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에 작은도서관에서 빌린 책 3권.
「나의 토익 만점 수기」로 인상깊었던 (안타깝게 시력을 잃게 된 건 읽을 당시에도 지금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이 들었어요.) 심재천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 「젠틀맨」과 「노란잠수함」으로 역시 인상깊었던 이재량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 「올 킬」, 그리고 올해 황산벌문학상 수상작인 염기원작가님의 「구디 얀다르크」까지 올해 안으로 읽으면 한번 더 작은도서관에 갈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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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행방 새소설 3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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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새소설 시리즈 세번째로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을 수상하신 안보윤작가님의 「밤의 행방」이라는 작품을 읽어 보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전에 벌어진 수련원화재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주혁이 중학교 수학교사를 그만 두고 마지못해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누나의 집에서 삼개월간 머물게 되는 데 누나와 함께 외진 산속까지 가서 보드카를 마시는 것까지는 기억이 나지만 그 이후로는 블랙아웃 상태에서 자기가 주혁의 수호신이라고 말하는 나뭇가지 ‘반‘을 만나게 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인 데 다소 황당무게한 이야기이지만 정확히는 사람의 ‘죽는 순간‘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반‘이 신기하기도 했었습니다. 초보 무속인인 누나 대신에 자신에게 달라붙은 ‘반‘과 함께 ‘선녀보살‘ 점집을 대충 운영하게 되었고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오는 사람들 덕분에 입에 풀칠정도는 하게 되었고 약속한 3개월이 훌쩍 지나고 지독한 4월이 오는 시기에 잊고 있었고 잊어야 했던 그 사람을 만나러 인천에서 배를 타게 되는 데 이 것이 자신의 아이를 잃고 나서부터 15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소설 속에서나마 아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보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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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위한 마음
이주란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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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주란작가님의 첫 소설집이었던 「모두 다른 아버지」에 실린 모든 단편에서 술을 마시는 부분이 어김없이 나왔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때 쓰던 리뷰를 보니 역시 그 점이 언급되어 있었네요.
약 2년만에 출간된 두번째 소설집인 「한 사람을 위한 마음」에 실린 표제작인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을 포함한 9편의 단편에서 혼자 술을 마시거나 여럿이어서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첫 소설집에 비해서 무언가가 흐릿해졌어요.
제 기분이나 시력의 흐릿함도 있겠지만 「한 사람을 위한 마음」에서는 전체적인 분위기라던지 느낌들이 불명확해졌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저는 「나는 자연인이다」(한 사람을 위한 마음)를 정말로 지나가는 수준으로 봤었고 가끔 「TV 동물농장」(넌 쉽게 말했지만)을 재밌게 보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저 또한 최지인시인의 「나는 벽에 붙어 잤다」라는 시집(그냥, 수연)을 인상 깊게 읽었는 데 그 중에서 저는 (한 치 앞)이라는 시를 좋아합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하겐다즈 마카다미아맛(나 어떡해)같은 아이스크림은 워낙에 비싸서 자주 사먹지는 못하고 큰 맘 먹고 사먹기는 했어요.
그리고 제가 사는 부산의 용두산공원이 등장하여 익숙했던 (멀리 떨어진 곳의 이야기)와 수건으로 인해 헤어지려고 결심했던 커플의 이야기인 (일상생활),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의 쌍둥이같은 (사라진 것들 그리고 사라질 것들), 벌초하러가는 모습이 다소 인상적인 (준과 나의 여름)까지......
9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익숙하면서도 이 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던 이주란작가님의 장편이나 언젠가 나올 세번째 소설집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이주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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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왜곡설
현길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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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소설집 「유리 벽」이후로 만나보는 현길언작가님의 새 소설집인 「언어 왜곡설」을 읽어 보니 언어라는 것이 같은 말이지만 듣는 이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그 의미가 달라지고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에 실린 (애증), (아버지와 아들 - 관계12), (이야기의 힘)은 부자관계를 소재로 삼아서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이 따끔거렸습니다.
행방불명이 되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어머니를 두고 다른 여자와 동거를 하여 아이까지 낳아 결국 집안에서 ‘없는 사람‘ 취급받으며 미국에서 살아오다 병세가 악화되어 중환자실에 누워있게 되어 아들이 찾아가는 모습(애증)이나 아버지가 며느리의 친구를 새 부인으로 맞이하여 아들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충격을 주는 모습(아버지와 아들 - 관계12), 그리고 수년 째 식물인간 상태인 아버지를 본업을 제쳐둔 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아들의 모습(이야기의 힘)을 눈으로 읽으며 나의 아버지는 얼마나 멀어진 것일까,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을까하며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사랑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인 (미궁)과 남편을 잃고 남편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줄 알았으나 새로운 사랑에 흔들려 선택했지만 결코 행복하지는 못했던 (별들은 어떻게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를 읽으면서도 멀어질대로 멀어져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저와 아버지의 사이를 생각했었고 나머지 (언어 왜곡설)과 (광대의 언어)또한 제가 아버지에게 내뱉었던 말들이 제가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왜곡되어 아버지의 귀에 듣어갔을 것을 생각하면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지만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사실 현길언작가님의 새 소설집인 「언어 왜곡설」을 읽었지만서도 작가님의 의도와 다르게 왜곡을 해서 받아들이지 않았을 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발표지면을 살펴보니 발표했던 7편의 단편들을 죄다 2018년에 다시 수정하셨더군요.
앞으로도 많은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길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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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강희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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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강희진작가님의 작품들은 섬뜩하고 의뭉스러운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처음으로 접한 「포피」부터 2016년 말에 출간된 「올빼미 무덤」까지 사회고발 프로그램에서 접하던 소재들을 소설로 옮겨 놓으셨더군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에 읽은 신작 장편소설 「카니발」또한 ‘이주여성‘과 ‘대마‘ 그리고 외설틱과 동어반복틱이 결합된 ‘투렛증후군‘이라는 소재로 또 하나의 섬뜩한 이야기였습니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이국에서의 결혼 생활이 처참히 무너지고 틱을 가지고 있는 맏딸인 예슬이와 공부는 잘하지만 남편의 아이가 아니라고 주변에서 수근대고 남편과 시어머니 또한 삼촌의 아이라고 의심하는 맏딸에 비해 혼혈의 느낌도 없는 막내딸 예진이를 두며 꾸역 꾸역 지옥같은 한국의 농촌에서 살아가던 필리핀 여성 ‘조세피나‘가 사라져버리면서 그녀로 인해 시작된 야콘농사가 연이어 망치게 되고 맏딸인 예슬이에게도 정신적인 충격을 주면서 맛만 들였던 대마를 본격적으로 피우게 되고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스로 해치게 되는 충격적인 내용을 읽으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엄마를 사라지게 한 원인을 제공한 것이 분명한 아버지에게 복수하려고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그 것자체는 나쁘다는 것을 알지만 복수에 성공하기를 바랬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사실 진실이 어떤 것인지는 이 소설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이 드는 데 저는 그저 이 책을 읽은 것 말고는 다른 어떠한 행동을 한 것이 없는 데 환각에 빠져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은 후 한 동안은 계속 머리 속에 남아있을 것 같아요.
강희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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