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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卍).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무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춘미.이호철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평점 :
일본의 D.H 로렌스로 불리는 작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노벨상을 받았을 거라 칭송받는 작가다. 내겐 낯설지만 복잡한 여성관계 등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책엔 두 가지 중편이 실려있다.
먼저 <만>은 얽히고 설킨 애정소설이다. 그냥 평범한 애정소설이 아니라, 치정과 성불구와 동성애와 불륜 등 온갖 소문들과 음모가 담긴 소설이다.
근대화와 자유연애 사상이 휘몰아치던 일본의 1920년대가 배경이다.
나 러브레터요 하고 광고하는 듯한 현란한 편지지와 그 속에 쓰인 직접적인 표현들보다 더 노골적인 오사카식 사랑이야기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속고, 쉽게 죽는다. 해결보다는 동반자살이 더 깔끔해 보이는걸까. 동반자살에서마저 따돌림을 당한 것 같아 분하면서도, 그 분한 마음보다 더 깊은 그리움을 안고 사는 주인공, 그런 사랑도 사랑인걸까.
두 번째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이 책이 더 재미있었던 건,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 구니쓰네는 여든이 넘은 노인이며, 그에겐 보물보다 더 소중한 스물 남짓의 아내가 있다. 이 아내는 아름다운 걸로 유명하며, 결국 시헤이란 인물에게 빼앗기게 된다. 그런 아내를 잊기 위해 구니쓰네는 썩어가는 시신을 보며 ‘부정관’을 통해 극복하려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아들 시게모토에겐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아름다운 어머니를 모욕하는 것 같아 좋지만은 않다. 온 세상이 다 아는 미남자란 헤이주 이야기와, 다양하게 수록된 시들, 헤이안 시대의 모습 등은 재미와 함께 묘사의 아름다움도 느끼게 해 준다.
너무 아름다운 것은 독이 된다.
역시 예쁘지 않기를 잘했다.
아래 사진은 뭔가 부족한 거 같아서 ㅎㅎ 울 복실이 집이 작아서 슬픈 사진 ~ 세뱃돈 받아서 집 사야겠어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북플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