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갱 : 원시를 향한 순수한 열망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5
가브리엘레 크레팔디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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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은 색채를 통한 개념적인 표현을 추구한 후기인상파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자연을 사랑한 불멸의 화가 반 고흐, 그리고 "나는 위대한 화가다.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한 천재적인 화가 폴 고갱은 인상파와 결별한 뒤 고갱의 그림은 관념적인 형상과 암시적인 색채로 채워져 갔는데, 특히 고갱은 쉽게 분명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원시주의에 몰두했다. 그의 모든 의도는 관념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상징주의 운동을 주도한 화가로 인정받았다.  과거 내가 처음으로 고갱의 작품을 보고 이해하지 못했던 것중의 하나가 그의 예술에 배경이 되는 그의 삶의 발자취를 전혀 몰랐었다는 점이었다. 그 후 그의 동료화가들과의 관계 등을 읽어보고 고갱의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일예로 세계 미술사상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이 한 공간에 머물면서 그림을 그렸다는점은 그의 작품을 이해할때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정신병이 걸렸을때의 행동들에 대한 분석으로 고흐가 왜그랬는지,  반 고흐와 미술에 대한 견해 차이로 불화를 일으킨 뒤 마르티니크로 다시 여행을 떠났다는 사실과 같은 부분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고갱은 열대지방의 풍경에서 찬란한 색채와 관능적인 기쁨을 새롭게 발견하였고, 그곳에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윈시공동체의 매력을 경험하였다. 마침내 고갱은 인상파에 반발하고 원시미술로 복귀하였다는 부분이나 고갱은 아내 메테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을 묘사한 내용을 볼때   예술가, 고독한 영웅은 남편, 가장과 공존하고 있었다. 단순히 고집 센 천재로만 알려진 고갱의 삶의자취로 그의 삶의 어두운 부분과 좌절의 시간을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Art Book’ 시리즈의 일곱번째 책으로  각 화가의 삶과 예술을 당대의 문화적이고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문맥 속에서 살펴보고 있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책의 본문은 화가의 삶과 작품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 역사적.문화적 배경, 주요 작품들에 대한 분석으로 나뉘어 있는데,  생의 주기와 작품을 종적으로 배열해 예술가의 삶속에서 각기 단계별로 어떤 작품들이 만들어 졌는지를 쉽게 비교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삶과 작품, 배경, 그리고 작품해설로 구분하여 각각 노란색, 하늘색, 분홍색의 띠로 표시되어 있어 찾아보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비슷한 시대에 활동하던 다른 주변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어 작가의 작품성향이나 시대적인 특징과 사조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새로운 것을 알게 될거란 기대감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멋진 그림과 고갱의 개인적 생활까지 볼수 있는 멋지 책으로 미술도록만 보아서는 알수 없는  예술가의 생애를 시작으로 그들의 작품이 만들어진 경로와 자취를 따라가며 수록한 그림들은 한마디로 화가의 특징을 더욱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생생하게 펼쳐지는 거장들의 삶과 예술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 진가를 발휘한다 하겠다. 보통 미술사에 관한 책들은 상당한 두께의 전문서적이 대부분으로 가격도 만만치 않았는데  이 책은 비교적 얇은 두께의 책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임에도 작품과 그 해설이 함축적으로 수록되어 있어 부담없이 한 작가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책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빛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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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란 무엇인가
루이지 조야 지음, 이은정 옮김 / 르네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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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대 문명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형성되어 온 융 심리학의 관점에서 부성의 기원과 그 진화과정을 심도있게 고찰한다. 부성의 아버지란 역할이 갖는 중요성을 다시금 살펴보면서 오늘날 부성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프로이트가 발견한 일반원칙은 그의 무의식적인 반종교적 정서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서구 남성들이 지닌 부성이미지(가장의 지위)에 대한 심리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 프로이트는 자녀가 아버지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어려서는 아버지를 어머니를 놓고 서로 싸우는 연적으로 간주한다. 이것이 바로 '오이디프스컴플렉스' 이다. 그러나 점차 성숙해짐에 따라 아버지를 존중하고 아버지의 태도 아버지의 가치관을 내면화한다. 즉, 아버지를 동일시 한다. 프로이트가 주장한 오이디프스컴플렉스적 아버지 이미지는 많은 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자식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강한 사람이고 승리한 사람이기를 원한다. 착하고 올바르며 사랑으로 충만해 있으면서도 아버지가 승리자일 수 있다면 더 이상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중시되는 점은 아버지가 승리하는 방법을 아는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지, 착하거나 정직한 것이 아니다. 우리늬 문화적인 전통은 , 정당한 행동을 했지만 바깥세상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 아버지보다 승리의 완관을 거머쥔 부정한 아버지를 훨씬 더 선호해 왔다.(p.13)


많은 자녀들은 어머니에 대해서는 연민, 사랑, 고마움을 느낀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에 대해서는 공포, 불안, 미움을 연상한다. 아버지는 잔소리꾼이며 겁을주고 늘 질책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프로이트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위상을 높게 형성시켜 놓았다. 왜냐하면 자식이 결국 아버지를 받아들여 그의 초자아를 형성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즉 아버지는 자식의 정신적 지주인 멘토이다. 아버지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영원하다. 스테판 폴터가 쓴 '아버지'라는 책에 따르면 성인이 된 모든 사람들의 인간관계에는 아버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를 '아버지 요인(father factor)이라고 규정한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아버지는 자식에게 맨토역할을 해왔다. 아버지는 세상을 꿰뚫어보고 못하는일이 없으며 늘 당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아버지는 머리털이 깎인 삼손, 태양의 강렬한 빛에 날개가 녹아버린 이카루스가 돼버렸다. 더이상 자식들에게 보여줄 카리스마도 사라져버린지 오래이다.그에게 남은것은 잔소리뿐이다. 아버지라는 인물이 가족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구심점이기도 하지만 자식들의 인격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 이슈가 된 우리나라의 유명 연예인의 죽음은 우리에게 예기치 못한 질문을 던져주었는데, 그것은 자식의 양육권과 친권이 누구에게 돌아가야 합당한가라는 문제였다. 법적인 소송으로 시작된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도 ‘아버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지 못했음을 알려준다. 오랜 세월 엄격한 유교 전통을 답습해온 우리 사회는 아버지의 권위를 절대적인 것으로 상정하면서 혈통을 중시하는 문화적 풍토 때문에 아버지를 언제나 자신을 낳아준 사람으로만 생각해 왔다.

산업혁명 이후 남성들이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는 그 중요성이 평가 절하되어 왔다. 심리학자, 소설가, 인류학자들은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를 본질적인 것으로 간주하여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버지가 자녀, 특히 아들과 맺는 관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자녀가 10대 청소년기가 되면 상황은 일변한다. 아들은 아버지의 ‘권위’에 도전하며, 아버지는 ‘추락한 영웅’이 되고 만다. 아들은 아버지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 채며’,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규정하도록 만든다. 저자는 부성을 이해하고 접근한 방법은 문화적 심리적 측면에서 였고 이제라도 심리학이 진지하게 부성을 논의하고자 한다면 '정신병리학'의 측면도 고려해볼 사항이라 한다. 이런측면애서 바라보면 부성의 퇴보는 두 가지 측면을 살펴보았는데 첫째는 실질적인 것으로, 아버지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두번째로는 상징적인 것으로, 자식을 하늘로 추켜올린다던지 축복해주는것 같은 부성의 제의적인 역할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오늘날의 부성의 역할을 대신 맡고 있는 어머니들은 어떻게든 첫번째 공백을 채워줄 수 있을것이며 두 번째 공백은 오직 문화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왔던 아버지들만이 줄 수 있는점을 강조하면서 끝을 맺고 있다.

부성(父性)이 사라져가는 오늘날 '아버지'라는 호칭은 이제 그가 집으로 가져오는 월급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의 아버지들은 자아의 성공보다는 자신의 경제적인 성공이 자식들에 의해 평가받는 것임을 알고 있다. 자식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법적인 사실이며 자식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오로지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적인 능력이다.게다가 오늘날의 아버지는 이런 경제적인 능력이 뒷바침되어애만 자식들의 존경심을 유지할 수 있다. 아버지는 가족의 부양자 외에는 다른 누구도 아니다.(책의 뒷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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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 - 폭력과 추방의 시대, 촛불의 민주주의를 다시 묻는다 당비의생각 2
당대비평 기획위원회 엮음 / 산책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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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촛불집회 1주년'을 맞은 5월 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는 서울역과 서울광장·청계광장 등에서는 경찰의 원천봉쇄가 이루어 졌으며 봉쇄하려는 경찰과 시위대간의 충돌도 잇따랐다. 또 일부 시위대의 무대 점거로 '하이서울페스티벌' 봄 축제 개막 행사가 전면 중단됐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가운데 112명이 연행됐다는 씁쓸한 기사를 접했다.  이 책은 “1987년 이후 가장 강렬하고 심지어 화려했다 할 정치적 동원인 ‘촛불시위’가 정작 아무런 정치적 효과도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더 이상 정치엔 희망이 없다는 체념적이고 반동적인 유혹에 굴복하지 않으려면, 고통스럽지만  '촛불시위'에 대하여 사유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책은 '당비의 생각'이 두번째로 펴낸 시대의 담론을 엮은 책으로 모두 3부로 구성되어졌다. 1부는 '운동의 사회학을 넘어 민주주의의 정치학'에서는 촛불을 '운동의 정치'로 분석하고 있다. 섣부른 낙관론에 투항하는 것을 넘어서는 비평도 담고있으며  그것은 무엇보다 촛불을 민주주의적 사태로 무조건적으로 단언하려는 암묵적인 주장에 거리를 두려는 시각이다. 2부는 촛불의 '문화정치학'적인 해석으로 다양한 문화적 감성과 의례, 상징과 지식들이 동원된 실천이었다고 본다. 애매하고 막연한 불만과 공감을 통해 형성된 촛불이 효과적인 정치적 행위로 이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물론 거기에 참여하는 주체가 자신을 지배받는 주체로 스스로를 의식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3부는 촛불에 참여한 주체들의 정체성을 보다 섬세하게 짚고 있다.

 

 

“…촛불집회를 분석하는 이론들이 보여주는 ‘낙관주의’는 매우 우려스럽다. 이론은 촛불집회에서 나타나는 대중의 자율성의 낙관적 측면을 강조하기보다, 그 자율성이 넘어서지 못하는 경계들을 적극적으로 지적하고 그 한계를 드러내는 입장을 채택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이론은 늘 오히려 ‘비관주의적’이어야 하며, 대중에 대한 상찬으로 가득한 이론적 낙관주의는 결국 대중 스스로 환상에 빠져들게 하고 정세의 엄혹함을 회피하게 만드는 알리바이에 불과할 수 있다. 더욱이, 정세에 대한 잘못된 판단에 기초해, 절망 속의 대중들이 표출하는 탈정치화의 전망을 대중적 봉기로 오해해서는 안 되는 시점에 등장하는 이론적 오해는 대중에게 독이 될 수 있을 뿐이다.”(p.49. 경계를 넘어서 연대로 나아가지 못하다 -촛불의 낙관주의에 대한 어떤 우려, 백승욱)

 

촛불은 확실히 기존의 정치에 대한 반발로 등장했다. 초장집이 말허고 있는 대의제 민주주의 위기가  촛불을 발생시킨 것이다. 촛불이 기성 정치권을 부정하는 양상을 띤 것은 여기에 참여한 세력이 지금까지 정치에서 배제 당해왔던 이들이었다. 보수도 진보도 수렴할 수 없었던 요구가 분출한 것이다.  이런 "이례적 현상"을 만든 이들은 바로 10대들이었다. 촛불 이전까지 한국 사회에서 10대들은 보이지 않는  '투명 인간'이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은 10대들이 한국 사회에서 중요하지 않다거나 필요 없는 존재라는 뜻이 아니다. 10대 들은 어른들의 분신으로 존재했을 뿐이라는 뜻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대들은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10대들은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연약한 존재이거나 아니면 '머리에 피도 안마른 주제'에 어른 흉내나 내는 건방진 존재였다.(p.57 ~ p.58)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지난해 5월 2일부터 본격적으로 점화되었던 촛불집회는 국민주권시대를 열었던 신화창조의 신호탄이었다. 시작은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를 전면 수입 개방함으로써 촉발되었지만 그 저변에는 민심을 거역한 독재회귀 정권에 대한 강한 분노와 불신이 촛불로 승화된 것이다.
초기 촛불집회의 주연은 분명 10대 청소년들이었다
. 촛불의 상징과도 같았던 10대 청소년들은 분명, 20대 대학생들보다 훨씬 사회 참여적이었다. 학교에서는 난리가 났다. 장학사와 선생님이 동원돼 학생들 집회 참여 못하게 막으려고 청계광장에 배치되었고 경찰은 촛불집회에 참여 했다가 검거당한 학생들에게 다시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반성문을 쓰게한  처사나 모두 비판받아 마땅한 어른들의 행동이었다. 그들에게도 인권은 분명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겐 선택권이 없다. 0교시 부활이나, 미국 쇠고기 급식이나, 일제고사 응시여부를 청소년들이 선택할 정치적 통로는 사실상 막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학생들이 강력한 상실감에 거리로 나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혐오의 감정은 휴머니즘과 민족주의와 웰빙 정서가 묘하게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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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역사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과학과 사회 1
피에르 주아네베로니크 나움 그라프 외 13인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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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과 과학의 만남을 전문적이면서도 대중에게 접근한 책이다.
이 책은 『과학과 사회』시리즈 1권이다. 이 시리즈는 바칼로레아 시리즈를 펴낸 르 포미에Le Pommier 출판사와 파리 과학산업관 'Cite des sciences et de l'industrie'이 공동으로 편찬한 기획전집〈르 콜레주 드 라 시태Le College de la Cite〉는 매년 ‘콜레주 드 라 시테’라는 제호 아래 펼쳐지는 12번의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내용들을 취합한 것이다. 이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우리 시대의 주요한 쟁점들을 골라 주제로 삼고 이와 관련된  현직 의사, 법학자, 정신분석학자, 인류학자, 역사학자 등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여러 분야 학자들의 이론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는 점이며 또하나는 중요한 요소, 과학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탐구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출산의 역사를 시작으로 문화와 사회, 상상 속의 혈통, 아이를 가지고싶은 욕망과 부모가 되고 싶은 욕망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혈통―출산―성생활'이라는 삼각구도에서 각 요소가 서로 대등하지 않다는 주장을 피력하고 있다.

특이한 내용은 '생물계가 두 가지 성으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주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는 주장과 기증을 통한 의학적 출산, 입양을 통해 생겨나는 여러 종류의 사회적인 부모의 등장 등 가족의 재구성과 혈통에 대한 기존의 관념에 반박하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사후 임신이나 복제와 같이 성이 개입되지 않은 출산은 혈통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남성과 여성의 대립은 이 새로운 과학과 기술의 역사에서도 유효할까? 와 같은 성과 출산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는 담론이 펼쳐진다.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의 자기 보전을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기계이다!” 1976년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던진 도발적 화두는 전 세계 생물학계는 물론 근접 학문 분야의 학자들을 경악케 했다. 당시 생물학계에는, ‘주어진 환경에 의해 생물체는 선택, 변화, 진화된다’는 자연 선택의 진화 메커니즘이 절대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었기에 리처드 도킨스의이기적인 유전자가 사회생물학의 논쟁이 되었던 유전적 요인과 환경, 문화적 요인 가운데 인간의 본질을 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한 문제작이었다면  이기적인 유전자가 자신의 개체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물체와 생물체들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식물의 행동과 그에 따른 부산물은 모두 유전자에 의한 표현형 효과가 된다.  

 

최근에는 의료과학이 발달하면서 출산을 위한 의료적인 행위들이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는데 이러한 의료적 기술의 개입은 부모가 되는 일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바꿀 수도 있게 되었다.

언젠가 방송에서 만나본 의료사각지대의 현실 그리고 불임의 방안으로 인공수정과 시험관아이의 시술등 세상은 공평하지 않기에 원하는데로 꼭 이뤄지진 않는다. 실제로 의사협회가 대리모에 의한 출산을 금지하고 있는 일본의 상황이나 우리나라도  2005년 생명윤리법 발효이후에는 상업적 대리출산이  문제시 되면서 대부분의 불임 클리닉이 친인척이 아닌  한 대리모 시술에 이전보다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면서 규제의 현장을 피하는 방식으로 성관계에 의한 대리출산이 증가하게 된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유전자 공학이나 생명의 과학기술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생명윤리의 정책수립에는 신중해야 한다.
 
각나라들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더욱더 대두되는 의료문제들 갈수록 위험부담이 많은 부분은 서로 하지않으려는 현실이다. 특히 생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많은 외과나 산부인과 기피현상으로 원하는 곳에서 진료를 못하는 경우도 많은것이 현실이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 뿐 만 아니라 일반 시민의 참여가 요청된다. 선진국에서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인권, 복지를 지키기 위한 생명윤리 운동을 통해서 생명·의학·과학의 실험기준, 연구의 허용에 규제 및 권고에 대한 입법조치를 하는데 시민단체의 참여가 활발하다.생명의 탄생은 자연현상에 의해 본존되고 생태계가 유지되여야 하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생명를 탄생시키다 보니 생명의 존엄성이 결여 된다는 점과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고, 생태계의 사슬의 연결된 고리가 끈어 질 염려가 다분하게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제기 되고 있는데 윤리적면에서 접근시켜 볼 때에 합당치 못한 점이 나타나고 있다는데 윤리적 입장에서 이의가 제기 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부가 저출산 대응책으로 불임부부의 고통을 외면할 수도 없는것이 현실이므로 금전거래가 오가고 최근에는 성관계를 통한 대리모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자칫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될 수 있는 부분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서 도덕적인 잣대자체도 기준눈금을 새기지 못하고 있는듯 해 아쉬운 생각이 든다. 

 

가족은 이미 초고속으로 변하고 있으므로 SF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출산 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전통적인 남녀관계를 전복시키는 중이며 머쟎아 인간의 성욕조차 사라질지 모른다.(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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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과학과 사회 5
파스칼 피크 외 지음, 배영란 옮김 / 알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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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인간이 '주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존재이며 그 과정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흔히 생각하듯이 진화의 끝이 인간은 아니라는 말이다.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자신을 길들여 좋든 싫든 자신의 존재 형성에 참여하는 다소 예외적인  종이 인간이다. 인간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 죽는 날 까지 스스로를 단련하며, 역설적이지만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개체로서의 자립성을 추구한다. 인간의 본성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자 자아의 완성에 필요한 조건인 언어, 문화, 지식에 적응해가는 것이다.(본문 중에서) 

이 책은 2002년 파리과학산업관 개회식에서 발표한 '강연' 내용을 취합한 것이다.  신경생물학자인 장 디디에 뱅상과 고인류학자인 파스칼 피크 , 그리고 철학자 미셀 세르의 눈으로 살펴본 인간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넓은 교양과 폭과 깊이가 느껴지는 모두 3편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 시작된 질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탐구가 흔히 그렇듯 수많은 학자들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았으니 그중에 정답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인간을 언어를 가지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상의 고등 동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단순한 말들로 인간을 정의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견해로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첫 번째는 신경생물학의  견해에서의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생물학자가 볼 때  인간의 동물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철학자의 눈에 인간은 동물이 아니다. 이 차이는 생물계에서는 독립영양생물과 종속영양생물을 구분한다. 독립영양생물이란 광합성이나 화학합성으로 얻은 에너지와 무기물을 생성할 수 있는 식물을 가르키며, 종속영양생물이란 이미 형성된 유기물을 이용하는 동물이나 버섯류를 일컫는다.(p.19 ~ p.20) 
 

'장 디디에 뱅상'은 영장류의 특징으로 '그루밍(groomming)'이라는 활동에 착안했다. '그루밍' 활동이란 이 잡기, 핥기 등의 '소소한 애정표현'을 말한다. 다른 개체를 돌보면서 이러한 사회성을 만들어내고 곧 평화를 만들어 낸다. 또한 인간은 말을할줄 아는 존재이다. 물건이 아닌  타인을 조작하는 탁월한 기능의 도구인 언어 덕분에 인간은 사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언어란 훌륭한 상징적 이 잡기 도구이자 사회조직의 버팀목으로인간사회는 언어로써 유지되는 관계에 기반을 두며  인간의 경우 발언권을 갖는 사람이 우두머리가 된다. 또한 인간은 '자아에 대한 타자'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를 이루고 살려면 질서의 도입이 꼭 필요하고, 이 질서가 없으면 모든 사람이 다른 모든 사람들과 간음할 것이란 주장을 편다. 언어를 주요 도구로 삼아 발전한 문화의 기원 가운데 하나가 성(性)이며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욕망을 중화해 나아간다. 
 

고인류학자가 바라본 인간은 사람은 곧 도구라는 견해이다. 사람의 생물학적 진화를 연구하는 고인류학은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에 있음을 알게 된 순간 선사학에서 벗어난다. 즉, 문화적 진보보다 생물학적 진화가 앞선다는 견해이다. 인간 고유의 특징을 '인간은 무엇인가?'와 같은 의문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의 생물학적 진화, 즉 엄밀한 의미로 '사람화'를 받아 들일 때 또다른 개념인 '인간화'의 개념을 만들어 낸다.  대다수 고인류학자들은 오직 몇몇 크로마뇽인 개체군에서만 인간이 유래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인간이 일종의 우발적 진화로써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다. 
 

철학자 '미셀 세르'의 인간화 개념은 생물학적 진화와 정신적 진화과정을 구별하면서 신체적 측면의 진화를 사람화(hominisation), 정신적 측면의 진화를 인간화(humanisation)라 칭한다. 인간을 철학적으로 정의해보면 인간은 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존재자이다. 인간을 다른 것들과 구별하는 것은 그가 이성적 존재라는 사실이다. 즉 인간은 근본적으로 본성으로서 이성적인 힘을 지니고 또한 유일하다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인간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의 구체적 현상들을 정세하게 기술하고 분석한 뒤에, 인간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성과들을 존재론적, 형이상학적 근거로 삼고 체계화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올바른 정의를 위해서는 논리적인 분류가 필연적임을 인식하고 인간을 합리적인 동물로 분류 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추상과정을 통해 보편개념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들 보편개념으로부터 추론 규칙을 쫓아 삼단 논법에 의거해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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