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김이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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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내 환상문학의 대표 작가  김이환외 9인이 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집이다. 인터넷을 통해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인기 작가의 작품을 담은  책은 대여점 판타지물로 인식되며 문단의 냉대를 받아 온 한국 환상 문학이 서서히 성장해 온 결과물로, 황금드래곤 문학상, 한국판타지 문학상, 과학기술 창작문예상 등 국내의 유수 장르 문학상을 수상한 재능 있는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담겨있다.

작가들은 대표적인 국내 환상문학웹진인 「거울」(http://mirror.pe.kr) 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양말 줍는 소년>의 김이환, 서울대학교 대학문학상 단편 부문 우수상을 받으며 데뷔하여 SF를 비롯한 여러 환상 문학 작품을 발표하며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배명훈,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파 SF 출판에 도전해 주목을 받은 SF 단편집 『얼터너티브 드림』에 참여했고 과학기술 창작문예 중편 부문을 수상한 김보영 등 기존 유명 작가를 비롯해 내공을 쌓아온 젊은 인기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국내 여러 환상 문학 작가들의 단편을 모아 내는 것은 처음 있는 시도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이번 단편선은 판타지·무협 일변도의 환상 문학계에 던지는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새롭게 진화하고 있는 한국 환상문학의 중심에 선 작가들이 펼치는 상상력의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 
 

여러작가중 김 이환은 대학 졸업후 본격적으로 글쓰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2004년 장편소설 『에비터젠의 유령』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7년에는 새로운 스타일의 환상 장편소설 『양말 줍는 소년』을 출간하며 화제가 되었다. 《거울》에는 콜린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발표하고 있으며 개인 블로그에 독립영화 리뷰를 쓰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경호원이 갑자기 허리 숙여 인사했다. 나는 그가 허리를 숙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고, 대통령을 보았다. 여고생 교복을 입은 예쁜 문근영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문근영 대통령이에요.”


미소녀 대통령은 문근영이 대통령이 된 나라를 배경으로 괴물과 맞서 싸우는 철수와 로보트 등 판타지에서 자주 차용되는 이계 진입물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 안에 아동 성학대에 대한 작가의 주제 의식이 숨어 있는 소설이다.  『양말 줍는 소년』에서도 환상의 나라의 이름이 현실 세계의 유명인들이라는 착상이 재미있었는데, 이 단편 역시 그런 점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박애진의 '문신'의 내용은  여행자들이 있다. 그들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기묘한 풍습과 이야기를 듣고 주인공에게 글을 써 보낸다. 여행기를 집필하는것을  생게수단으로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 여행자가 다다른 곳은 바로 죄를 문신으로 새기는 곳이었다. 눈에 보이는 곳부터 문신을 새기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벼운 죄를 지어야 한다는 그곳의 이야기가 독특하게 다가왔다. 과연 내가 그곳에 산다면 죄를 얼마나 지을까, 온 몸을 도배하게 될까. 그런 의문부터 어떠한 죄들부터 새길 것인가, 하는 순서의 문제까지. 이 소설은 이런 문신을 새기는 곳에 대한 이야기와 주인공인 여행자의 삶을 함께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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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벌군 1
제성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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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장르문학의 상상력으로 날개를 단 다양한 역사인물과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 팩션이 잇따라 출간되는 추세이다. 근래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끊임없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며 우리를 자극하고 있고, 평화헌법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 나라가 독도 문제로 시끄러운 이때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 『일본정벌군』도 이러한 추세속에 최근 발간된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1274년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을 소재로한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기발한 상상력까지 가미돼어 있는 제성욱의 팩션으로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을 소재로 쓴 최초의 전쟁소설이다.  그는 픽션이 아닌 팩션(Faction)으로서 이 소설을 집필했다. 팩션이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조어로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팩션기법은 소설뿐만 아니라 연극 드라마 영화 등으로도 확대돼 문화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법으로 팩션이라는 말의 자체적 의미는 사실에 오락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을 말한다. 팩션이 가지는 그 태생적인 한계 중 하나는 그 역할이 지극히 유희적인 데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즉 소설이라든지, 드라마, 영화 속에서 역사를 다룸에 있어서 독자들의 즐거움을 가장 높은 가치로 상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광개토대왕의 북벌 이래 최대 규모의 전쟁이었던 고려 '일본정벌군'의 역사가 740여 년 만에 소설로 복원된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은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대규모 해상정벌이었다. 출전한 전선이 5,000척에 육박하는 대규모 해상정벌이었던 일본정벌군’의 역사는 일반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않은 부분이다. 분명 일본정벌군은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원과 우리의 관계 그리고 일본과 우리의 관계를 한 걸음 더 앞으로 간 내용이다.

저자는 사료를 모으고, 정벌군의 행로를 따라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격전지를 십여 차례 방문한 끝에 일본정벌군의 실체, 가려진 진취적인 역사를  새로이 조명하고 있다. 미즈 성 전투, 나카가와 강 전투, 소하라 산 전투 등 그동안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전장터를 발굴하고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장면으로 되살려 냈다.이 소설을 통해 700여년의 세월전에 조상들의 진취적인 기상과 극적인 역사적인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저자의 치밀한 사전 작업을 거쳐 당대 불세출의 영웅이었던  김방경이라는 사람의 면모에 대하여 알 수있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김방경은  몽고군과 고려군이 연합한 여몽정벌군의 고려군 총사령관으로서 반부라는 남송 출신의 책사와 한희유, 박지량, 김선이라는 휘하의 걸출한 군사들과 함께 1274년 합포를 출발해 일본 정벌에 나선다.
 
이 소설에서는 쿠빌라이를 움직여 정벌을 이끌어낸 고려출신 조이. 또 고려를 배신하여 몽골에 붙은 홍다구, 원나라 장수 흔도, 유복형과 함께 일본의 권력자 호조 도키무네와 큐슈를 사수하려는 쇼니 츠네스케의 대결을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여몽연합군의 일본 정벌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입장에서 여몽연합군의 침략은 외부로부터 받은 최초의 침입이었다. 일본은 내부의 단결을 통해 외세의 침략에 맞섰고, 이는 일본에 민족주의가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가 임진왜란으로, 일본의 한반도 강점으로 나타났으며 태평양 전쟁의 도발, 역사교과서 왜곡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고려가 몽골과 연합해 일본을 쳤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결코 과소평가될 역사적 사건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가지 당시 일본의 정벌은 원의 명령이었으나 주체는 우리였고 우리가 그곳을 정벌하는 것은 타당했던 것이었다는 점을  확실히 알게 해주었으며 여몽연합군이 신풍(神風)을 만나 일본에 도착해보지도 못하고 침몰된것이 아니라  분명히  대마도.이키섬.하카타만 일대.규수 남부를 순식간에 함락하고 파죽지세로 본토혼슈의 내륙 깊숙이까지 공격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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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 - 서양과 조선의 만남
박천홍 지음 / 현실문화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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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비록 삼면이 바다로 막혔지만 예로부터 다른 나라 배가 정박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근자에 와서 이상한 배가 자주 출몰한다. 서양의 여러나라 가운데 영국과 불란서가 가장 강대하고 또 성품이 만족할 줄 모른다. 넓은 바다를 두루 돌아 이르는 곳마다 처음에는 이(利)로써 유혹하고 나중에는 위세로써 협박한다.(본문중에서)

이 책은 조선의 이양선에 대한 책이다. 아니 바다를 통해 찾아온 이방인들과 조선의 만남을 그린다. 이양선(異樣船) 으로 불리는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해안에 출몰했던 서양 선박과 서양인들의 모습과 함께 '근대'가 조선에 침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조선의 관찬 사서에 최초로 서양인이 등장한 것은 16세기 말이었다. 당시 조선에게는 중국과 일본 두 나라가 세계의 전부였다. 서양의 이방인들에게도 조선은 잘 알려지지 않은 땅이었다. 그러나 16세기부터 사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탐험과 발견의 단계를 거쳐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한 유럽은 상품 시장과 선교 기지를 찾아 동쪽으로 밀려들었고, 18세기 중반을 지나며 본격적으로 군함과 총포를 앞세워 우리나라로 몰려 들었으며 서양의 이양선들이 조선 해역에 본격적으로 출몰하기 시작한것은 18세기 말부터였다.탐험과 발견의 단계를 거쳐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한 유럽 국가들은 무진장한 상품시장과 선교기지를 찾아 동쪽으로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중국의 속국으로 만족하고 있던 조선왕조에 이양선은 악령의 출현이자 몰락의 전주곡이었다. 조선에 근대는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해일처럼 밀려왔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교역을 요구했을 때 조선왕조는 적개심과 회피로 일관했다. 조선의 집권층은 스스로 중국의 속국임을 자처하며 현실에 눈을 감고 있었던 것이다

서양인들에게 있어 조선은 그다지 매혹적인 나라가 아니었다. 조선은 중국과일본에 비해서 늦게 알려진 나라로 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비치지도 않았고 통상이익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웠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서 그려진 '지팡구'(일본)처럼 황금이 지천으로 널린 황홀한 나라도 아니었다.오히려 <하멜표류기>가 전한것처럼 외국인을 감금하고 노예처럼 부린 공포의 왕국으로 알려져 있었다(p29)

조선이라는 나라를 서양에 알려지는데 하멜표류기는 많은 공헌을 하였다. 이 책이 출판되던 당시 유럽 사회는 구텐베르크의 출판 혁명 직후인지라 새로운 책의 출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던 시기였다. 조선은 결코 미지의 세계가 아니었다. 더욱이 지리상의 대발견이라는 유럽의 동양 진출 붐 속에서 이 책은 그때까지 유럽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신비감을 불러일으켰고, 조선을 찾은 서양인들은 하나같이 조선인의 본성이 이방인에 대한 뿌리 깊은 적대감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이방인과의 접촉을 막는 조선 조정의 엄한 규율과 낯선 세상에 대한 공포가 뒤섞인 결과임을 알수있다. 서양의 배가 찾아오게 된 계기도 처음에는 우연히 표류해 오거나 식량과 물 등을 찾아 잠시 상륙하는 경우였지만 점차 탐험과 측량, 통상 요구, 기독교 선교, 보복 원정 등으로 바뀌어갔으며 구성원들도 탐험가, 측량기사, 군인, 상인, 선교사, 의사, 통역관 등 가지각색이었다.

이 책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은 부분인 19세기 후반 개항 이전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동서양의 수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그림, 사진 등을 서양과 조선 양쪽 모두의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저자는 특히 신분에 따라 차별적이었던 조선인들의 외부인에 대한 태도에 주목한다. 고문서를 다수 소장한 재단법인 아단문고 학예연구실장인 저자는 ‘조선왕조실록’ ‘일성록’ 같은 조선정부 공식사서는 물론이고 ‘하멜표류기’ ‘라페루즈의 항해’ 등 조선과 조우한 조선을 찾은 서양인의 일기, 여행기, 항해일지, 편지, 보고서와 조선이 서양 배들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한 문정관의 기록도 조사해 당시 상황을 생생히 구성했다. 80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이지만 역사이론서의 딱딱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역사적인 사실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덧입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던 책으로 잘알려져 있지 않는 역사를 발굴해 쉽게 풀어놓는 저자의 탁월한 필력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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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추악한 배신자들 - 조선을 혼란으로 몰아넣은 13인
임채영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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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우리민족의 역사중 가장 통치제도나 사회제도의 완성을 이루었던 나라라는 시각과 조선을 한반도로 우리민족의 활동무대를 좁히고 면과 청에 대한 사대주의로 자주성이 회손한 국가로 보는 시각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러나 조선은 엄연히 봉건제도에서 초기 자본주의시초로서 국가로서의 체계를 갖출수 있었던 시기였다는점에서는 평가 받을만한 왕조였다.

 

 조선는 왕조국가이다. 모든 권력의 용상에서 나오고 백성은 의무만 존재하는 전형적인 군주국가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대부많이 그 절대권력에 다가갈 수 있는 여력이 있을뿐이었고 그런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치적인 암투 내지는 권력투쟁은 조선의 역사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부면 정말 숱하게 많은게 사실인 것이다.  책은 모두 3부분으로 나누어  첫번째 장에서는 조선초 완성된 통치제도를 개인의 사리사용을 통해 혼란으로 몰고간 인물들인 한명회, 유자광, 임사홍, 이이첨, 김자점을  두번째 장에서는 조선을 급속도로 솨약하게 만든 외척정치의 발단을 제공한 왕실의 여인들인  문정왕후, 정순왕후, 순원왕후를 마지막 장에서는 조선을 일본제국주의에 팔아 넘긴 '을사늑약 5적'인 학부대신 이완용,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군부대신 이근택, 농상공부대신 권중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선을 역사에서 퇴장시킨 5인방으로 이들은 조선을 안위를 위한다는 명목을 내걸었지만 그 이면을 보면 일본 제국주의 세력에 의한 매수와 일신의 안녕과 영달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나라를 팔아넘기는 데 일조한 이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을사오적 등 13명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역시 이들의 삶의 궤적을 다루고 있다. 이 13명을 3부류로 나누어 분류하고 있다.  첫번째 부류가 조선 초 완성된 통치제도를 개인의 사리사욕으로 혼란스럽게 한 인물들인 두번째 부류로는 조선을 급속도로 쇠약하게 만든 외척정치의 발단을 제공한 왕실 여인들로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사실, 이완용은 친일파의 대명사처럼 회자된다. 이완용을 비롯한 이른바 '을사5적'이 일제의 조선강점에 적극 협력하였으므로 이들은 용서받지 못할 반역자라는 것이다.  이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우리민족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혀 있고 아직도 그 잔재를 남긴 채 살아가게 만든 사람들이다. 100년 전의 조선은 제국주의 열강들의 틈에서 나라를 지키고 발전시킬 능력도, 비전도, 그리고 아마 의지도 존재하지 않았다.  '을사5적'의 배신 행위가 있을 당시 조선은 사실상 이미 망한 상태였고, 이완용을 비롯한 5적의 행위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일본에 정복되었음을 확인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했을 뿐이란 생각이 든다.   
 

 국가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가에 대하여  그리고 조선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하여 지배층이라면 당연히 가져야할 책임의식이나 사명감이 없던 그들, 백성들의 안위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이 고상한 관념론과 명분론을 앞세워 권력다툼에만 여념이 없던 그들, 그들은 한마디로 자격미달이었다. 그런 자들이 국가를 망치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조선이 더 한층 완숙하고 세련된, 나아가서 강소국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었다고 보는 저자는 조선이 어느 순간부터 내부적으로 무너지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제도의 미성숙보다는 사람에 의해 제도가 문란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다. 승자에 의해서 기록되어 진다. 역사의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승자(勝者)의 변명, 또는 그 행위에 대한 논리적 설명이 부족하거나 도덕적인 그 무엇이 부재(不在)할 때 쓰는 표현이 많다.  우리역사에서도 조선의 역사적 자리매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러갈래의 시각으로 해석을 할 수 있을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의 관점에 따라 읽는 이 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저자의 의견에 모두 동조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역사를 통해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위정자들이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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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이체르 소나타 (반양장) 펭귄클래식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기주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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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 <크로이체르소나타>는 '가정의 행복' '크로이체르 소나타' '악마' '신부 세르게이' 등 단편이 네 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고 모두 사랑을 다루고 있다.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와 더불어 ‘러시아 3대 문호’로 일컬어지고 있는톨스토이의 작품으로 네 편의 작품에서 이상적인 사랑과 성적 갈망, 절망적인 정욕과 끊임없는 동경에 이르기까지 욕망의 다양한 양상을 묘사한다. 초기작 「가정의 행복」은 열정과 구애로 시작해 환멸을 거쳐 조용한 부부간의 사랑에 이르도록 두 남녀가 겪는 분투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악마」는 결혼 전에 불륜 관계에 있었던 아름다운 시골 여인에 대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다루며, 「신부 세르게이」는 한 남자가 육신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군인에서 수사로, 수행자에서 부랑자로 점차 변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표제작인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본래는 베토벤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제9번'의 제목이 크로이체르 소나타다.  표제작인 이 작품은 1890년에 노골적인 내용 때문에 금지된 소설이었는 데 후일 톨스토이의 아내가 차르에게 부탁해 전집에라도 실을 수 있게 했다는 주장이 있는 작품이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사랑과 성의 문제를 도덕적 입장, 과학적 입장, 정신의학적 입장에서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당시 러시아의 사회제도, 도덕, 생활양식에 대한 작가의 비판정신이 담겨져 있다고 해석될 수 있으며 성과 사랑에 대한 솔직하고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기차 여행 중 포즈드니이셰프를 만난 나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내를 살해한 한 인간의 이야기로 톨스토이는 이 소설을 통해 사랑과 결혼, 배우자의 부정과 여성해방, 자녀 문제 등을 거론함으로써 진정한 남녀평등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소설의 화자인 ‘나는’ 여행 중에 기차에서 한 사내를 만나 그가 아내를 살해한 과정을 듣게 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포즈드니이셰프의 이야기는 그의 자전적인 결혼 이야기를 이 책의 전반 부터 후반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객차 안에서 이루어진 사랑의 본질에 관한 논쟁에 대해 주인공이 섹스의 추악함, 아내에 대한 의심 그리고 살인에 이르는 이야기로 대답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포즈드느이셰프'는 러시아의 귀족으로서 젊음을 향락으로 탕진하다가 청순한 여자를 만나 결혼하지만, 그가 아내에게 기대하는 것은 오직 성적 쾌락뿐이다. 그는 결혼을 남녀 간의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아내에게는 일방적으로 정숙함과 가정에 대한 의무를 묵시적으로 요구하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아내는 아이 다섯을 낳고 정신적으로 결핍된 생활을 하며 주로 피아노를 치면서 소일하는데 그러던 중 운명의 남자인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난다. 주인공은 아내와 그 남자가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아내에 대한 질투와 의심에 휩싸이게 된다. 주인공은 며칠 후 출장을 떠나지만 아내에 대한 의심으로 밤새 잠을 못 이루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 마침 다정하게 함께 있는 아내와 바이올리니스트를 발견한다. 주인공은 질투의 화신으로 돌변해 아내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만다. 주인공은 법정에 서게 되는데 아내를 살해했음에도 아내의 불륜 사실이 인정돼 무죄로 석방된다. 그는 남녀 간의 사랑은 육욕을 정당화하는 구실에 불과하며 인간의 이상은 금욕에 두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한다.

처음 부터 끝까지 원인도 모를 결혼 생활의 그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굳이 꼭집어 무엇이 문제인지도 속시원하게 밝히지 않은 채, 포즈드니이셰프의 결혼 생활은 싸움과 애증의 연속이다. 과연 그에게는 결혼을 통해 행복했던 기억은 전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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