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호스
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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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을 하루에서 이틀정도 남겨두며 읽고 리뷰를 썼던 첫 소설집「괜찮은 사람」의 작가님이 이름만 듣고는 단순히 남성작가일 것이라고 예측을 했고 표지를 넘기고 작가소개를 읽었을 때야 나의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이 소설집에 실린 9편의 단편들이 명징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저는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2017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첫 장편소설 「다른 사람」을 읽었을 때에는 이 작가님이 이야기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지만 이해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20년 초 여름에 두번째 소설집인 「화이트 호스 White Horse」를 접하여 읽었을 때의 기분과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기 전에 제가 일하는 편의점에는 화장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대신, 2층에 있는 노래방 옆에 마련된 화장실을 같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것이 편의점 소유가 아니라 2층 노래방의 소유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손님들에게 화장실 쓰게 하면 노래방사장님이 바로 내려와 너희 손님 보내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십니다. 사실 저희가 대신 청소해주거나 쓰게 하는 대가로 돈을 주는 것은 아니며 편의점에서 일하는 저와 편의점사장님의 편의를 위해 같이 쓰는 것이지 편의점을 이용하는 손님들까지 포함되지는 않아서 노래방 영업할 때에는 화장실에 없다고 하거나 2층 노래방 옆에 있는 화장실을 쓰세요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는 못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화장실이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전자로 택하게 되는 데 가끔 저에게 화장실 어디 쓰시나요? 라고 묻는 경우도 있는 데 그 대상이 여성 고객이면 대답하기가 곤란해집니다.
저는 2층에 있는 화장실을 쓰게 되는 경우가 대변보는 것 밖에 없고 소변을 볼 때에는 창고 안에 있는 개수대에서 해결하고는 하기에 그 것을 고객님들에게 차마 보여드리기가 힘들죠. 그렇다고 매번 소변볼 때마다 문을 잠그고 2층 화장실을 가기에는 뭐랄까, 번거롭게 느껴지는 것이죠.
그리고 생각해보면 아무렇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TV를 볼때마다 불편해지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는 데 바로 남성속옷을 광고하는 홈쇼핑 프로그램에 여성 쇼호스트가 같이 있고 특히 부분 마네킹에 입힌 드로즈나 트렁크제품 안으로 여성쇼호스트가 설명을 위해 손을 넣는 장면을 가끔 볼 때마다 흥분보다 수치심을 느끼는 제가 강화길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인 「화이트 호스 White Horse」를 읽고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첫 소설집인「괜찮은 사람」을 읽었을 때에 느꼈던 것은 내가 남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고 나는 과연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고민했었거든요. 어떤 특정한 성별을 구분하기 보다는 그 존재자체로만 여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소설집또한 구분하여 읽기 보다는 그 존재자체로만 생각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음복(飮福))의 ‘걔는 아무 것도 몰랐으면 좋겠어.아무 것도‘ 나 ‘(아무 것도) 모르게 해줘.‘의 어떤 성별의 인물을 특정짓는 것이 아닌 ‘그 누구도 아무 것도 몰랐으면 좋겠어. 그 누구도 모르게 해줘.‘로 여겨지고 싶어요.
앞으로 써내려가실 강화길작가님을 포함 그 어떤 작가님들의 작품들 또한.
강화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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