래에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여성이 자신의 힘으로 성장하려면’, ‘더 나은 삶 그리고 나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저는 자신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모색해보는 부분이 참 좋았어요. 특히나 여자에게 가장 큰 장애물인 자기 비판에 대한 부분이 그러했습니다.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이 돼라라는 조언이 제 마음에 와닿았죠. 그 누구보다 자신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저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 열심히 하면 누군가 자신을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감, 또 내 일만 잘해내면 될거라는 사명감 역시 덜어내야 할 것들이었어요. 이 책에의 장점은 자신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는 작은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자신의 장점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착한 여자는 천국에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든 갈 수 있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천국에 가고자 노력하기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다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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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전 - 세상 모든 단어에는 사람이 산다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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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이라는 것은 어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편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요. 이번에 카피라이터 정철의 <사람사전>을 읽으며, 나만의 사전을 만드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구체적인 사전이 아니라도, 나만의 단어를 풀어볼 수도 있고요.

 고립에 대한 정철의 풀이 중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남이 준 고립은 고독이지만 스스로 만든 고립은 독립이다언어는 생각이 표현되는 수단에 불가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언어와 생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고독 그리고 독립의 선택은 본인의 선택이라는 것이 좋더군요. 강조라는 단어 역시 그러했는데요. 힘을 주는 것뿐 아니라 힘을 빼는 것도 강조라는 것이죠. 힘을 뺄 줄 모른다면 역시나 강조가 이루어질 수 없잖아요. 생각해보면 저 역시 너무 힘을 많이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스쳐 지나갈 것은 지나가게 둬야 하는데 모든 것을 다 붙잡고 있다 보니,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죠. 책을 읽다 보면 이렇게 제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들을 너무나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옐로카드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경고의 의미로 생각하기 싶지만, 사실 옐로카드를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내 인생을 선수로 뛰고 있다는 증거일수도 있다는 것이죠. 적어도 관객에게 엘로카드를 내미는 심판은 없으니 말이죠. ‘학생역시 그렇죠. 졸업하는 순간부터 진짜 학생, 살아있다면 학생, 이제는 정말 그런 세상인 것 같아요. 자신의 인생에선 언제나 초심자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인지라 영원히 배우면서 살아야겠죠. 저에게는 그 배움의 통로가 책이고,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며 그 누구의 생각이 아닌 나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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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 세계사, 한국사, 미술, 음악 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김정화.김혜경 지음, 서원초등학교 교사연구회 감수, 박현주 기획 / 소울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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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개의 질문과 길어야 2장 정도의 답으로 구성되어 더욱 읽기 편한 < 어른을 위한 친절한 지식 교과서 2 > 1편은 사회, 과학, 수학, 국어로 이루어져 있고 2편은 세계사, 한국사, 미술, 음악을 다루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평소에 관심있어 하는 분야는 2편에 다 있네요.

 인더스 문명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는데, 인더스 문명을 세운 사람들로 드라비다인이 추정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보통 인도하면 떠오르는 힌두교의 기반을 닦은 아리아인은 철기를 바탕으로 드라비다인을 밀어낸 종족이라고 하니 더욱 흥미롭고요. 그리고 정말 단순한 질문이지만 그 답에 놀랏던 자금성에는 방이 몇 개나 있나?”도 있죠. 알려진 9,999칸은 상징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8,886칸의 방이 있다고 해요. 정말이지 현존하는 궁궐 중 최대 규모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네요. 그리고 열강의 식민지 경쟁이 한참일 때 독립을 지켰던 나라로 태국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프리카에도 에티오피아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신식군대를 양성하고 근대적 개혁으로 독립을 지켰던 에티오피아, 태국 역시 라마 5세가 개혁을 잘 했던 걸로 알고 있어서 그 유사점이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6.25때 에티오피아가 우리나라로 파병을 했었자나요. 그 원천도 거기에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신라에도 금수저, 흙수저가 있었다는 것, 너무나 잘 알죠. 바로 골품제때문인데요. 저는 골품제의 한자를 보고서 웃었던 적도 있어요. 뼈에도 등급이 있다니 말이죠. 물론 덕분에 여왕이 등장할 수 있었다니, 성별보다도 더욱 중한 것이 신분이었던 시절이네요. 하기사 고려시대 여성의 지위에 대한 이야기를 봐도 우리나라에서 남존여비가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은 조선시대 이후인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화가 클림트, 그가 아르누보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요. 철과 유리의 제조기술이 발달하며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는 시대의 흐름을 그림에 녹여낸 것이라니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에밀레 설화가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니 놀랍기만 합니다. 지금의 과학기술로도 재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종소리를 갖고 있는 성댁대왕신종, 잊지 말아야 할 이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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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 1 - 그래도 무식하게 죽지 말자!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 지식 1
마리옹 몽테뉴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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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무식하게 죽지는 않고자 읽게 되는 <알아두면 피곤한 과학지식1> 이 책은 2013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대중문화상을 받았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TV에서 방영하기도 하는 과학 만화인데요. 다섯 가지 분야의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는 것 외에는 반전의 매력을 간직한 콧수염박사가 흥미로운 질문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설멍을 해줍니다.

 최근에 즐겨보는 미드 코드블랙에서 사후냉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식수술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질환이 재발하여 고통받던 여성이 사후냉동을 선택했어요. 남편과 로맨틱한 재회를 약속하면서 자신의 선택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두 사람을 응원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사후냉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것을 읽고 제 낭만적인 기억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네요.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어떻게 보면 엽기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방식이더군요.

 제가 장르소설을 즐겨봐서인지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은 우주의 주인은 누구?’도 있어요. 우주에서 범죄가 일어난다면이라는 가정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추정할 수 있는 상식선의 규칙이 있지만, 사실 우주정거장에서 범죄가 일어난다는 것을 상상해보지 않아서 그런가봐요.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주제인 어떻게 해야 지방을 뺄 수 있을까?’에서는 머지않아 나올 다이어트 약품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했네요. 전에 배 속의 세균집단의 차이로 비만이 된다는 이야기를 본적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죠.  

 만화로 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쉽게 생각하게 되지만, 또 그렇다고 쉬운 내용만은 아니라서요. 그래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품어봤을 의문을 바탕으로 풀어가서 흥미롭게 읽게 되더라고요. 2편도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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