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장생을 찾아서
최향랑 글.그림 / 창비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 아이들의 동화책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누구와 누구는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하고 끝나는 전래동화도 그렇고, 여러 창작동화 역시 주인공이 행복한 결말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십장생을 모음으로 인해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은 있는 그대로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작가의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십장생을 모은다는 설정이 허구이지만 책의 결말은 아이들로 하여금 즐거운 상상과 실제 생활을 둘 다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할아버지께서 기력이 쇠하여 몇 년 동안 누워계시다 대학 1학년 때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재작년 1월에 하늘나라에 가셨다.

그 때가 우리 아이 여섯 살이었기에 아이는 꽤 어린 나이에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지금도 아이는 가끔 나의 친정 할머니 이야기를 한다.  우리 아이는 외증조 할머니라고 불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여기 나온 할아버지랑 외증조할머니랑 누가 더  나이가 많은지 물어본다.

그림도 너무나 예쁘고, 책을 읽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십장생에 대해 알 수 있는 것도 너무나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이와 열 두 띠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열 두 띠는 모두 동물이었고, 십장생은 열 가지가 동물로 되어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며 두 책의 비교도 해볼 수 있었다.

친정이 가까운 편이라 아이는 외갓집에 자주 가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와 자주 놀이를 한다.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애교도 떠는 아이라 무척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댁에도 되도록 자주 가려고 하기 때문에 아이는 양쪽 조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자신 역시 잘 알고 있다.

모두 다 함께 살았다고 하고 북적북적 사람들이 한 집에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

이 책의 주인공은 할아버지와 단짝이다. 그림 속에서 정말 주인공 소녀는 할아버지와 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할아버지께서 힘없이 누워계시게 되고, 십장생 중 하나인 학을 만나면서 십장생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할아버지를 위해 손수 십장생을 찾아나선다.

할아버지를 위하는 마음과 사랑, 그리고 우리 민족이 생각했던 문화와 풍습을 자연스럽게 십장생을 통해 배우게 된다.

다시는 할아버지를 눈 앞에서 만날 수 없지만, 그래서 할아버지에게 안길 수는 없지만...

멀리 차를 타고 가야 할아버지의 흔적을 만날 수 있지만 그래도 늘 가까이 있는 느낌으로

보고싶지만 슬프지는 않다는 주인공의 말로 아이들도 죽음을 잔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책이 된 것 같아요.

우리 아이가 재작년 장례식 후 자신도 외증조 할머니처럼 그렇게 나이가 많이서 아프지 않고 하늘나라에 가고 싶다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십장생이 주는 의미와 함께 할아버지와 손녀의 사랑 또한 담뿍 느낄 수 있었던 참 멋진 시간이었답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유 2007-03-16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맘에 들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