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밥상
박중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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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죠. 삼시 세끼 먹는 음식을 통해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그런데 요즘 우리가 먹는 밥상은 어떨까요? 이번에 박중곤의 <종말의 밥상>을 보며 제 밥상을 떠올려봤습니다. 주로 빵과 과일 그리고 견과류와 유제품으로 이루어진 제 밥상은 오색오미가 사라진 이 책에서 지적한 그대로 고소함과 단맛으로 점철한 것이네요.

 이 책에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식물재배와 동물사육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물론 인간의 욕망 그 중에 식욕이 이런 사태를 부채질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은 잊어서는 안되겠지만요. 단맛과 신맛이 감돌던 재래과일종과 다르게 단 맛을 극대화 시킨 과일 역시 사람들이 단 맛에 끌리기 때문이겠죠. 너무나 달달한 과일들, 심지어 요즘은 과일 재배할 때 설탕을 뿌린다는 농담을 하는 사람도 봤는데요. 그런 방식이 아니어도 이미 단맛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개량해왔고, 과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품이 단맛을 높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서 우리의 밥상에는 사탕바구니가 놓인 것과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동물 사육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이제는 닭도 닭이라기보다는 그 용도에 따라 육계와 산란계로 구분해서 사육한다고 해요.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는 물론 아니고요. 심지어 육계는 한달 정도의 사육기간을 거친다고 해요. 닭의 원래 수명이 10~15년이라는데, 그렇게 살아가면서 축적되는 에너지가 분명 있을텐데, 우리는 그런 것을 섭취할 수 없는 것이죠. 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식용동물들이 공장형으로 사육되고 있기 때문에 전염병에 취약한 것 역시 문제고요. 우리나라에서 살처분이 여러 번 일어나기도 했잖아요. 저 역시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대로 좋은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먹거리로 인해서 인류는 비전염성 질환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제는 전염성 질환마저 창궐하여 요즘은 코로나 19로 고통받고 있는데요. 날아다니는 바이러스 저장소라고 불리는 박쥐, 박쥐는 특별한 면역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 있지만요. 박쥐의 생태계를 침범하고 있는 인간에겐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이 문제지요. 이 역시 인간의 식욕이 만들어낸 비극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동물복지의 증진과 나아가서 농장 식물 재배에도 복지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이 인간의 건강추구권과 연결되기 때문이죠. 일단 저부터 오색오미 밥상,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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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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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동경하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하게 된 페니, 페니가 달러구트에게 했던 질문 중에 하나는 저 역시 늘 생각했던 것입니다. “왜 꿈을 꾸는가?” 특히나 저처럼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 소중한 휴식의 시간을 꿈에 빼앗겨 버리면 너무나 억울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바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었죠.  

페니가 사는 곳은 잠이 들어야만 갈 수 있어요. 꿈 덕분에 번창한 도시에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푸드트럭이 있어요. 저라면 여기 단골일 것 같고, 꿈 백화점을 간다면 숙면사탕을 탐낼 것 같아요. 하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바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입니다. 굳이 꿈을 꾸고 싶다면 2층에 가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꿈과 한정판으로 나온다는 추억의 꿈을 매일매일 살 거 같은데, 5층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에는 정말 다양한 꿈이 있어요. 물론 중간에 한정판으로 들어온 예지몽은 솔깃하긴 하네요. 사람들은 그보다 다양한 이유로 꿈을 삽니다. 연말이면 올해의 꿈 시상식이 열리는데, 페니가 일을 시작한 첫 해, 1등을 한 작품은 극한의 자유를 맛볼 수 있는 꿈이었어요. 처음에는 푸드트럭에서 멈춰서고 싶었던 저 역시 책을 읽다 보니 점점 여러 가지 꿈에 관심이 생기더군요. 물론 그 꿈을 꾸고 느낀 감정의 절반을 대가로 지불하게 되지만, 극한의 자유라정말 솔깃하네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하게 된 페니는 웨더 아주머니를 병아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곤 해요. 그리고 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는 힌트를 주며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달러구트와 함께하게 되죠. 저는 악몽을 많이 꾸는 편이라서, 악몽을 만드는 제작자인 막심과 달러구트가 계약을 했을 때 좀 실망하기도 했어요. 재입대하는 꿈 그리고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던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꿈이라니 저 같아도 분노해서 환불을 요청할 거 같아요. 특히나 시험을 보는 꿈은 제가 자주 꾸는 꿈이기도 해서 더욱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그런데 그 꿈에 구매계약서에는 독특한 것이 있었어요. 바로 악몽이 아니라 트라우마 극복의 꿈이라는 것이었죠. 그 트라우마를 극복한 두 사람에게서 자신감이라는 대가가 입금되는 것을 보며, 저도 문득 악몽을 통해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뭐처럼 환상적인 환타지 소설에 푹 빠져 있다 보니 오늘 밤에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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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의 기술 - 뇌과학이 말하는 즐거워할 줄 아는 지능의 비밀
앤서니 T. 디베네뎃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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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의 저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아무래도 유쾌함일 것 같네요. 그래서 행동과학자 앤서니 T. 디베네뎃의 <유쾌함의 기술>이 너무나 궁금했어요.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유쾌해질 수 없다면, 기술이라도 배워서 키워나가고 싶어졌으니까요.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상상력도 근육처럼 훈련을 통해서 강화시킬 수 있대요. 그렇다면 유쾌함 역시 그럴 수 있겠죠. 그는 다양한 학문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세상을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아냈는데요. 이를 상상력, 사교성, 유머, 즉흥성, 경이성이라는 다섯가지의 특징으로 정리합니다. 매장마다 이를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기도 하고요.

 유머란 웃을지 안 웃을지의 문제가 아니라, 울면서 동시에 웃는 것이라는 말 너무나 기억에 나네요. 우울하니까, 난 계속 우울할꺼야 하면 결국 우울의 늪에 갇히게 마련이잖아요. 문득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온 아인슈텔룽 효과가 떠오르네요.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보면 사람이 결국 경직되고 기계처럼 된다는 것인데요. 우울감 역시 그런 것이겠죠. 그 안에 갇히게 되는 이유는 어쩌면 새로운 상황에도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교성에 대한 이야기에도 비슷한 것이 나와요. 바로 앵커링입니다. 고정관념이라고 하면 더욱 이해하기 쉬운데요. 심리적 지름길을 이용하는 뇌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을 통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네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불편해도 낯선 상황을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해요. 이를 통해 유쾌함의 기술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죠. 심지어 요즘은 언택트 시대라고도 하고요. 하지만 그런 가상공동체는 사교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그래서 더욱 얼굴을 마주하거나 전화로라도 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건강한 공동체속에서 살아가면 유쾌함의 기술을 높일 수 있다니, 내일은 뭐처럼 친구들과 만나서 좋은 시간을 보내야겠어요.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일상의 모든 것에 경이감을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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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 -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29가지 지혜
라이언 패트릭 핸리 지음, 안종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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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언 패트릭 핸리의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은 책띠에 있는 글귀가 더욱 책을 잘 설명하는 느낌이 듭니다.  최선의 삶을 위한 이정표가 되어주는 애덤 스미스의 인생수업우리에게는 국부론, 혹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너무나 익숙한 애덤 스미스입니다. 하지만 그의 묘비에는  "<도덕감정론>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 여기에 잠들다"라는 문구가 써있다고 해요. 이 책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덕감정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예전에 국부론에 대해서 공부한 적이 있어요. 그때 인간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이기심보다는 보다 제한적인 이기심, 어떻게 보면 자기애라고 하는 게 어떨까 싶은 것이라고 애덤 스미스는 분석했죠. 하지만 사람을 이타적으로 만들어주는 공평한 관찰자존재하기에 타인과 어울려 살 수 있죠. 이를 확장시켜 시장에서도 그러한 기제가 작동하여 과다경쟁을 막을 수 있다고 그가 예측했다는 것을 배운 적이 있어요. 물론 그 예측이 딱 맞아떨어졌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현대의 자본주의긴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가 인간은 절대적 수준의 완전성을 이루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봤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 바로 절대적 완전성에 근접한 정도의 완전성을 지향해야 하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인간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 인물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물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노력은 부단히 이루어져야 하죠.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다양한 도움을 줍니다. 증오와 분노가 한 사람의 행복을 파괴하고, 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그러하고요. 평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없애야 하는 것으로 그가 꼽았던 것인데, 정말 공감이 되는 요즘입니다. 물론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딱 떨어지는 답이 없는 것은 조금 아쉬워요. 아무래도 지만, 일단 그런 감정이 자신을 사로잡을 때, 나의 실천이 내 삶의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또한 <국부론>을 배울 땐, 조금 실망했던 개념인 공정한 관찰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요. 나를 두 사람으로 분리하여, “사안을 조사하고 판단하는 나그리고 조사받고 평가하는 나로 만들 수 있는데요. 이런 내면의 판단자가 존재하면, 보다 나은 방향을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겠죠. 생각해보면 저는 저 자신을 판단함에 있어서 극단적인 편이라고 할까요? 때로는 너무 낮게 보고, 때로는 너무 높게 보고, 그러다 보니 갈피를 잡지 못하는 거 같아요. 일단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탁월함을 키우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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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때리는 영어 표현
이길영 지음 / PUB.365(삼육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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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수많은 통로가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이 잘 안 나오죠. 하지만 제가 한참 영어를 공부할 때는 어학연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아무래도 원어민들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직접 부딪쳐야 영어가 빨리 는다는 것이죠. 이번에 읽은 <뼈 때리는 영어표현>은 저자가 겪은 다양한 상황을 소개하며,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제가 자주 듣는 표현도 등장했는데요. 바로 “No offense, but~”입니다. “악의는 없지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는데요. 여기에 통상적으로 나오는 대답은 역시나 “None taken”, 괜찮다라는 표현이고 저도 책에 소개된 유사한 표현도 적절히 섞어서 사용해봤던 거 같네요. 이런 상황에 자주 놓이다 보면 굳이 암기를 하지 않아도 경험을 통해 습득하게 되기도 하는 거 같네요. 그리고 재미있는 표현도 기억에 남아요. 제 상황과 잘 맞는 표현이라 그런 것이겠죠. 바로 “I must start again from scratch, 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해입니다.

 호주에서 사용하는 영어가 있죠. "Aussie English"라고 하는데요. 저도 호주식 영어표현을 꽤 안다고 생각했는데, 커피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신기했어요. 아메리카노는 “Long black”, 에스프레소는“Short black”이라고 한대요. 이걸 외우기 쉬운 방법은 호주에서는 커피보다 먼저 물을 붓는다고 해요. 자연스럽게 아메리카노는 “Long black”이 되겠죠. 그리고 “XYZ”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나요? 저는 이걸 칵테일로 알고 있는데요. 또 하나의 뜻이 있더군요. 바로 “Examine Your Zipper”의 준말로 남대문이 열렸어요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또한 정말 재미있는 상황도 만나게 되었는데요. “What's up?, 요즘 잘 지내요?”라는 질문에 그냥 글자 그대로 받아서, 장난스럽게 "Sky, 하늘" "Ceiling, 천장"이라고 받기도 한대요. 저도 다음에는 도전해볼까 합니다. 영어 구문과 단어를 그냥 암기하려면, 금새 까먹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함께하니 머리에 더 오래 남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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