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왜곡설
현길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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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소설집 「유리 벽」이후로 만나보는 현길언작가님의 새 소설집인 「언어 왜곡설」을 읽어 보니 언어라는 것이 같은 말이지만 듣는 이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그 의미가 달라지고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에 실린 (애증), (아버지와 아들 - 관계12), (이야기의 힘)은 부자관계를 소재로 삼아서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이 따끔거렸습니다.
행방불명이 되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어머니를 두고 다른 여자와 동거를 하여 아이까지 낳아 결국 집안에서 ‘없는 사람‘ 취급받으며 미국에서 살아오다 병세가 악화되어 중환자실에 누워있게 되어 아들이 찾아가는 모습(애증)이나 아버지가 며느리의 친구를 새 부인으로 맞이하여 아들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충격을 주는 모습(아버지와 아들 - 관계12), 그리고 수년 째 식물인간 상태인 아버지를 본업을 제쳐둔 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아들의 모습(이야기의 힘)을 눈으로 읽으며 나의 아버지는 얼마나 멀어진 것일까,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을까하며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사랑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부부의 이야기인 (미궁)과 남편을 잃고 남편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줄 알았으나 새로운 사랑에 흔들려 선택했지만 결코 행복하지는 못했던 (별들은 어떻게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를 읽으면서도 멀어질대로 멀어져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저와 아버지의 사이를 생각했었고 나머지 (언어 왜곡설)과 (광대의 언어)또한 제가 아버지에게 내뱉었던 말들이 제가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왜곡되어 아버지의 귀에 듣어갔을 것을 생각하면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지만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사실 현길언작가님의 새 소설집인 「언어 왜곡설」을 읽었지만서도 작가님의 의도와 다르게 왜곡을 해서 받아들이지 않았을 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발표지면을 살펴보니 발표했던 7편의 단편들을 죄다 2018년에 다시 수정하셨더군요.
앞으로도 많은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길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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