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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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폭력을 참고 참다 결국 스물여덟의 나이에 세명의 자식들과 함께 차를 타고 떠나온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렇게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떠나온 엄마는 어느새 나이가 들어 암선고를 받고 만다. 채식을 하고, 화초로 해충을 막고, 감기약보다는 마늘한쪽을 선호하시던 분이지만.. 그녀는 불행히도 폐암판정을 받게 되고 의사가 선고한 시간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엄마의 차에 함께 타고 떠나왔던 어린소녀 셰릴 스트레이드는 어느새 엄마가 자신을 갖은 나이 22살이 되었지만,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약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녀 역시 세 아이를 차에 태우고 당당히 길을 떠나 힘들게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우리집엔 사랑이 넘치기에 가난하지 않다고 말하는 엄마의 딸이다. 그녀는 자동차대신 등산화 (사실, 처음 책이 왔을때 조금 구겨져서 와서 투덜거렸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더 그녀의 등산화같은 느낌을 주는거 같다. ㅋ) 를 신고 몬스터라는 이름을 붙여준 배낭과 함께 길을 떠난다. 9개의 산맥을 따라 펼쳐지는 4,285킬로미터의 도보여행..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이 책을 읽기 전 미리 PCT를 다룬 다큐와 홈페이지를 통해 이것저것 찾아보았기에 그 방대한 길이 어떠한지 미리 알고 있었다. 열기로 가득찬 사막, 눈이 덮여있는 산맥, 화산, 인디언부족, 열대우림, 강과 고속도로, 야생동물까지.. 한때는 인간과 어우러져 있던 환경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는 그저 TV나 영화에서 등장할법한 그 곳을 두발로 걸어간 그녀의 이야기는 내 예상보다 더 많은 울림을 전해주었다.
거창한 목표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였다. 그저 '강한 의지와 책임감, 맑은 눈을 가진 사람, 의욕이 넘치며 상식을 거르지 않는 그냥 보통의 좋은 사람'이였던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 그러기 위해 그녀는 그냥 계속해서 길을 걸어간다. 자신의 일탈도 담담하게 털어놓는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워내며 그녀는 비로서 예전의 자신이 여전히 자신의 안에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500페이지를 훌쩍 넘어가는 이 책을 읽으며 그녀를 한껏 응원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긴 여정의 끝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남은 20센트.. 그녀의 손에 있는 마지막 돈이 전혀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가 하나도 남김없이 핧아먹은 아이스크림을 반쯤 먹다 버린 BMW를 탄 변호사보다 셰릴 스트레이드의 삶이 더 충실하게 느껴졌고 그녀가 앞으로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인생을 꾸려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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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광채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칼라 2
줌파 라히리 외 지음, 리차드 포드 엮음, 이재경.강경이 옮김 / 홍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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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Collar, White Collar, No Collar : Stories of Work]의 2번째 이야기.. 직업의 광채를 처음 접할때는 사실 표지에 등장하는 인물때문에 뭔가 진취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역시나.. 이 책은 [판타스틱한 세상의 개 같은 나의 일]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을때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에 들떠있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이 책은 현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사랑스러움을 찾아 일본을 간 디나의 이야기.. ZZ패커의 [거위들].. 이 짧은 단편을 읽으면서 일본인, 일본사회, 그리고 이주노동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을 접할 수 있었다. 정말 배가 고파서.. 살기 위해서.. 공원에 있는 거위를 쫓는 이주노동자와 재미있는 볼거리에 감탄한듯 기립박수를 치는 일본인들.. 그리고 교과서에서 자살공격을 명령받은 가미카제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던 디나가 결국 그 의미를 온몸으로 이해하게 된 결말까지.. 관광으로 와 돈을 쓰고 갈 손님이 아닌 돈을 벌어 그 곳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이방인들이 어떻게 그 사회에서 겉돌고 외면당하는지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 컨트리 뮤직 특유의 기타소리와 느릿한 노래가 떠오르게 만드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High Lonesome]은 그 음악이 흐르던 시절을 살아온 남자와 그 음악에 익숙해져버린 남자의 이야기랄까.. 비극적인 파멸과 가족의 해체로 치닫는 이야기속에서도 그 음악이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드는 특이한 작품이였다.
또한, 앨리스 먼로의 [어떤 여인들]은 백혈병에 걸려 시들어가듯 죽어가는 한 남자를 둘러싼 4명의 여인들의 이야기가 섬세하게 펼쳐져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미묘한 심리가 마치 한판의 체스처럼 느껴지는 단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직업의 광채라는 제목을 어느새 저만치 미뤄두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 괴물이 되어가는 비밀요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노타우로스를 읽을때 즈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광채가 빛나면 빛날수록.. 그 뒤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는 깊어질 것이라는.. 그리고 이 책은 팍스아메리카나라를 외치는 미국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역사의 순환에 따라..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미국의 앞에 놓여진 황량한 사막의 단면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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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의 한 방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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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대하의 한방울을 읽기 딱 적절한 시기가 아니였나 한다. 2012년이 마무리 해야하는 시기지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안좋은 소식에.. 나도 모르게 "탁류야.. 탁류"를 되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표지에 점점히 찍힌 갈색 점들이 바로 탁류에 흘러가는 인간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인간은 죽음의 보균자로 울면서 태어나 고독하게 죽어갈 뿐이라는 지극히 마이너스적인 사고로 풀어가는 이 책은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플러스 사고로 향해 나아갈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준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감정의 진폭이 커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행복이 높아질수록 사람이 느끼게 되는 슬픔의 늪도 깊어질 뿐이라고.. 어쩌면 이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인생이 고통의 연속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잠깐의 작은 행복에도 너무나 감사하고 한껏 즐길수 있다고 말한다.
한그루의 호밀이 자신의 생명을 가까스로 유지히가 위해 1만 2,300킬로미터의 뿌리를 뻣는다고 한다. 그 노력을 안다면 아무도 '넌 빈약하다'고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삶도 그러한 것이다. 무엇인가를 이루어내지 못해도.. 때로는 실패했다 해도..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이츠키 히로유키의 말에 난 뒷통수를 맞은 것만 같았다. 난 그 노력을 너무나 쉽게 폄하해왔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저 바다로 향해 흘러가는 큰강의 한방울의 물일 뿐이다. 그저 그 거대한 흐름을 따라 흘러갈 뿐이다. 나쓰메소세키는 작은 나를 버리고 자연에 맡기어 살라며 '즉천거사(則天去私)'를 이야기 했고, 신란은 저절로 그렇게 되어 간다며 '자연법이(自然法爾)'를 이야기한다.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 강은 때로는 맑고 때로는 탁하기도 하다. 탁하다고 해서 스스로를 소멸시켜버릴 것인가? 아니면.. 물이 탁할때는 더러운 자신의 발을 닦고 물이 맑을때는 자신의 영혼을 닦으면 되는 것이다. 아마.. 힘들어할 그 아이가 나에게 위로를 구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넌 최선을 다했다고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고..다만, 지금은 그저 '탁류'일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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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평화 있어요?
데비 로빈스 지음, 빅터 로버트 그림, 박현주 옮김 / 검둥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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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술 수도 없는 유리감옥에 갇힌 평화를 구하기 위해 세가지의 열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열쇠를 구하기 위해 떠나게 되는 나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것이 넘쳐난다는 현대사회에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로 평화일 것이기에 우리 모두 찾아가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험의 시작은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고 말하는 시시비비의 도시를 방문하는 것에서부터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루서와 미스터 붓다, 마흐마, 크리스와 모, 아하에게서 평화가 다시 날개를 펼치고 평화의 가루를 뿌리며 세상을 마음껏 날아다닐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가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이름이 낯설지만은 않다. 뒤에 인물소개에도 등장하지만.. 피부색에 상관없이 손잡고 함께 거니는 날을 올 날을 꿈꾸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신도 느낄 수 있는 수용과 연민을 실천하고자 하는 불교의 창시자 싯타르타 고타마, 사랑을 갖고 우리 모두 평화를 연습하고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마하트마 간디, 내가 받기 원하는 대로 똑같이 타인에게 해 주어라 라고 말했던 예수그리스도, 적들과 평화롭게 살고 늘 평화를 추구하라고 가르친 모세,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울려 지내자고 말한 마호메트..
인류의 영적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을 만나 대화하고 여행하는 과정속에서 평화를 구할 세가지 열쇠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바로 내 안에서 찾을 수 있고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이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 바로, 수용, 사랑, 용서의 세가지 열쇠인것이다. 그렇다면, 평화의 손을 잡고 함께 날아가 평화의 축제를 벌이는 꿈이 만들어지는 산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처음 우리가 방문한 시시비비의 도시로 다시 돌아가 내가 옳다는 생각만 쑥쑥 자라나 결국은 모든 것을 잠식시켜버리게 만드는 적대감의 주사위에 삼켜질 것인지.. 그것은 바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


만약, '평화를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수용과 사랑 그리고 용서야.' 라고 누군가 나에게 말한다면.. '당연하잖아' 라며 심드렁하게 대답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똑똑똑, 평화 있어요?]라는 우화를 읽으며 마치 내가 평화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 것처럼 이야기속에 빠져들다보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특히, 화를 내고 기분나빠하는 것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니지에 대한 붓다와의 대화와 어떻게 이 것을 연습할 것인지에 대한 마흐마와의 대화는 우화가 갖고 있는 '생각의 힘'을 잘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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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끝내는 영문법 첫걸음
나가사와 토시오 지음 / 제이플러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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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수학문제를 풀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칙연산과 어린시절 노래처럼 외운 구구단이다. 그렇다면 우리를 힘들게 하는 영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중학교시절에 배운 영문법이 나의 기본이 되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중고등학교때 영문법에 집중하긴 했지만.. 성문영문법과 맨투맨영문법은 영어공부의 바이블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어느새, 회화에 신경을 쓰면서 점점 더 예외적인 용법, 쉽게 말하는 법, 의사소통만 되면 되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해온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처럼, 영어로 놀러다니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일해야 하고, 영어로 글을 써야 하는 때에는 어쩔수 없이 기본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10일만에 중학3년분 영문법을 마스터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한다. 따라서, 처음 영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면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느정도 영어에 익숙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다시 기본기를 체크해 볼 수 있는 좋은 교재가 될 듯하다. 총94개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문제가 다양하고 반복적으로 제시되어 있고, 이것만은 꼭 알아두세요 라는 예외적인 면을 집어주는 코너와 단어들의 발음기호가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다. 물론, 상당히 기본적인 단어이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다.. 라며 넘길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다시 한번 발음기호에 따라 읽어보면서 내가 그동안 틀리게 발음하거나, 아니면 제대로 구별하지 않고 발음하던 것들도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Back to the basic!' 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역량과 마음가짐을 다시 점검하기 위해 이보다 더 좋은 제안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나에게는 이 책을 공부한 시간들이 다시 한번 내가 갖고 있는 영어실력을 점검해보고 다지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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