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결혼기념일이고 또 우리 아이에게는 아주 중요한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이었지요.

재작년까지는 예비소집일에 아이들도 모두 가서 한 시간 정도 설명 듣고 있다 왔다는데, 작년부터는 교장선생님께서 바뀌신 후로 그냥 아파트 별로 줄 서서 서류 접수하고 다른 서류 받아 오면 되었답니다.

작년 취학통지서가 나왔을 때 유예시키려고,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저만 학교에 갔었거든요. 그 때엔 우리 아이 여섯살 반이라서 유치원 친구들은 모두 취학통지서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지요.

올해 취학통지서를 받고 예비소집일이 언제인지 보니 아이 유치원 현장학습날과 겹치더군요.

그것도 방학동안 가고 싶었는데 바뻐 못갔던 킨텍수 우주체험전... 학교를 빠지자니 울 신랑 올해는 초등학교 가니까 예비 소집일에도 빠지지 말고 가야한다고 합니다.

다른 엄마들 거의 다 아이 안 데리고 간다고 하고, 또 아이 데리고 갈 필요도 없는데 학교 구경을 해야한답니다.

어제도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유치원에 와서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또 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 견학을 갈텐데.. 그리고 학교에 한 번도 안 가본 것도 아닌데...

하지만, 유치원에서 현장학습을 내일로 바꿨기에 마음 편히 아이를 데리고 학교로 갔습니다.

좀 더 서둘러서 10시 쯤 갔으면 기다리지 않았을텐데, 10시 30분 딱 맞춰 갔더니 사람들이 너무 많네요. 차라리 더 늦게 갈 것을 했습니다.

며칠 전 우리 아이 사고를 쳐 앞 니 두 개를 뺐기 때문에 엄마를 따라온 다른 아이들 신나게 놀고 있는데, 우리 아이 제 옆에 바짝 붙여놓았습니다.

30분을 넘게 줄서있으려니... 왜 이리 줄이 많은지요.

서류를 집에서 써오면 좋은데 왜 미리 써오지 않고 학교에 와서 쓰는지, 그래서 줄이 줄어들지 않네요.

울 아이 아는 엄마들 만나면 차례차례 인사하고 저 역시 아는 엄마들 만나 수다 떨고, 이제 30분 정도 지나니 그래도 끝이 보입니다.

우리 아이 몇 명 남았나 세는데 이제 네 명 밖에 남지 않았네요.

"엄마, 이제 네 명 남았다."

그런데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떤 엄마가 와서 살짝 옆에 섭니다.

전 처음에 잠깐 화장실 갔다 온 엄마인줄 알았는데 늦게 와서 새치기 한 거더군요.

이젠 별로 줄도 없는데 꼭 그렇게 하고 싶은지...

우리 아이 다시 줄을 세어보더니 이렇게 말하네요.

"엄마, 네 명이 아니라 다섯이야."

우리 아이는 왜 그런지 영문도 모르고 왜 줄이 많아졌나 제 딴에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접수를 하다보니 유예를 한 아이들은 서류가 따로 되어있네요.

그래도 우리 아이 '최현우'라고 쓰여진 것을 보니 기분이 무척 묘합니다.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나보다 생각하니 대견하기도 하고, 학교 생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하고...

선생님께서 무척 자상해보이시네요. 나중에 우리아이 담임선생님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손을 잡고 "네가 현우니?" 하면서 따스하게 웃으십니다. 이제 학교에 잘 왔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미소가 아직도 생각나네요.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입학식날은 새치기 하는 엄마 안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 학교까지 와 새치기를 하면 어떡하나요?  '줄 서세요' 라고 말하려다 울 신랑이 참으라고 해서 그냥 두었는데...

학교에서 준 안내문이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니 요즘은 저희때랑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나중에 정리해서 올리렵니다.

그리고 오늘 학교에 아이 데리고 가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것도 모두 나중에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아직 입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예비 소집일에 학교에 가서 학교 구경도 하고 선생님도 만나고... 나중에 유치원에서 간다고 하지만 그거랑은 또 다른 경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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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1-24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보고 있다는걸 알텐데..아..양심없는 자는 어디가든지 있어요..
입학날을 기다리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