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훼방 놓는 두 연인이 태어났고"
""그대의 이름만이 나의 적일 뿐이에요.
이름이 별건가요? 우리가 장미라 부르는 건 다른 어떤 말로도 같은 향기 날 겁니다. 로미오, 그 이름을 벗어요. 그대와 상관없는 그 이름 대신에 나를 다 가지세요."
"적당히 사랑해라. 긴 사랑은 그렇단다. 너무 빨리 도착해도 너무 늦은 지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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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지가 정말 좋다. 앨마태디마의 그림. <나에게 더 묻지 말아요 >
너무나 로맨틱하지 않은가. 한때 유행에 뒤쳐진다고 헐값에 팔린 적도 있다던데ㅠㅠ
지금은 다시 가격이 고공행진중. 주로 연인들의 사랑등을 고전적 느낌으로 그린 화가이다. 라파엘전파로 분류되는 화가 ( 라파엘로전으로 돌아가 순수하고 고전적인 그림을 그리자는 화파로 대표적으로 단테 가브엘 로제티, 윌리엄 홀먼헌트, 존에버릿밀레이, 존윌리엄 워터하우스 등이있다 . 이들 간의 막장연애사도 흥미진진하다 )
〈로미오와줄리엣〉은 세익스피어의 작품중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고,
왜 4대 비극에 포함되지 않는지에 대해 가장 질문을 많이 받는작 품이기도 하다.
(줄리엣하면 남녀가, 그것도 사랑하는 남녀가 집안의 해묵은 미움때문에 헤어지고, 거기다생때같은 목숨을 버리기까지하는데...왜 4대 비극이 되지 못한걸까.
내 생각에는 그들의 죽음이 덜 처참하고 비참했기 때문일거다.
맥베드, 오셀로, 햄릿. 리어왕..
질투와 비난, 암투, 권력. 불륜...의 처참한 결말들은 비극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로미오와줄리엣의 죽음은 비극이라기보단 절실하고 안타까운 그러나 순백에 가까운 순결한 죽음이랄까..
위의 4대비극들의 결말과는 비록 죽음이란 귀결은 비슷해도 그래도 한 묶음으로 묶기엔 왠지 꺼림직하다.
두 집안의 해묵은 미움들, 그 끈질긴 미움조차, 그둘의 죽음앞에 평온과 평화를 찾지않았는가.
그들의 죽음은 비극 이상인것이다.
두 집안의 미움이 어둠이라면, 그들의 사랑과 이루어질 수 없어 결국은 끝을 내닫는 죽음은 하얀색. 빛이다. 비록 죽음이나 하얗고 빛나는 빛이 된 것.
그래서일까...왠지 그들앞엔 비극이나 비극이란 수식어가 어색하다고 느끼는건 나만일까.
비록 그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그랬다면...
그들은 끊임없이, 서로의 집안을 미워하는 두 집안의 방해공작으로 결국은 지쳐서 서로를 미워하거나 헤어질지도..
어쩌면 줄리엣이 이런 대사를 할 지도 모른다.
"내가 미쳤지. 어디서 저런 왠수를 만나서..."라고..
결국 이이야기는 슬픔이나 비극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랑 이 미움보다 힘이 있음을, 순수가 결국 현실보단 더욱 강함을, 값어치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아닐까.
그래서 난 아직도 이 작품을 좋아한다.
잠시 딴길로 세서, 원형을살펴보면,
이 이야기의 원형은 그리스신화인.피라모스와 티스베이다.(사랑의엇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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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하우스의그림)
피라모스는 오비디우스의《메타모르포세이스(변신이야기)》에 등장하는 바빌론청년이다. 이웃에 사는 티스베와 함께 자라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양쪽집안에서 두사람의 결혼을 허락하지않았다. 피라모스와 티스베는 집안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양쪽 집담벼락에 생긴 틈새로 아쉬운 사랑을 속삭이다가 결국 함께 야반도주하기로 결심하였다.
새벽에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집을 나선 티스베는 약속장소인 니노스왕릉으로 걸음을 재촉하다가 사자가 나타나자 황급히동 굴에 숨었다. 이바람에 베일이 떨어졌는데, 막 먹이를 잡아먹어 입가에 피를 묻힌 사자가 지나가다 땅에 떨어진 베일을 발견하고는 물어뜯어 갈가리 찢어놓았다.
티스베보다 조금 늦게 그 곳을 지나가던 피라모스는 피가 묻은 채 갈가리 찢겨진 베일과 사자발자국을 발견하고는 티스베가 사자에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오해하였다. 피라모스는먼저 와서 기다리지 못한 자신을 탓하면서 티스베의 뒤를 따르기위해 그녀와 만나기로한뽕 나무밑에서 칼로 자신을 찔러 목숨을 끊었다.
한편, 동굴속에서 시간을 지체한 티스베는 걸음을 재촉하여 뽕나무에 도착하였다. 피투성이가 된 피라모스의 시신과 피 묻은 베일조각, 사자발자국등을 발견한 티스베는 전후상황을 헤아리고는 피라모스의 뒤를 따르고자 그의 칼을 집어들었다. 티스베는 무정한 양쪽집안부 모들을 향하여 죽은 뒤에라도 두사람을 한 곳에 묻어달라고 기원하였으며, 두사람을 내려다보고있는 뽕나무를 향해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두사람이 흘린 피를 되새기도록 뽕나무열매를 어둡고 슬픈색깔로 물들여 달라고 울부짖은뒤 목숨을끊었다. 이로부터 이전에는 흰색이던 뽕나무열매 오디는 익으면 검붉은색을 띠게 되었다고 전한다. ~ 그리스신화에 자주 나오는 원형신화, 그래서 오디가 익으면 붉게 된답니다 하는 식.~
피라모스와 티스베의 부모들은 두 사람의 유해를 화장하여 그 재를 한 항아리에 넣었다.
그후, 이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이 되고, 한여름의 꿈에서 조금은 우스꽝스럽게묘사되기도 하였다.(그러고보면 고전을 읽긴 읽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것이란 없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다. 어디선가 들은 듯 한 이야기들..그러나 그런 이야기들을 얼마나 참신하고 흡입력 있게 또는 그 시대에 맞게 적절하게 쓰이냐에 따라 또 다른 명작이 만들어지는 거겠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어디 있으랴는 말도 있던데.)
사랑이라...
이 나이에 사랑이란 단어는 조금 낯설다고할까.
순수한 사랑, 물불 가리지 않는 사랑은 이제 조금 멀어졌지만
아니 멀어졌다기보단, 조금 잊고 살았지만...
사랑해서, 그 사람이 이 하늘에 없다면 살기 싫을거란 생각이 들 수도잇겠지.
나도 줄리엣처럼 조금은 세상을 덜 살았다면.
지금은 살기 싫어도 살아야하는 이유가 있으니, 어쩌면 난 줄리엣보다 더 슬픈신세인지도 모른다. 삶에 대해 아무 권한없이 살아가는지도 모르니까.
죽는 것보다 어떨 땐 사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줄리엣에게 말해준들, 로미오에게 들려준들 그들이알까....
그렇지만 어쩌면 그들은 살아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가문의 화목을 이끌어내고, 아름다운 사랑의 본보기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일 수도 있지 않을까?
가끔 힘들때도 있지만, 더운 한 낮 오랜만의 휴식 속에 좋아하는 책을 읽고, 침대 위 물범을 깨워 산책하다가 자장면 한 그릇 사 먹고 오는 휴일, 불타는 연애는 다 타버려도 쓸모있는 숯이 되는 법, 동지처럼 어깨맞대고 늙어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로미오영감 ~~아, 아쉽다 가문의 반대가 없었다는 게 ㅎㅎㅎㅎ
그래서 그들은 전설이자 사랑의 대명사가 되었고,
나는아줌마가되었지..^^초복이라는데 저녁은 뭘 먹나.
(요즘은 읽고나면 파리스가 참 안됐다는 생각이 ㅠㅠ로잘린은 뭔가 싶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