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전 - 세상 모든 단어에는 사람이 산다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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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이라는 것은 어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편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요. 이번에 카피라이터 정철의 <사람사전>을 읽으며, 나만의 사전을 만드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구체적인 사전이 아니라도, 나만의 단어를 풀어볼 수도 있고요.

 고립에 대한 정철의 풀이 중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남이 준 고립은 고독이지만 스스로 만든 고립은 독립이다언어는 생각이 표현되는 수단에 불가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언어와 생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고독 그리고 독립의 선택은 본인의 선택이라는 것이 좋더군요. 강조라는 단어 역시 그러했는데요. 힘을 주는 것뿐 아니라 힘을 빼는 것도 강조라는 것이죠. 힘을 뺄 줄 모른다면 역시나 강조가 이루어질 수 없잖아요. 생각해보면 저 역시 너무 힘을 많이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스쳐 지나갈 것은 지나가게 둬야 하는데 모든 것을 다 붙잡고 있다 보니,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죠. 책을 읽다 보면 이렇게 제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들을 너무나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옐로카드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경고의 의미로 생각하기 싶지만, 사실 옐로카드를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내 인생을 선수로 뛰고 있다는 증거일수도 있다는 것이죠. 적어도 관객에게 엘로카드를 내미는 심판은 없으니 말이죠. ‘학생역시 그렇죠. 졸업하는 순간부터 진짜 학생, 살아있다면 학생, 이제는 정말 그런 세상인 것 같아요. 자신의 인생에선 언제나 초심자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인지라 영원히 배우면서 살아야겠죠. 저에게는 그 배움의 통로가 책이고, 이렇게 좋은 책을 읽으며 그 누구의 생각이 아닌 나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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