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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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정판
작년 읽어보지는 않았던 김금희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 「복자에게」가 출간되었고 동시에 두번째 소설집이었던 「너무 한낮의 연애」도 개정판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으나 결국 리커버 한정판으로 나오게 되었죠. 이번에는 네번째 소설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가 창비에서 출간되며 첫 소설집이었던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또한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하였지만 감감무소식이네요.
2.여름이라는 계절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에서는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마지막 이기성)에서는 장마가 시작된 여름날에 이기성이 유키코와 데이트를 목적으로 만나며 표제작인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또한 노교수의 종택에서 여름의 석 달동안 기오성과 함께 생활하며 족보를 정리하는 일을 하며 (깊이와 기울기)에서도 작가 기라성이 여름동안 레지던스 숙소에 머물고 마지막에 실린 (초아) 또한 초아를 포함한 가족들이 엄마와 이모의 땅이 있는 초전에 가는 등 이 소설집에 실린 대부분의 단편 속에 여름이 등장합니다.
3. 분명 이 소설들은 허구입니다.
작년부터 말이 많았던 개인간의 사생활이 아무런 가공없이 그대로 소설에 등장하는 경우가 최근에도 일어났는 데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은 2005년의 황우석 사태와 한 의과대학 인터넷 게시판 글에서 해부학 실습을 묘사하는 부분을 가져왔고, (마지막 이기성)은 2006년의 도쿄를,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에서는 2004년 이라크의 상황을 담고 있고 사진만으로 맛집 상호를 맞혀버리는 (크리스마스에는) 알파고는 트위터에 있던 한 게시물에 착안, (기괴의 탄생)에서 진은파선생님의 자작곡의 제목과 어깨춤 동작은 국립현대무용단의 2017년 공연 「댄서 하우스」에서 착안, (깊이와 기울기)에서 등장하는 손해보는 것을 싫어하는 작가 ‘인부1‘은 유하의 동명 노래에서 왔을 뿐 그외에는 모두 허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4.창비만의 고유한 개성
창비출판사하면 외래어표기법을 해당 국가의 발음과 비슷하게 표현하기로 유명했었죠.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에서 (당신의 나라에서)라는 단편이 있는 데 도쿄를 토오꾜오로 표기를 하고 카페를 까페로 표기하는 등 다소 평범하지 않은 표기법을 썼었는 데 이번 소설집에서는 ‘도쿄‘, ‘카페‘로 정확하게 표기하는 것을 보고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5. 이전과는 다른 느낌
앞서 출간된 세 권의 소설집과 두 권의 장편, 짧은 소설 한 권과 중편 소설 한 권 그리고 한권의 산문까지 물론 제가 김금희작가님의 작품을 전부 읽지는 않았지만 소설집만 보았을 때 앞서 나온 세 권의 소설집과는 결이 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 데 작가님의 말에서도 언급하셨지만 생물학적 나이때문 만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6. 앞으로의 뻔한 계획
당장 내일 일도 알 수가 없어서 불안하지만 작가님의 작품들이 출간될 때마다 구매하여 읽어보겠다는 다소 진부하지만 진심이 담긴 계획을 세우면서 앞서 읽지 않은 「복자에게」와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을 제가 자주 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봅니다.
김금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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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4번째는 임국영작가님의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인데 실린 단편에서는 <로봇수사대 K캅스>, <꾸러기 수비대>, <빨간 망토 챠챠>, <슬램덩크>, <카드캡터 체리>같은 애니메이션(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이 오마이걸의 <비밀정원>, 보아의 <No.1>, 싸이월드 BGM으로 인기를 끌었던 프리스타일 <Y> 같은 대중가요(코인노래방에서)가 <보글보글>,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4>같은 오락실게임부터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2>같은 PC게임(추억은 보글보글)까지 어떠한 유추없이 직접적으로 소설 속에 등장합니다.
또한 수진을 좋아했으나 수진과 지수의 사이를 우연히 알아버린 만경이 그들을 피하기 시작하여 평범한 직장인으로 성장(어크로스 더 투니버스)하고 어릴 적에 정우와 뜻하지 않게 입맞춤 한 후부터 정우와 거리를 두어 지금은 연인과 함께 코인노래방에 가는 ‘나‘(코인노래방에서), 과거 속에 파묻힌 도진이 아프다하는 것을 그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원경(추억은 보글보글)의 모습이 되게 현실적이지만 뭔가 이물감이 느꼈는 데 혹시 임국영작가님이 100% 순수창작으로만 이루어진 것인지 아니면 어느정도의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가공하신 것인지 실제였다면 그 당사자에게 허락을 받은 것인지 최근 일을 계기로 궁금해졌습니다. 확신이 들 때까지 유보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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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가죽의 시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4
구병모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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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34번째로는 구병모작가님의 「바늘과 가죽의 시詩」입니다.
이 소설은 수제구두를 한땀 한땀 바느질하며 만들고 가끔 공방에서 일회성 제자들을 가르치는 구두장인 안, 홀현듯 사라지다 갑자기 결혼하려는 사람의 구두를 만들어달라고 나타난 안의 형제와도 같으며 한때 안처럼 구두를 만들던 미아, 곧 결혼할 미아의 남편이 될 지금은 학생들의 무용을 지켜봐주고 수정해주는 한때는 솔리스트까지 해봤던 유진과 아이의 신발을 직접 만들려는 시인과 그의 어머니. 이렇게 주요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데요.
사실 저는 이렇게 드러나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언제 죽을 지는 알수 없음에 불안함을 느끼지만 사는 삶이 유한한 제가 무한한 삶을 살아가며 삶이 끝나가는 사람들의 마지막을 막을 수 없고 지켜봐야하는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어요.
제 삶은 정해져 있고 구병모작가님 또한 삶이 영원하지는 않지만 작가님이 쓰신 이야기는 저나 작가님이 세상을 떠나도 세상자체가 멸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남아있겠지요.
비록 정해져있는 페이지를 다 덮었지만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은 계속 제 생각이라는 무형의 공간에 무한으로 증식되어 끊어지지 않고 생각과 생각을 잇고 線 입혀肉질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병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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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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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의 김호연작가님이 새로운 신작을 내셨는 데 이번에는 청파동의 한 편의점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제목인「불편한 편의점」.
보통 편의점에 가면 행사상품이나 구색도 좋고 케바케이긴 하지만 알바생도 친절하면 편리하고 편해 자주 가길 마련인데 「불편한 편의점」속 청파동 ALWAYS 편의점은 행사상품이 많지 않고 구색도 좋지 않으며 서울역에서 노숙하던 곰 같은 사내가 알바로 들어와서는 인사도 더듬 더듬하고 무뚝뚝하여 그야말로 ‘불편한 편의점‘이 맞아 장사가 잘 안되는 것이 당연한 데 사장님인 염영숙 여사가 장사도 안되는 편의점을 접지 않는 이유는 자신보다 편의점에 일하는 9급공무원 준비 중인 시현과 역시 외무고시를 준비 중인 아들을 둔 선숙, 그리고 불과 며칠전만에도 서울역에서 노숙하였으나 어느새 야간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독고의 생계를 진심으로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면서 편의점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저도 이 일을 함으로써 이렇게 김호연작가님의 신작인「불편한 편의점」을 구매하여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떠올렸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을 때 물론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면 정말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ALWAYS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뿐만아니라 그 곳을 들리는 인물들에게도 독고씨가 넌지시 던지는 위로에 큰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도 인상깊었지만 알콜성 치매로 기억을 지웠던 독고씨에게도 좋은 영향으로 끼쳤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참참참을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참깨라면, 참치김밥에 참두유를 마시면 되지 않을까, 두유는 좀 아닐려나?
김호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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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볼품없지만 트리플 3
배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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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시리즈 3번째로는 배기정작가님의 「남은 건 볼품없지만」입니다.
표제작 (남은 건 볼품없지만)은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 데 에로, 로맨틱 코미디, 코미디, 범죄액션, 멜로, 드라마, 재난으로 인한 공포까지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같은 단편인 것 같아요.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섞정과 관계를 맺었으며 지명수배범인 발리송에게 칼빵당하여 몇개월째 혼수상태인 후재가 깨어나면 잠자코 후재의 손을 잡으며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을 자하에 워킹홀리데이로 머문 적이 있으며 찰스와 사귀었고 지진이라는 재난이 닥쳤어도 소년미 가득할 수 밖에 없는 프랭킹와의 짧지만 강려롼 만남을 가진 경험이 있는 섞정(정확한 이름이 안나오네요.)과 (끝나가는 시절)에서 중풍에 걸린 엄마의 뒤를 이어 계족반점을 운영하는 송원에게는 귀인인 것이 분명했던 만우가 결국은 꼭지도 만우의 직원인 민희도 가게의 돈도 싸그리 다 들고 튀었지만 남겨진 CD를 연이어 재생하던 답답하고 칠칠맞지만 순수했던 송원. (레일라)에서 남자친구와의 결혼과 직장에서의 승진을 원했지만 둘 다 나의 의지대로 할 수 없음을 깨달아버린 상황에서 이미 많은 것을 겪은 레일라가 내민 손을 잡은 그녀까지 이 3가지의 단편들이 단면적으로는 저와 결코 무관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바로 이 책을 읽은 몇 시간전에 어처구니없게 도둑맞은 제가 떠올랐거든요.
저도 열심히 돈을 벌어서 집주인에게 원룸 보증금을 올려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데 그런 저의 피같은 돈을 눈뜨고 갈취해버린 (결국은 제가 가장 큰 원인이긴 하지만) 것들 때문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속이 쓰리고 후회스럽지만 그런 상황에서 이 소설들을 접할 수 있어서 더 이입되었던 것 같아요.
제게 ‘남은 건 볼품없지만‘ 언젠가는 깨어날 것이 분명한 후재나 또 어떻게든 잘 살아가고 있을 송원과 레일라의 손을 붙잡은 그녀처럼 저 역시도 살아갈 테니까요.
배기정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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