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생활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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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길작가님의 두번째 소설집 「화이트 호스」의 리뷰를 쓰고 정확히 3개월만에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이후에 제가 자주가는 작은도서관(2단계로 격상되자 며칠을 휴관하게 되었지만 최근에 단계적 개관을 하여 약 2주만에 갔습니다.)에 보낼 책들을 꾸준히 주문하고 그 중에서 눈길이 갔던 책들을 읽어보려고 했지만 끝까지 읽는 것이 너무 어려웠고 읽는 것조차 실증이 나서 7~8월에 리뷰를 단 한 번도 끝까지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없이 살았습니다.
몇차례정도 슬럼프라고 할 수 있었던 시기는 있었지만 ‘독서‘를 계속할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는 데 3달정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 책을 읽으면서 살아왔기에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조금씩 천천히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집어든 책이 김혜진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인 「너라는 생활」이었습니다.
지금은 ‘나‘혼자 ‘나‘만의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나‘혼자 살아갈 예정이지만 ‘너‘라는 혹은 ‘당신‘이라는 타인과 함께 ‘우리‘라는 관계를 맺으면서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살아가는 것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너라는 생활」속에서의 ‘너‘라는 사람들을 겪고 있는 ‘나‘라는 인물들을 보면서 역시 함께 살아가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구나, 벌써부터 시련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어두컴컴합니다.
‘너‘를 알고 지낸 시간이 길었기에 그만큼 ‘너‘에 대해 잘 있다고 생각했지만 ‘너‘가 되지 않는 이상 결코 ‘너‘를 전부 알 지는 못할 것이고 때론 ‘나‘의 의견이나 ‘나‘를 염두하지 않은 채, ‘너‘의 생각을 말하고 또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지만 그걸 ‘나‘는 차마 말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결국에는 마지못해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을 테고 어떤 행동에 대한 결과가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게 되면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화살을 돌리며 ‘우리‘라는 관계에 균열이 일어나고 결국 각자의 길을 가거나 내일, 모레, 다음으로 미루겠지요.
물론 몇번의 다툼과 시행착오가 있지만 잘 유지하는 ‘우리‘도 있습니다만, 「너라는 생활」의 ‘우리들‘은 그렇지 않아서 더욱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3구역, 1구역)이나 (팔복광장)을 읽으면서 「불과 나의 자서전」이, (아는 언니)의 불쑥 예고 없이 찾아오는 ‘너‘의 어머니나 ‘너‘의 아는 언니의 악의 없는 이야기들은 「딸에 대하여」가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김혜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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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호스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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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을 하루에서 이틀정도 남겨두며 읽고 리뷰를 썼던 첫 소설집「괜찮은 사람」의 작가님이 이름만 듣고는 단순히 남성작가일 것이라고 예측을 했고 표지를 넘기고 작가소개를 읽었을 때야 나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이 소설집에 실린 9편의 단편들이 명징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저는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7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첫 장편소설 「다른 사람」을 읽었을 때에는 이 작가님이 이야기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지만 이해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20년 초 여름에 두번째 소설집인 「화이트 호스 White Horse」를 접하여 읽었을 때의 기분과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기 전에 제가 일하는 편의점에는 화장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대신, 2층에 있는 노래방 옆에 마련된 화장실을 같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것이 편의점 소유가 아니라 2층 노래방의 소유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손님들에게 화장실 쓰게 하면 노래방사장님이 바로 내려와 너희 손님 보내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십니다. 사실 저희가 대신 청소해주거나 쓰게 하는 대가로 돈을 주는 것은 아니며 편의점에서 일하는 저와 편의점사장님의 편의를 위해 같이 쓰는 것이지 편의점을 이용하는 손님들까지 포함되지는 않아서 노래방 영업할 때에는 화장실에 없다고 하거나 2층 노래방 옆에 있는 화장실을 쓰세요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는 못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화장실이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전자로 택하게 되는 데 가끔 저에게 화장실 어디 쓰시나요? 라고 묻는 경우도 있는 데 그 대상이 여성 고객이면 대답하기가 곤란해집니다.
저는 2층에 있는 화장실을 쓰게 되는 경우가 대변보는 것 밖에 없고 소변을 볼 때에는 창고 안에 있는 개수대에서 해결하고는 하기에 그 것을 고객님들에게 차마 보여드리기가 힘들죠. 그렇다고 매번 소변볼 때마다 문을 잠그고 2층 화장실을 가기에는 뭐랄까, 번거롭게 느껴지는 것이죠.
그리고 생각해보면 아무렇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TV를 볼때마다 불편해지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는 데 바로 남성속옷을 광고하는 홈쇼핑 프로그램에 여성 쇼호스트가 같이 있고 특히 부분 마네킹에 입힌 드로즈나 트렁크제품 안으로 여성쇼호스트가 설명을 위해 손을 넣는 장면을 가끔 볼 때마다 흥분보다 수치심을 느끼는 제가 강화길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인 「화이트 호스 White Horse」를 읽고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첫 소설집인「괜찮은 사람」을 읽었을 때에 느꼈던 것은 내가 남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고 나는 과연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고민했었거든요. 어떤 특정한 성별을 구분하기 보다는 그 존재자체로만 여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소설집또한 구분하여 읽기 보다는 그 존재자체로만 생각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음복(飮福))의 ‘걔는 아무 것도 몰랐으면 좋겠어.아무 것도‘ 나 ‘(아무 것도) 모르게 해줘.‘의 어떤 성별의 인물을 특정짓는 것이 아닌 ‘그 누구도 아무 것도 몰랐으면 좋겠어. 그 누구도 모르게 해줘.‘로 여겨지고 싶어요.
앞으로 써내려가실 강화길작가님을 포함 그 어떤 작가님들의 작품들 또한.
강화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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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6
듀나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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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새로운 핀 시리즈 소설선이 시작되었고 이번에는 장르적인 색채가 가미된 소설들이 하나씩 출간되었는 데 5월에 출간된 작품은 한국 SF계의 거장이라고 부르고 싶은 듀나작가님의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입니다.
듀나작가님이라면 한국 SF 장르계의 거장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며 제가 어릴 때부터 활동을 하셨던 작가님이라고 알고 있고 저 역시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제저벨」, 「민트의 세계」를 읽어 보았지만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아르카디아‘ (이전에 로런 그로프작가님의 동명제목의 장편소설을 읽어보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라는 양로원에 배승예라는 인물이 부상을 당하여 이 곳에서 머물고 있다는 기본적인 정보만 알 수 있었어요.
톨스토이화가 되어버린 Al나 뿌려지는 글리치들을 처리하는 처리반, 엘리시움, 멜뤼진같은 작가님이 창조해낸 것이 분명하지만 이미 존재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정신없이 탐험하는 듯한 착각이 계속 들었고 한동안 이 세계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은 예감도 들었답니다.
사실 저는 SF는 커녕 흔히 접해볼 수 있는 가상현실 속의 게임또한 거의 해보지를 않아서 지금도 많이 생소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접해보다보면 이 미지의 세계 안으로 제가 빨려들어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느껴집니다.
듀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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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오늘의 젊은 작가 27
은모든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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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진에게 과외를 받던 해미가 갑자기 사라지고 증발해버린 해미가 거듭 생각이 나는 찰나에 경진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은모든작가님의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를 읽어보는 내내
당연하게도 경진에게 저 또한 저의 속내를 내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줄 알았는 데 정반대의 기분이 들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안정된 직장을 가진 것도 아닌데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나 친한친구이자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은 은주나, 오랜만에 만나는 고등학교 동기인 웅이, 그리고 오늘 처음 본 것이 분명한 사람들이 경진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래서 경진에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경진처럼 어떤 이야기든지 모두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전주를 아직 가보지를 않아서 잘 가늠이 되질 않지만 제가 태어나고 자란 부산을 여행객의 입장이 되어서 여행을 해보면 색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딱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믿고 보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에 걸맞는 예쁜 표지를 늘여놓기만 한 건지 속 표지가 깨져보여서 많이 아쉬웠는 데 2쇄가 나올 것이 분명하지만 나온다면 겉표지처럼 속표지도 명확하게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제목 만으로도 설레임을 느꼈던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를 한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은모든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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