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파라솔 아래에서
모리 에토 지음, 권남희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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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책속에 등장하는 가시와바라 삼남매처럼 어두운피에 꽤 집착하고 있었다. 어두운 피라.. 돌아가신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아버지가 어두운피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피는 못속인다.. 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에.. 삼남매는 어린시절 너무나 완고하고 고지식한 교육으로 자식들을 억눌렀던 아버지의 새로운 면에 당황한다.


그렇게 압수해버린 물건을 담아놓은 상자를 보며 어린시절 반짝거리는 추억은 모두 아빠에게 빼앗겨버렸다고 생각하는 오빠와 다르게 그런 것조차 가진적이 없다는.. 막내딸 하나. 그리고 이 책의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첫째딸 노노.. 이렇게 세남매는 아빠가 감추고 싶어하던 과거.. 그리고 아빠가 이야기하는 어두운 피가 무엇인지 찾아 아버지의 고향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어두운 피의 진실이 밝혀졌을때 나는 책속의 인물들보다 더 허탈함을 느꼈다. '혹시 나에게도 어두운 피가 흐르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과 '자신의 실수를 말도 안되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돌리는것은 불합리하다.' 라는 두가지 입장이 내 마음속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책속의 인물들처럼.. 나의 약점을 가릴수 있는 핑계를 찾고 있었던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 자기 인생을 부모 탓으로 하지마


이말은 나에게도 확 와닿는 말이였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꽤 오랜시간동안 그랬다. 신뢰를 흔들어버린 아빠탓.. 너무나 완벽주의자였던 엄마탓.. 결혼도 하고 한 가정을 꾸려 독립하고 나서도 여전히 그랬다. 어쩌면 '아빠와는 그 문제에 대해서 말도 하지 않겠어'라며 꽁하고 있던 내 생각과 달리.. 내 마음의 응어리는 이미 다 풍화되어 사라져버린지도 모르겠다. 아빠와는 어제도 와인잔을 마주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어쩌면 그저 나만의 집착이고.. 나만의 핑계가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문득 내가 기억하는 엄마의 다른 모습들도 떠올랐다. 꽃무늬 이불과 진분홍립스틱을 좋아하셔서 늘 아빠와 촌스럽다고 놀리던 기억까지.. 동화처럼 행복한 마무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추억들을 참 많았는데.. 늘 어두운것에 집착하고 있는 날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준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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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뷰티를 홍보한다 - 베네피트 홍보팀장이 전하는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는 법!
김혜경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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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홍보팀 일을 하게 되었을때.. 아 편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홍보와 파티를 일차원적으로 동일시 시켰던 결과였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러하지 않았다. 나도 너무나 좋아하는 화장품 브랜드 '베네피트' 홍보팀장으로 일하는 이 책의 저자인 김혜경씨가 말한 편견 역시 그러한 것이였다. 화려한 직업일거라고 생각되어지는 홍보녀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였다. 홍보녀로서 인턴부터 팀장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다양한 경험담과 뷰티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6분의 인터뷰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더해졌다.

 


특히, 그녀가 이야기해준 팁중에 인상적이였던 것은 파티나 프로모션등을 구성할때 참석자가 되어 공간과 시간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본다는 것이였다. 나 역시 이번에 할로윈 파티를 계획하고 있는데.. 정말 끌려다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없는 일정속에서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았고 나 역시 몇번의 시뮬레이션을 머리속으로 진행해보았다. 그러다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홍보라는 것은.. 살아 숨쉬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현재라는 시간을 다루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실제 경험담이 실질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조언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조언들이 나에게도 많은 정보가 되어 주었다.
애드버토리얼의 최종데이터를 넘기고나서야 가격표시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던 일화역시.. 바로 어제 공동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디자이너에게 잘못된 서류를 첨부하는 사고를 친 내 모습이 떠오르게 했다. 물론, 어제의 일은 그녀의 조언대로 동료들을 통한 크로스체크가 답은 아니였지만.. 컴퓨터 폴더정리에 대한 그녀의 팁을 보며 내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문제를 알게 되었다. 개인적은 작업과 업무적인 작업을 분리시켜 폴더를 정리했어야 했던 것이다. 폴더명을 자동적으로 생성되는 제목이 아니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제목으로 지정했으면 그런 실수는 없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해외브랜드에서 근무하는 이상 영원히 놓을수 없는 숙제인 '영어'역시 그녀는 자신이 관리하는 브렌드의 본사 홈페이지, 공식블로그, 페이스북 뿐 아니라 각 화장품 회사의 본사 홈페이지등을 교재삼아 공부한다고 한다. 그럴수록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더 사랑하게 되고, 아이디어가 샘솟을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 친구에게 건내는 축하인사에.. '웃음이야 말로 최고의 화장품입니다. 그러니 활짝 웃으세요!' (Laughter is the best cosmetic. So grin and wear it!) 라는 '베네피트의 뷰티명언'이 자연스럽게 나온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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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열정으로 세계를 지휘하라 - 세계인의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전하는 희망의 초대장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4
류태형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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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출판사에서 나온 청소년 롤모델시리즈를 10권자리 세트로 구매하게 되었을때부터 팬이였다. 위인전이라고 하기엔 조금 더 자유로운 구성이기도 하고.. 또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라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할까? ^^* 이번에는 14번째 이야기 한국인의 열정으로 세계를 지휘하라... 정명훈씨를 만날 수 있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오페라나 클래식공연을 어렸을때부터 자주 찾게 되었다.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공연이 길어지면 음악에 빠져들기보다는 연주자들의 손길에 더 신경을 쓰곤 했다. (나의 클래식 감상의 한계점이라고나 할까?) 현으로 키기도 하고 손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지휘자에게 시선이 간다. 그의 손짓 하나하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흥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분들의 몸동작을 다 읽을수는 없지만 작게 연주하라고 할때나 그 순간 튀어야 하는 악기를 탁 찝어주는 행동같은 것은 쉽게 알아볼수 있지 않은가? ㅎ
그 중에 정명훈씨는 상당히 절제된 느낌과 군더더기가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셨다. 책을 읽다보니 그가 전해주던 느낌들이 그의 스승인 줄리니의 가르침과 많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음악 앞에서 더없이 겸손하고 진지했고 인간적이였던 그의 스승 줄리니와의 인연과 또 그의 지휘에 칭찬을 하며 찾아온 작곡가 메시앙과의 인연이 인상깊었다. 열심히 노력하고 연구하여 중요한 부분부분을 표시한 악보에 '최고의 해석 - 올리비에 메시앙'이라는 글을 받았을때 정명훈씨의 마음이 어땠을까? ㅎ 생각만 해도 그가 받았을 감동이 나에게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시간들을 따라 가며 "클래식을 한다는 것은 한평생 완벽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라는 정명훈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완벽이라는 것은 단순히 마에스트로로서 보여지는 모습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자신의 생활속에서도 균형감각을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의 성공뒤에는 그의 어머님의 헌신이 있었다. 피난길에도 피아노를 챙겨가시고.. 음악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을 유학보내기 위해 이민을 결정하시고.. 미국에서 식당을 하며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시면서도 아들을 위해 장만해준 피아노보다 농구에 빠져든 정명훈을 탓하기보다는 더 좋은 피아노를 구해주시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그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발전시키는데 헌신하게 하고 남북교류를 위해 힘쓰는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비록 정치적인 이유로 자신이 사랑하던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그는 북한의 은하수관현악단과 함께할때 "음악안에서 무엇보다 자유로움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 그대로 음악안에서 찾을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씨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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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의 불편한 진실 - 진작 알았다면 결코 마시지 않았을
황태영 지음 / 비타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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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슬프기도 하고 뒤통수를 계속 얻어맞는 듯 해서 얼떨떨했다. 나는 씹는걸 귀찮아하는 편이라.. 마시는 걸 훨씬 선호한다. 하루에 정기적으로 먹는 음료를 생각해봐도 물론 생수, 탄산수, 각종차(직접 뜨거운 물에 우린)는 늘 마시지만.. 이는 건강이나 특정한 목적을 갖고 마신게 아니였는데.. 도리어 올바른 선택이였다. 하지만 반전은.. 눈뜨자마자 마시는 과일쥬스, 장건강을 위해 챙겨먹던 유산균음료, 다이어트와 항산화, 체지방 감소에 좋다고 해서 챙겨먹는 식초음료와 카네킨함유음료, 머리카락 빠지지 말라고 챙겨먹는 두유, 기름진걸 먹으면 꼭 찾는 탄산음료, 운동하고 나면 마시는 이온음료.. 어쩌면 몸에 안좋다고 나오는 모든 것들을 그렇게 열심히 챙겨먹었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밥은 걸러도 음료는 건강을 위해!!! 챙겨먹었으니.. 내가 먹은 것들이 함유하고 있는 당분을 얼핏 계산해봐도 엄청난 수치가 나온다.


덕분에 설탕중독테스트는 당연히 중독이였고.. ^^;;;; 재미있는 것은 책에서 언급된대로 각설탕을 그렇게 먹으라고 하면 절대 먹지 못할테지만.. 음료로 섭취한 각설탕의 분량은 어마어마했다는 것이다. 거기다 나름 건강을 챙긴다고 무첨가, 무설탕이라고 써있는 것들을 더 선호했지만.. 이 역시 함정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성분을 빼기 위해 넣은 다른 것들이 있었고 심지어 무설탕은 도리어 설탕보다 더 빠르게 흡수되는 액상과당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그리고 천연첨가물 역시 내가 생각한 그 천연과 전혀 달랐다는 것.. 그저 천연재료에서 인공적인 방법으로 추출하는 것이였다. 심지어 천연이라는 이유로 허용기준치나 위해성연구가 완화되어 있다고 한다. 거기다 각종 식품첨가물은 안전하다고 단언하기 힘들다. 그저 아직 유해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할수 있는 것들이였다. 심지어 100%오렌지 주스역시 엄청난 반전이 있었다. 비싸게 주고 구입한 냉장유통주스들 역시 환원주스였을뿐이라는게 놀라웠다. 거기다 역시나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한 유기농 우유역시 그저 소가 조금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도와주는 시설비를 지불하고 있었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내가 먹는 음료들은 다 달다. 왜 그 사실을 몰랐을까? 전에 천연소금으로만 맛을 낸 두유를 사먹고 이건 인간이 먹을것이 아니라며.. 투정을 부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쩌면 난 이미 경험했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두유는 그렇게 달지 않다는 걸.. 그러면서도 그 두유는 다시는 사먹지 않고 그저 입맛에 맞는 달달한 두유를 먹으며 몸에 좋은거야.. 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던 것일까? 슬프다.. ㅠㅠ 단걸 유난히 좋아하는 날 고쳐보기 위해 케이크같은걸 끊어야지 라는 생각은 했지만 내가 마시는 것들은 생각도 못했다. 역시, 물이 최고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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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나이절 워버턴 지음, 박수철 옮김 / 지와사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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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을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적극적'이 아닐까? 철학은 절대 관람용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 적극적으로 읽고, 듣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습관이 필요한 즉 내가 주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나에게 제일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극적으로 내가 움직여야 하는 것!!이 철학 공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들을 어떻게 몸에 익힐 것인가에 대해 설명해주는 이 책에는 그때그때 필요한 다양한 철학가의 말들이 많이 인용되어 있는데.. 그 중에 이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


아마도, 대학시절 교수님께서 넌 레포트를 정말 잘 써오는데 가만히 읽어보면 니 생각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라고 지적하셨던 기억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한국의 대학원에서까지는 괜찮았는데.. 일본 대학원을 가면서 그 문제가 나에게 정말 심각한 골칫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공부를 위해서 책을 읽듯이 열심히 줄까지 쳐가며 읽게 되었다.
토른을 할때 비판과 비난을 구별해야 하는것처럼, 비판을 수용할때도 그 것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던가 나의 인격과 나의 의견을 분리시킬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반론을 나의 생각을 접어야 하는 계제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극제로 삼으라는 말이 인상적이였다. 자신의 입장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자극제로 반론을 생각하는 것이다. 반론을 객관적으로 수용할 수 있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논박할수 있으면 자신의 의견이 좀 더 견고해질 수 있다. 토론을 하면서 당연히 아집을 버려야하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반론에 대해서 합리적인 반박이 떠오르지 않으면, 무조건 포기하는 쪽을 선택해왔기 때문에 더이상의 발전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글을 쓰는데 좋은 충고가 되어줄 오웰의 6가지 지침은 철학관련 글쓰기뿐 아니라 일상적인 글쓰기에도 유용한 조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일본어를 공부하다 버릇이 된 수통태표현이 나에게는 문제이다. 능동태를 쓸 수 있는 표현에 수동태를 남발하기 때문이다. ^^;
다양한 조언과 또 좋은 인용글들이 담겨져 있어 짧은 분량이지만 정말 유익한 내용만 뽑아서 구성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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