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심령학자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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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타워」를 시작으로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신 배명훈작가님의 다섯번째 장편소설 「고고심령학자」가 출간되었고, 저는 예약구매를 해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고고심령학자‘라는 직업이나 학문을 처음 들어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것을 공부하는 지는 잘 몰랐는 데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고고심령학계의 대가인 문인지박사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버리시자 살아생전 문인지박사의 연구자료나 평소에 읽었던 책들을 정리하여 데이터로 기록하는 일을 맡게 된 문인지박사의 제자이자 고고심령학자인 조은수(‘은수‘라는 이름을 배명훈작가님의 소설에서 얼핏 본 기억이 나서 찾아보니 「가마틀 스타일」에서 나오는 군요.)와 그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을 지닌 은수의 동료이고 친구이자 역시 고고심령학자이지만 잠시 그 길을 벗어나고 있는 김은경(작년에 나온 소설집「예술과 중력가속도」의 단편의 대부분에서 등장하는 이름이 은경이지요.), 그리고 문인지박사와 인연이 깊은 요새빙의라는 단어를 정의시킨 스위스 건축사학자 한나 파키노티 같은 고고심령학자들이 평소에서는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게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지만 예고도 없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검은 벽이 생겨나고 그 것들이 나타나는 주기가 짧아지고 좀 더 많은 곳에서 생겨나자 그 이유를 풀기위해 고고심령학자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파헤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배명훈작가님의 작품을 나름대로 많이 읽은 편이긴 해도 「고고심령학자」같은 경우에는 뭐랄까, SF적인 요소가 다른 소설에 비해서 짙게 나타나지 않은 것 같았고 ‘고고심령학‘을 연구하는 ‘고고심령학자‘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던 것 같았습니다.
특히 코끼리 아미타브와 수많은 변형이 일어나 생기게 된 체스, 장기, 샹치, 차투랑가같은 게임이나 구전으로 이어지고 변형되는 몬데그린현상같은 생소한 전문적인 지식들을 소설과 같이 보게 되니 낯설었던 것 같았습니다.
영혼(혼령)이 실제로 존재하는 지는 제가 직접 눈으로 보거나 영혼의 목소리같은 것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확실하게 존재유무를 말할 수는 없지만 만약 제 주위에 있다면 비명지르지 않게 침착하게 대화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호 : 1.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배명훈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고고심령학자」는 이전의 배명훈작가님의 소설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호 : 1. 다만 몬데그린현상이나 많은 변형으로 파생된 차투랑가, 샹치, 체스, 장기의 유래같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들이 있어서 배경지식이 많지 않으면 읽으면서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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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박생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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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박생강작가님의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의 제목부터 뭔가 범상치 않을 것이라는 강한 예감을 느꼈었는 데 읽어보니 역시 범상치 않았어요.
소설가이지만 문예지에 단편 3편정도 밖에 발표하지 않아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이 아직 없었던 태권이 사우나를 관리하는 매니저로 일하게 되면서부터 아니 그 사우나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닌 상류층에서도 1%만 들어갈 수 있다는 그 곳임을 알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 실제로 작가님이 직접 상류층만 간다는 사우나에서 생계를 위해 일을 하셨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우나 밖에서는 회원님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데 사우나 안에서만큼은 그들이 갑이고 손님이 아닌 회원님이며 그 사우나에서 일하는 매니저들은 을도 아닌 병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회원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양말, 수건들을 재빨리 비치하고 정리해도 거들떠보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는 회원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매장을 관리하는 서비스매니저의 입장으로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작가님이 처음 제목을 지었던 「살기 좋은 나라?」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라는 제목자체는 뭔가 특별하게 범상치 않을 것 같은 데 실제 제목이 언급되는 부분이 많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던 것 같긴 합니다.
정말 읽으면서 유달리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호 : 1. 「보광동 안개소년」, 「교양없는 밤」의 박생강작가님의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의 제목만큼이나 내용 또한 범상치 않은 회원님들로 가득한 헬라홀 사우나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태권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태권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불호 : 1. 결국 태권은 사우나를 그만 두게 되고 오래 사귀었던 공과도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는 데 그 후에 자신이 사우나에서 일했던 것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려고 하는 모습이 끝부분에 나오는 데 뭔가 이질적이었다고나 할까,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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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 그린 그림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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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단 한 번의 사랑」으로 만나 본 적이 있는 김홍신작가님이 2017년 「바람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아름답지만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로 돌아오셨더군요. 그래서 읽어봤습니다.
솔직히 초반에 고등학생인 리노(성태)와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니카(혜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읽으면서 물론 리노가 미성년자 신분이고 모니카와의 나이차이 또한 7살 차이나기는 하지만 요즘은 나이차이가 두 자리 수를 넘는 연인이나 부부들도 있기 때문에 7살 차이가 흔하지는 않아도 금기시되거나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 데 이 소설의 두 남녀는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7살이나 차이나는 나이도 그렇지만 모니카에게는 리노를 의대에 합격시켜 리노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훌륭한 의사가 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리노의 대한 마음을 꾹 참아내고 소개받았던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고 의대에 진학을 하고 의사고시를 패스까지 하게 된 리노에게도 모니카와 너무 닮은 가연을 만나 사랑을 싹트며 미래를 약속하게 되는 모습을 보며 결과과 어긋났지만 그래도 정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 데 마지막 장에서 파격적인 내용들이 있어 조금은 당혹스럽기도 했고 어긋나버린 인연으로 인해 너무 많은 파동이 생긴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직 지금까지 리노처럼 사랑해본 적이 없어서 사랑이 어떤 것인 잘 몰라 바람도 걸려드는 사랑의 그물을 어떻게 짤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저도 사랑의 온도가 36.5도가 되고 바람도 걸려드는 사랑의 그물을 짜게 되겠지요.
김홍신작가님, 감사합니다.

호 : 1. 「단 한 번의 사랑」에 이어 애절한 사랑이야기로 돌아오신 김홍신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읽으며 다시 한번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불호 : 1. 너무 엇갈린 사랑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 약간 아침드라마에서 볼 법한 설정도 있는 것 같지만 사랑은 어떻게 딱 정의내릴 수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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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없이 당분간 짧아도 괜찮아 1
김금희 외 지음 / 걷는사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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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활발하게 작품을 내시는 김금희, 박솔뫼, 백가흠, 백민석, 손보미, 조해진, 정용준, 최정화작가님과 오랫동안 활동하신 오수연, 이시백, 이제하, 조해일, 한창훈작가님, 그리고 이제 막 첫 소설집을 내셨거나 아직 첫 책을 내시지 않은 김남숙, 김덕희, 김연희, 김종옥, 송지현, 이연희, 임현, 임승훈, 조수경작가님까지 총 22명의 작가님의 엽편 소설을 실은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 그 첫번째인 「이해 없이 당분간」이 출간되어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보통 소설집에 실리는 단편보다 다소 적은 길이의 엽편(손바닥 소설)소설이라서 그런지 금방 읽어졌습니다.
처음에 실린 김금희작가님의 (그의 에그머핀 2분의 1)이 제일 기억에 남지만 그리스에서 열정페이를 받으며 일할 예정인 청춘을 그린 백가흠작가님의 (취업을 시켜드립니다) , 개를 찾기 위해 지하철로 향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조수경작가님의 (외선순환선) 마지막으로 제 어린 시절 숙제와 일기를 쓰지 않아서 구구단을 다 못 외워서 교실 옆 교사휴게실(사랑방)에 남아 다 할때까지 있었던 기억을 불러오게 한 한창훈작가님의 (동식이)까지 정말 22명작가님의 22편의 엽편들 모두 소재도 다양하고 배경도 다 달라서 흥미롭게 읽은 것 같았습니다.

호 : 1. 22명 작가님들의 22편의 엽편을 실은 짧아도 괜찮아 첫번째인「이해 없이 당분간」은 아주 간편하게 부담 없이 읽을 수가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불호 : 1. 앞서 100자평 쓰셨던 분처럼 다른 소설책보다는 다소 글자가 작아서 눈을 크게 뜨고 읽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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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쁜 쪽으로
김사과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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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초에 민음사에서 출간된 초기의 오늘의 젊은 작가 경장편 중 하나였던 「테러의 시」를 인상깊게 읽었는 데 그 작품을 쓰셨던 김사과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 「더 나쁜 쪽으로」가 2009년에 출간된 2번째 장편 「풀이 눕는다」개정판과 함께 출간되어 「더 나쁜 쪽으로」를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한유주, 김태용, 박솔뫼, 정영문 작가님의 작품을 어느 정도(어느 정도라고 해봐야 2~3권정도, 박솔뫼작가님의 작품은 그래도 「을」때부터 눈여겨봤기 때문에 익숙하다 할까요?)
읽어보기는 했지만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은 경장편소설이었던 「테러의 시」가 처음이었고 앞서 출간되었던 「미나」,「풀이 눕는다」와 구매를 했던 책인 「02 : 영이」,「나b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런지 1부, 2부, 3부로 나뉘어진 「더 나쁜 쪽으로」를 읽을 때 조금 힘겹게 느꼈던 것 같아요.
1부에 있는 표제작 (더 나쁜 쪽으로), (샌프란시스코), (비, 증기, 그리고 속도), (지도와 인간) 이 4작품에서는 같이 자살하려고 했으나 자살하는 대신 그 남자의 집에서 섹스를 하며(비, 증기, 그리고 속도),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다 술과 고기를 끊고 그의 집에 가서 고기냄새를 풍기며 섹스를 하고(더 나쁜 쪽으로), 공중화장실에서 이미 죽은 남자인 유령과 섹스를 하였으며(샌프란시스코), 창녀였던 어머니 또한 딸에게 엄마는 섹스가 무섭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문자로 남기기(지도와 인간)까지 하는 등 자유분방해보이나 무언가 결핍된 것이 많아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사실 잘 모르겠더군요. 그냥 이들처럼 살아보고 싶기는 해요.
1부에 비해 2부에는 1,3부에 비해 줄거리가 또렷하고 읽기에 수월했는 데
(박승준씨의 경우)는 아파트 헌옷수거함을 뒤지며 의식주에서 ‘의‘를 해결하던 박승준씨가 한눈에 봐도 비싸보이는 정장을 입고 신사동에 나갔다가 봉변을 당하게 되는 (솔직히 여자가 밀치는 바람에 차에 치이게 되는 데 여자의 행동이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황당한 이야기이며 (카레가 있는 책상) 또한 카레라이스만 먹으며 여성,남성을 넘어서 인간을 혐오하는 일명 변태라고 불리게 되며 버블티매장에서 자신에게 상냥하게 버블티를 만들어주며 팔던 여자를 아직도 못 잊어 스토킹까지 하게 되고 (이천칩십×년 부르주아 6대)에서는 홀로그램을 통해 본인들은 아름다운 사랑이라 하지만 불륜인 게 확실한 중년들이 어느 연인들처럼 데이트를 하고 과거 19세기 빅토리아시대의 차림과 생활풍습을 지닌 가문의 딸 엘리 윤과 역시 조선 후기의 옷차림에 말을 타고 이동하는 에디 정의 사랑의 메신저노릇까지 하는 민정남검시관의 모습이 해괴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미발표작인 (세계의 개)와 (Apoetryvendingmachine)으로 이루어진 3부는 그냥 영어 철자하나 하나 읽기에도 벅차더군요.
참고로 (지도와 인간)에서도 영문이 초반에 등장하는 데 그 부분을 읽는 도중에 미국국적의 흑인손님이 오셔서 휴대폰 충전을 하셨고 그 뒤에 라면드시러 왔던 젊은 손님과 축구, 팝송등 다양한 주제로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를 들으며 읽었습니다.
(이건 여담인 데,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해운대 앞 바다에서 만난 외국여성분과 ‘날씨가 매우 좋네요.‘라고 먼저 대화를 시작했는 데 어느 순간 말문이 막혀서 부끄럽기도 하고 가슴아프기도 했는 데 ˝Wha‘t your name?˝이라는 쉬운 질문의 대한 답이 생각이 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다닐때까지는 영어가 좋았는 데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교, 지금에 이르러서는 기피하게 되는 것 같았어요. 자신도 없어지고......)

호 : 1. 김사과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더 나쁜 쪽으로」에서는 난이도 상, 중, 하처럼 읽기도 수월하고 조금은 황당하기는 해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중 수준의 2부, 읽기가 조금 어렵고 내용또한 딱히 인물을 지칭하는 게 없어서 그런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1부, 그리고 영어에 자신이 없는 분들이라면 과감하게 눈으로만 보고 내용도 딱히 무엇이라고 이야기하기 힘든 3부까지 정말 수준별 학습하는 느낌을 읽는 내내 받았던 것 같아요.

불호 : 1. 그래서인지 별다른 해석이 없는 걸 까요?
책 뒷면에 나와있는 백민석작가님과 황인찬시인의 추천사가 본 소설보다 더 좋았다라고 평을 내리시던 북플회원님의 심정도 이해가 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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