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광채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칼라 2
줌파 라히리 외 지음, 리차드 포드 엮음, 이재경.강경이 옮김 / 홍시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Blue Collar, White Collar, No Collar : Stories of Work]의 2번째 이야기.. 직업의 광채를 처음 접할때는 사실 표지에 등장하는 인물때문에 뭔가 진취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역시나.. 이 책은 [판타스틱한 세상의 개 같은 나의 일]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을때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에 들떠있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이 책은 현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사랑스러움을 찾아 일본을 간 디나의 이야기.. ZZ패커의 [거위들].. 이 짧은 단편을 읽으면서 일본인, 일본사회, 그리고 이주노동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을 접할 수 있었다. 정말 배가 고파서.. 살기 위해서.. 공원에 있는 거위를 쫓는 이주노동자와 재미있는 볼거리에 감탄한듯 기립박수를 치는 일본인들.. 그리고 교과서에서 자살공격을 명령받은 가미카제의 행동에 충격을 받았던 디나가 결국 그 의미를 온몸으로 이해하게 된 결말까지.. 관광으로 와 돈을 쓰고 갈 손님이 아닌 돈을 벌어 그 곳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이방인들이 어떻게 그 사회에서 겉돌고 외면당하는지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 컨트리 뮤직 특유의 기타소리와 느릿한 노래가 떠오르게 만드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High Lonesome]은 그 음악이 흐르던 시절을 살아온 남자와 그 음악에 익숙해져버린 남자의 이야기랄까.. 비극적인 파멸과 가족의 해체로 치닫는 이야기속에서도 그 음악이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드는 특이한 작품이였다.
또한, 앨리스 먼로의 [어떤 여인들]은 백혈병에 걸려 시들어가듯 죽어가는 한 남자를 둘러싼 4명의 여인들의 이야기가 섬세하게 펼쳐져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미묘한 심리가 마치 한판의 체스처럼 느껴지는 단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직업의 광채라는 제목을 어느새 저만치 미뤄두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 괴물이 되어가는 비밀요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노타우로스를 읽을때 즈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광채가 빛나면 빛날수록.. 그 뒤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는 깊어질 것이라는.. 그리고 이 책은 팍스아메리카나라를 외치는 미국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역사의 순환에 따라..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미국의 앞에 놓여진 황량한 사막의 단면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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