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젊고 사랑스러운 신부가 지나가면서 이곳 사람들을 보고도 움찔하는 기색 없이 미소를 보내준다면, 저들에겐 제 보살핌이나 찜질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여기서 지내다 보니 행복이란 의미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잡아낸 무언가를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추억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p 22


지금은 묻지 않겠네. 자네도 역시 내게 묻지 않은 게 있지. 누구에게나 아니라고 답할 수 밖에 없는 질문이 있는데, 그런 걸 물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나? - p204

이처럼 총명한 사람이라면 분명 다른 곳에서도 그 총명함을 활용할 만한 분야를 찾아낼 것이다. 젊음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막혔을지언정 그녀에겐 다른 수많은 길이 아직 열려 있었다.-p2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8 (완전판) - 버트럼 호텔에서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를 묶어놓은듯한 버트럼 호텔은 환상에 불과했다. 그 실체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09-11 0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24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8 (완전판) - 버트럼 호텔에서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소설 71권이 책장에 나란히 늘어서 있는데 그 중 읽은 책은 10손가락 안에 꼽힌다. 급하게 마음 먹지는 않는다. 이번 책과 마찬가지로 읽을 계기가 생겼을 때 찬찬히 읽어나가면 되니까. 알베르토 망구엘의 <끝내주는 괴물들>이란 책에서 책 제목이 나왔을 뿐이지만 이때다 하고 바로 집어들었다. 소설 속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 책인데, 자신의 세계 속 시간이 멈추어 버린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등장한 책이었다. 소설을 읽다보니 왜 이 책이 언급되고 있었는지 알듯했다. 

1840년경에 처음 생긴 버트럼 호텔은  1955년이 되었을 때  1939년 당시의 모습을 되찾았다.  영국인, 미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오래된 런던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방문하는 곳이었다.'마치 10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같다니까. 정말 영국 모습 그대로야!'와 같은 감상을 내뱉는 이들.  항상 뜨개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관찰력이 뛰어난 제인 마플도 어린 시절 이곳을 다녀갔던 추억을 찾아서 와있었다.  호텔은 완벽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그 속에서 마플 부인은 진짜와 가짜가 섞여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호텔의 손님이었던 건망증이 심한 성직자 페니파더 참사회원이 사라진 사건, 총격에 의해 수위가 죽는 사건, 우편열차 강도 사건이 얽혀있었다. 과거의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성처럼 보였던 버트럼 호텔의 실제 모습은 달랐다.  단지 과거에 대한 향수를 원하는 이들의 생각을 이용했을 뿐. 어떤 식으로든 삶을 즐기면서 살고자했던  모험심 강한 여자,  결국 돈이 목적이었던 한 여자, 사람들의 환상을 이용해 교묘하게 배를 채우고 있었던 크나큰 악의 집단이 중심에 있었다. 마플 부인의 탁월한 관찰력과 유능한 데이비 경감의 공조하에 사건은 해결이 되었지만, 진짜 범인을 놓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가 원하는 결말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열린 결말이었다.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보다 제인 마플이 등장하는 소설은 차분한 이미지다. 아무래도 나이 지긋한 노부인으로 삶의 연륜이 묻어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호기심은 많고 관찰은 하지만 툭툭 나서지는 않는 모습, 다른 이들의 관심 밖에 있기에 오히려 더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 그게 제인 마플의 매력인듯하다. 소설의 줄거리보다는 제인 마플이 내뱉는 말들이 맘에 남았다. 사람은 과거를 그리워하고, 아쉬워하지만 절대 돌아갈 수는 없고, 변화를 거부한다고 해서 무작정 변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세상의 시계에 맞춰서 한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우리는 버트럼 호텔을 벗어나야하는 것이 아닐까? 

처음에는 근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전 그대로니까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즐겁고 행복했던 지난날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나는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사람은 절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 과거로 돌아가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인생의 본질은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인생은 일방통행이쟎아요. 안 그래요? -p22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09-11 0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4-09-12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이 있군요 그렇게 있는 것만 봐도 기분 좋을 듯합니다 언젠가 한권씩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듯합니다 한권씩 천천히 보면 되죠 다른 곳에 나온 걸 보고 보고 싶은 마음이 들면...

지난날로 돌아가지 못하는데, 지나간 시간을 더 좋게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듯합니다 정말 좋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고 그때가 더 낫다 생각하는 걸지도... 시간은 흘러가네요 흘러가는 건 잡지 못하죠 그래도 기억은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까지만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희선
 
















사실 호기심 때문입니다. 사라진 성직자를  찾으러 버트럼에 가게 된 건 사실입니다. 그러다......흥미가 생긴 거죠.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이따금 한 가지 일을 하다 보면 그것이 또 다른 일로 이어지곤 하지 않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p210



이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경감님, 내가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결코 남의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좋은 의도였다 해도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하니까요. 가끔 다른 사람들이 현명하지 못한......그러니까 때로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게 눈에 보이쟎아요. 하지만 내가 끼어들 권리는 없쟎아요? 대개는 그럴 권리가 없다고 생각해요.-p222

처음에는 근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전 그대로니까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즐겁고 행복했던 지난날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나는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사람은 절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 과거로 돌아가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인생의 본질은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인생은 일방통행이쟎아요. 안 그래요? -p228

당연하죠. 안 될 게 뭐 있겠어요? 공공장소였는데. 당신이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밖에 있는 남자를 불렀을 때만 해도 , 두 사람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p29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09-12 0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12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슈퍼맨


조지 버나드 쇼- 돈 후안에 대한 희곡 [인간과 초인]중에서 .

우리가 정치적 역량을 키우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로 망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더 오래된 대안들이 실패하는 바람에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채택하게 된 제도다.독재주의는 유능하고 자비로운 전제군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패했다지만 , 인구 전체가 유능한 투표자여야 하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얼마나 되겠는가?  - p 78

정치가와 국민의 정치적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되는  문장이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몇몇 작가들이 이와 유사한 서사적 목적으로 잠자는 공주의 방법을 모방했다. 세상을 한 순간 속에 보존하기 위해, 먼지투성이 성이나 매몰된 폼페이 유적 안에 살아 숨 쉬는 상태 그대로 얼려 두기 위해. 워싱턴 어빙의 [립 밴 윙클] 이야기에서도 , 제임스 힐턴이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묘사한 샹그릴라의 수도원에서도, 아돌프 비오이 카사레스의  [눈雪의 위증]에서도,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에서 보탄이 브륀힐데를 잠재울 때에도, 애거사 크리스티의 [버트럼  호텔에서 ]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p107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있지 않을까 찾아봤더니 있었다. 9월은 친구랑 추리소설을 중점적으로 읽어보기로 했기에 이 책도 픽해뒀다.


커소번

커소번은 1년 전 읽었던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이 인물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해서 가장 먼저 읽었는데 여기서도 재미있어보이는 소설을 한 권 발견했다.

보르헤스가 역사상 최고의 탐정소설이라고 평가한 이든 필포츠의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에서 주인공은 이상적인 배우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p208

이 책도 그냥 넘어갈 수 없지. 구입을 할까, 중고서점에서 살까 고민했는데, 집에 있었다. 
2012년에 난 왜 이 책을 구입했던걸까? 12년 동안 나는 왜 읽지 않았을까? 이번에 읽으려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09-08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9-10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4-09-09 0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에 나온 책을 알게 되면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애거서 크리스티 책이 있고, 예전에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을 사두었다니... 이 소설은 에도가와 란포도 좋아했다고 하네요


희선

march 2024-09-10 08:12   좋아요 1 | URL
특히 가지고 있는 책이지만 읽지 않고 있었을때 읽을 계기가 확실히 되는 것같아요. 어쨌든 사고싶은 맘이 들때는 사두자, 언젠가는 읽을 날이 온다.ㅋㅋ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들도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