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정화 지음, 최환욱 그림 / 마음산책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월의 첫 책으로는 최정화작가님의 짧은 소설 「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입니다.
제목과 같은 단편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오해가 없는 완벽한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만,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죠?
저도 앞서 100자평 남겨주신 분처럼 첫번째로 실린 (17번 테이블)을 인상 깊게 읽었는 데 제가 남편이라면...... 잘 가늠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포비아)의 수지처럼 5년이나 물이 어쩌고하는 타령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책의 표지가 실린 (세 번의 겨울)과 (잔루이지 보누치라는 남자)에는 최정화라는 작가와 대학원 선후배인 임우현작가, 그리고 채민우작가가 등장하는 데 저는 성격이 다소 이상한 임우현작가가 임현작가님을 잔루이지 보누치가 닮고자 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채민우작가는 최민우작가님이 아주 자연스럽게 연상이 되던 데 허구이겠지요?
또한 영우의 방학숙제를 방해하려는 느낌을 주는 실직한 남편의 바나나실험이 인상깊은 (실험군)과 별안간 자신의 스웨터를 입은 채로 화단에서 죽은 남자가 나오는 (스웨터), 마지막에 실린 코에 생긴 붉은 자국 때문에 ‘술 한잔 했습니까‘라는 말을 연이어 들어야했던 사람이 나오는 (술 한잔 했습니까)까지 단편보다 짧고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최정화작가님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이 묻어나서 읽으면서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작가님이 직접 삽화를 그리지 못하셔서 조금은 아쉽지만 ‘눈이 없는‘ 최환욱작가님의 삽화또한 제 마음을 사로잡아서 또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집니다.
최정화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한 생애 소설Q
조해진 지음 / 창비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에서 출간되는 소설 Q 시리즈의 12번째 작품으로는 조해진작가님의 「완벽한 생애」입니다.
PD가 되고 싶었으나 방송국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메인작가로 일을 열심히 하였으나 그 것만으로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자 제주도로 도망쳐버린 윤주, 홍콩에서 우연히 만난 은철을 다시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 이뤄지길 기대하며 영등포에 있는 윤주의 집에 잠시동안 들어가게 되는 시징, 자신만의 신념과 윤리가 뒤흔들리는 경험을 한 후로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며 제주도에서 만난 보경언니와 생활하다 지쳐버려있던 차에 윤주를 끌어들인 미정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도 역시 답답하고 지긋지긋했던 집에서 도망쳐나왔으나 그런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꽃잎이 휘날리는 밝고 창창한 미래가 아니라 암흑같은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소설의 제목처럼 ‘완벽한 생애‘를 살아가고 싶었는 데 아직도 과거 속을 헤매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과거가 아닌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까요?
저는 시징이 은철을 만났던 홍콩은 커녕 윤주의 방이 있었던 서울의 영등포도 미정이 이주하여 생활하던 제주도도 제 의지로 가본 적이 없는 데 어디론가로 떠날 수 있다면...... 그런데 제가 살고 있는 부산도 제가 어렸을 적과 제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와는 많이 달라졌고 달라지겠지만 지금 이렇게 「완벽한 생애」의 리뷰를 쓰면서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습니다.
조해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거서 2021-09-26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금주 신간 목록에서 발견한 책인데 반가운 리뷰에요. ^^
 
관리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2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번 인상적이었으며 촉망받는 작가님들이 참여했던 오늘의 젊은작가 32번째로는 「사랑의 이해」로 원두로 내린 커피처럼 깊은 사랑에 대해 제게 알려주신 이혁진작가님의 「관리자들」입니다.
저는 지금 제 앞가림을 하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혼자 하고 있어서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엮여있는 일들에 대해 선길처럼 겉돌며 거리감을 느끼고 있고 느꼈으며 적응이 잘 안되서 일찌감치 포기해버린 일들도 있었습니다.
「관리자들」은 공사현장에 일하는 인부들과 전문적인 일을 하시는 기사, 그리고 그들을 지시하고 관리하는 반장, 소장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데 현경이라는 굴착기 기사(정말이지 제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름에서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공사현장에서 주로 남성들이 하는 굴착기기사일을 하는 데 슬픔에 잠겨있는 선길의 아내를 안아줄때부터 약간 흠칫했는 데 후반부에 가서 정확하게 성별이 나올 때 많이 놀랬어요.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정해진 성별같은 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가 열심히 일했는 데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을 했기에 사고를 당한 선길의 죽음을 오히려 욕보이고 정당화하려는 회사의 소장과 이해관계가 얽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침묵하는 주변사람들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분노가 치밀어올랐어요.
이러한 풍경들이 소설 속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제가 살고 있는 세상 곳곳에 침투하여 스며들고 있다는 것 또한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마지막 현경의 선택을 눈으로 읽으며 통쾌했고 큰 타격이 없을지라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공감하고 잘 알겠어요.
좋은 글귀들이 많았지만 이 공간에 하나하나 나열하기가 어려워 꼭 읽어보시라고만 말하고 싶습니다.
이혁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주일 트리플 8
최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편의 소설을 잇는 트리플 시리즈의 8번째로는 최진영작가님의 「일주일」입니다.
‘일주일‘의 시작을 저는 월요일이라고 생각을 했었는 데 (일요일)부터 시작이더군요.
(일요일)에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장실습을 나서는 특성화고 학생이 (수요일)에는 누구보다 성적에 민감하며 영재들로만 모여있는 특목고에 다니는 학생이 (금요일)에는 일반고등학교에 다니지만 규칙적이며 반복된 학교를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려고 하는 10대 청소년이 등장합니다.
에세이로는 지금 청소년이 아닌 작가님이 청소년이 등장하는 3편의 단편을 쓰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마음 그리고 작가님의 이야기가 담긴 (사사롭고 지극한 안부를 전해요)가 실려있는 데 그 에세이 말미에 언급된 대안학교에 다니는 박정연님의 발문까지 읽으면서
진로나 대학입시에서는 어디에 소속된다한들 결코 신경쓰이지 않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특성화고에 다녔던 저도 저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선택을 했었기 때문에 남의 일 같지가 않았었죠.
그리고 진학을 선택하거나 일찍이 취업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취업에 성공했으나 나와 맞지 않아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선택에서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들 즉, 어느 누구에게나 고민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을 저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어떻게 쓸 지를 고민하고 결국에는 쓸 단어와 쓰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일주일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선택을 하며 고민을 하고 어떠한 감정들을 갖고 생존하고 있음을 「일주일」이라는 책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최진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관 런웨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6
윤고은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한단락이 끝나는 36번째로는 최근 「밤의 여행자들」로 대거상을 수상하신 윤고은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도서관 런웨이」입니다.
1999년에 왕따관련 보험이 2000년에는 반려견과 수족관의 물고기 관련 보험이 2004년 주 5일제가 시행될 때에는 그와 관련한 보험이 생겨났는 데 2012년 AS손해보험사에서 (물론 자세한 내용은 허구입니다만) 안심결혼보험을 내놓게 되고 2017년까지 가입자를 모집하다 2018년경에 돌연 중단되고 회사도 없어지는 그러한 사항에 이르러 그게 무슨 상관일까 싶었는 데 바로 도서관에서 걸음을 걷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오안나라는 인물이 불현듯 행방불명되고 거기에 AS손해보험사가 발행한 600여페이지가 넘는 양장의 안심결혼보험 약관집과 연관이 깊다는 것을 20여년전 어떠한 계기로 거리를 두게 되며 코로나에 더욱더 바빠진 심프보험회사에 일하는 이유리(이름보고 짐작했어야 했지만 여성인 줄은 중반부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는)는 직감하여 오안나의 행적과 안나가 빌렸던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약관집을 대출하여 손해사정사인 조를 만나 결혼안심보험에 대해 파헤치는 내용인데 앞서 출간된 작가님의 소설들처럼 기발하면서도 잘 읽혀지더군요.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이 보험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보장받을 수는 없어도 카페를 운영하던 안나의 남편인 신정우처럼 가입이 가능할지 궁금해지기는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도 미루고 결혼식장에 제한된 인원만 출입이 가능한 이 때에 안심결혼보험 있다면 물론 요리조리 다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어놓겠지만 어떻게 될지 또한 궁금해집니다.
윤고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늦었지만 대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