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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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누군가에게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을까? 또한 누군가에게 소중하고 꼭 필요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인물들의 모습들을 오늘 다 읽은 강화길작가님의 첫 소설집 「괜찮은 사람」에서 여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어요.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호숫가에 쓰러져있던 진영의 20년지기 친구 민영의 남자친구 이한과 함께 민영이 두고 온 물건을 찾으러 호숫가에 동행하는 과정에서 진영에게 자신이 민영에게 어떤 사람이었는 지, 민영이 평소 자신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 지 집요하게 물어보는 (호수 - 다른 사람) , 역사가 깊은 니꼴라 유치원에서 졸업한 사람은 반드시 출세한다는 전설같은 소문으로 인해 자신의 아들 민우를 니꼴라유치원에 다니게 하기 위해 니꼴라유치원에서 졸업해 출세하는 귀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집요하게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알아보는 엄마 (니꼴라유치원 - 귀한 사람),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민주가 자신과 다른 정반대의 위치에 있으며 자신이 남에게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지 않고 남이 자신에게 어쩐 사람인지만 생각하는 남자친구와 다가올 봄 결혼을 할 예정이고 그 전에 남자친구가 사둔 집을 보러 가는 과정을 그린 표제작 (괜찮은 사람) 같은 이른바 ~사람 3부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머지 작품들 역시 타인에게 어떠한 존재가 되기 위해 , 조금 더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 행동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데 집주인 예연에게 조금 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자하는 다단계사업으로 가족을 떠난 수지와 전 남자친구에게 모든 것을 준 희진, 그리고 그들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 자하는 예연의 관계(벌레들)나
문화센터 합창단에서 독창을 하기 위해, 강사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를 쓰는 과거 합창단원이었으나 지금은 29살의 난소암 4기 판정을 받은 딸을 가진 엄마(당신을 닮은 노래), 여자친구 민아를 많이 좋아하는 형이 떠날까봐 전전긍긍하고 형에게 칭찬받고 싶어 폐지 줍는 할머니의 텃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주워 한 푼씩 모으는 12살의 동생 기채와 가게사정이 좋지 않았으나 무책임하게 그만두고 싶지 않아 끝까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뭔가를 연구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17살의 형(눈사람), 그리고 신분제도가 만연하고 여성의 대한 치별이 아직도 남아있는 인도출신의 굴 말리크가 추방당하기 직전 만났던 특별한 사람인 한 때 서로에게 애틋한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연관되고 싶지 않은 그와 그녀에게 남긴 유품을 찾으러 동행하는 (굴 말리크가 기억하는 것)과 폐허가 된 도시에서 일을 하며 더 나은 보금자리에서 살기를 꿈꾸는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인 재인과 수연의 이야기인 등단작 (방)까지 강화길작가님의 첫 소설집「괜찮은 사람」에 실린 8편에 단편 모두가 명확하고 뚜렷하게 다가와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괜찮은 사람」을 읽으면서 저(물고구마)는 여기 북플친구들에게 어떤 사람일지 (물론 얼굴을 보는 사이는 아니지만) 또한 북플친구들이 제게 어떤 사람들인지 생각을 조금 해봤습니다.
(솔직하게 신경이 안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그래도 북플친구들이 제게, 제가 북플친구들에게 적어도 아주 특별하지는 않더라도 별 볼 일 없고 무시해도 되는 존재는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100% 정답은 아닐지라도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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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2016-12-29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빼미 무덤
강희진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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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아닌 농어촌지역이나 섬에 사시는 사람들이 정이 많고 푸근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제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뉴스방송이나 신문기사에서 많이 접하게 됩니다만, 오늘 읽은 강희진작가님의 신작 장편 「올빼미 무덤」을 읽고는 소설에 불과하지만 정말 섬뜩함을 느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갈대나 짚으로 이은 관에다 시신을 안장하여 숲이나 집 주변에 묻는 장례풍습의 한 종류인 초분의 과정이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 소개가 되어 유명해진 풍도의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서라면
풍도의 아이들에게 이주여성들이 영어를 원어민수준으로 가르치고 통신망을 활발하게 구축하여 도시 못지 않은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게 하며 관광객들의 항의로 자신들이 그토록 우상하고 존경했던 행대감 동상의 목을 잘라버리고 사실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글로 풍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이 있으면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그런 글이 인터넷 상에 올라 왔는지 감시하고 주민들이 직접 풍도를 소개하는 글에 풍도를 적극 추천하는 댓글을 쓰는 가 하면 심지어 풍도의 추악한 과거를 발설하는 사람에게 집단적으로 응징을 하는 극악무도한 짓까지 벌이는 상황에서 말더듬이였던 누나가 저수지로 뛰어든 후로 비문증으로 고생하던 주인공이 휴식할 겸 풍도로 영어를 가르치러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죽은 누나와 꼭 닮은 태국여성을 우연처럼 만나면서 풍도 사람들이 감추고 싶었던 비밀에 한 발짝씩 다가가게 되는 이야기인데요.「올빼미 무덤」이 무얼 의미하는 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섬뜩했어요. 의뭉스러운 풍도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외지인들을 좋지않은 시선으로 흉을 보고 섬에서 내쫓으려고 하고 심지어는 죽이려고 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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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2-27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읽으셨네요. 긍금했던 책인데 덕분에 맛을보게되네요~^^ 감사합니다.~^^

cyrus 2016-12-27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돼서 축하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크리스마스 캐럴 -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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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었을 때 2012년 1월에 출간된 주원규작가님의 「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과 내용적인 연관이 있을까 생각을 했었는 데(사실 이 소설을 읽은 것이 2012년 출간 당시에 읽었고 그 당시에는 리뷰같은 것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 알라딘과 네이버에서 이 소설의 리뷰를 쓰신 분들의 글을 찾아 봤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출간 된 「크리스마스 캐럴 :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를 읽어보니 내용적인 것에는 연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240여쪽정도되는 분량인데 흡입력이 강하여서 금방 다 읽었습니다.
악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되어버린 벌써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이 소년원에서 생활하게 되는 데 소위 ‘미친개‘로 불리는 한희상의 교화라는 명목으로 원생들에게 폭력을 행하고 그 폭력을 묵인하는 교도소의 모습이 너무 잔혹했었고
쌍둥이 동생이자 몸이 불편하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주월우가 잔인하게 살해되어 아파트 물탱크 안에서 참혹한 시신이 된 것을 본 형 주일우의 의견은 묵살되고 치매가 있는 할머니의 증언에만 귀담아듣고 빨리 이 사건을 수습하려고 하는 사회의 현실이 참담하게 느껴지는 데요. 주일우가 동생 월우의 죽음에 연관이 있던 일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진하여 범죄를 저지르고(?) 소년원에 들어가고 ‘미친개‘ 한희상이나 소년원에서도 일진행세하는 문자훈패거리에게 주늑들지 않는 모습에 정말 이 세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괴물이 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라고 저 역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자훈이 거슬리던 주일우를 제거하기 위해 정말 법도 인간관계도 다 깡그리 무시하는 미친놈 중에 제일 미친놈 고방천을 끌어들이고 주일우 또한 점점 진실에 가까워가는 모습인 가운데 마지막 목욕탕에서의 혈투는 정말 치열하면서도 잔혹함의 끝을 보여줬어요.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밝혀지는 반전이 너무 씁쓸했어요.
「반인간선언」과 비교했을 때 악의 형체가 더 또렷해지고 더 커진 것 같지만 4년전의「반인간선언」이나 4년후의「크리스마스 캐럴」이나 보여주려고 했고 얘기하려고 하는 목소리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악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저와 사람들을 구원하여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해 줄 존재가 있을 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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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마시는 카페
최지운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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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우주일지」를 읽고 나서 바로 읽은 최지운작가님(「옥수동 타이거즈」를 쓰신 작가님이셨더군요. 제시카가 기억이 나는 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의 연작소설 「시간을 마시는 카페」는 176쪽밖에 되지 않아 읽기에 부담되지 않고 기존의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과는 차원이 다른 높은 대리석 기둥에 사랑의 여신 프레이야(Freyja: 작년 11월에 「앵두를 찾아라!」수필집을 내신 저의 북플친구님의 닉네임이기도 하네요.), 토르등 북유럽 신화의 신들을 그린 천장의 프레스코화,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가 아름다운 2층의 발코니가 있는 24시간 연중무휴인 아스가르드(Asgard) 카페에서 시간이 자유롭게 흘러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에서 인연을 만나게 되는 믿을 수 없이 흥미로운 경험을 하는 6편의 에피소드가 아스가르드 카페의 메뉴와 함께 소개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여자와 그를 잡지 못하는 가수지망생(노르덴커피 : 히트제조기 작곡가 강태호), 아스가르드에서 우연히 만난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남자와 그 남자를 3년전에 사고로 떠나보내게되는 연습생(이둔 애플주스 : 아이돌 가수 유하), B0을 받아 장학금을 못받을 위기에 처해져 「글쓰기의 재미」강사에게 학점을 좀 더 좋게 달라고 애원하는 여대생(브라기 티 : 칼럼니스트 김혜연), 열심히 입사지원서를 내지만 번번히 탈락하는 저(저는 사실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입사지원서 같은 것을 내본적이 없어요. 스펙같은 것이 전무하기도 하지만 제가 워낙 융통성이 부족해서 회사생활에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와 같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울르 와플 : 베스트셀러 소설가 강훈), 좀비처럼 쉬는 날 없이 영화관에서 일하는 극장 슈퍼바이저(칵테일 무닌 : 대종상 영화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조재덕), 곧 해체되어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할 위기에 처해진 무명선수(토르 비어 : 홈런왕 프로야구선수 최성혁)등 주로 힘들고 아무도 알아 주지 않은 시절에 만났던 인연들을 다시 만나거나 미래의 인연이 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등 ‘오딘의 장난‘으로 인해 시간이 자유자재로 흘러가는 실제로 존재할 리는 없지만 존재했으면 하는 아스가르드 카페에 가보고 싶어요. 그럼 저도 언젠가 제게 인연이 될 사람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지요. 만나게 된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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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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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이기도 한 신동욱작가님이 쓰신 「씁니다, 우주일지」를 읽어봤는 데 솔직히 놀랐습니다.
어떤 특정한 소재를 가진 소설들을 쓰기 위해서 관련전문가를 통하거나 직접 경험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서도 일종의 선입견을 갖고 있기는 했거든요. 그래서 투병생활을 하면서 쓰신 그 것도 장르적인 색채가 강한 SF장르의 우주를 다루는 소설이라서 걱정도 되기는 했는 데 읽어보니 정말 많은 우주서적들을 읽으시고 관련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셔서 쓴 흔적이 역력했어요. 그리고 너무 전문적인 내용만 가득하지 않게 유머를 적당히 섞으셔서 460쪽에 달하는 긴 분량이지만 흥미롭게 잘 읽혀졌어요. (그런데 너무 긴 분량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체모를 외계인이 방해를 수시로 했는 지는 몰라도 곳곳에 눈에 뜨는 오타가 많았어요. 특히 31장에는 칼 세이건이 말했던 창백한 푸른 점이 보인다가 제목인데 본문에는 칼 세이건이 말했던 창백한 푸름 점이 보인다로 표시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다른 북플회원들이 리뷰 쓰신 것을 보니 「인터스텔라」나 「마션」이 떠오른다고 했는 데 (「인터스텔라」만 중간에 보다 나왔고 : 재미가 없어서가 아닌 정말 방광이 터질 것 같은 요의때문에 , 「마션」은 보지 못했네요. )저는 8월에 출간된 김중혁작가님의 경장편 「나는 농담이다」와 2013년에 출간된 배명훈작가님의 경장편 「청혼」이 떠올랐습니다. 뭐 둘 다 지구 밖에서 유영하는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데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우주를 유영하는 남자의 이야기였고 스포일러지만 결국 어떤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와 이별하는 결말이어서 「씁니다, 우주일지」에서도 사랑하는 김안나박사를 두고 소행성 AC5680을 지구로 끌어오기 위해 우주탐사하는 사업가이자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금발 머리의 미국인 맥 매커천이 우주를 유영하고 우주탐사선에서 우주일지를 쓰는 내용이라 어떻게 될지 궁금했었어요.
2020년이면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니니까 정말 우주 엘리베이터가 상용화되면 언젠가는 우리도 화성이나 지금은 행성이 아닌 명왕성까지 단숨에 갈 수 있겠지요.
그런데 망할 놈의 이기적인 영국국적의 빌리 맥이 너무 발암덩어리라 욕을 안할 수가 없어요. 읽어보시면 제가 이렇게 욕을 하는 지는 충분히 이해하실겁니다.
이상 「씁니다, 우주일지」의 리뷰 기록을 종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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